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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물만 먹는 클린 다이어트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이건 레몬에 파인애플과 망고, 사과까지 먹어도 무방한 또 다른 ‘클린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다.
비욘세가 영화 <드림걸스>를 촬영하기 전에 클린 다이어트를 통해 독하게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다이어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다이어트계의 레전드’다. 이 클린 다이어트를 레전드로 부르는 이유는 정말 이 다이어트로 성공하기가, 아니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고통스럽기 때문. 하루 종일 먹을 수 있는 거라곤 레몬을 짠 물밖에 없으니, 고기만 하루 종일 먹는 황제 다이어트는 정말 황제 대접을 받는 거라 생각하고 감사해야 한다. 몸 속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톡스 다이어트의 일종인 이 레몬 클린 다이어트는 효과는 확실하나 비욘세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빵빵한 재력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기간 동안은 물론 다이어트 후 관리에 개인 트레이너와 의사를 고용하지 않는 한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몸만 축날 뿐이다. 그래서 도전해봤다. 빵빵한 재력 없이도, 레전드로 불릴 만큼의 고통 없이도 몸 속의 독소들을 배출해 몸을 깨끗하게 만들어줄 또 다른 ‘클린 다이어트’에 말이다. 이 클린 다이어트는 3주를 기본으로 한다. 비슷한 포맷의 2주 완성 덴마크 다이어트와 비교하면 일주일 정도 더 힘든 셈. 정말 며칠 동안 덴마크 다이어트를 할지, 클린 다이어트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인터넷상의 수두룩한 덴마크 다이어트의 요요 현상에 대한 후기를 정독하고 난 후 마음을 굳혔다. ‘힘들게 6kg 빼고 4kg 다시 찌느니, 그냥 애초에 3kg만 빼겠어!’, ‘3주만 버티면 내 몸은 속까지 깨끗해지는 거야’라고 각오도 다졌다. 어렵게 클린 다이어트를 하려고 마음먹으니 얼른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겼다. 하지만 모든 다이어트가 그러하듯 제대로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클린 다이어트에 대한 준비는 우선, 다이어트의 원리와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하고, 생활 패턴을 이 클린 다이어트에 맞추는 것. 덴마크 다이어트나 황제 다이어트에 비해 아직 인터넷상에 제대로 된 설명이나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 초보라면 클린 다이어트에 대한 책을 구입해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독파한 후, 크게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클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우선, 기본적인 룰은 이렇다. 아침과 저녁은 과일과 채소를 갈아서 만든 주스를 마신다. 점심은 현미밥이나 닭 가슴살 요리, 샐러드, 찐 단호박 등 비교적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하고 그외 일체의 간식은 먹지 않는다. 물론 운동도 하지 않는다. 오렌지 주스 한 번 내 손으로 직접 짜먹어본 적 없는 내가 주스 만들기라니. 하지만 웬걸, 주스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클린 다이어트에서 허용하는 과일 몇 가지(사과, 파인애플, 망고, 레몬, 블루베리, 아보카도 등)에 갖가지 채소(대부분의 채소는 구분 없이 거의 다 먹을 수 있다)를 넣고 갈기만 하면 되니까. 가장 즐겨 마신 주스는 사과와 셀러리, 브로콜리, 레몬, 케일, 아보카도를 함께 갈아 넣은 그린 주스다. 한 끼에 300ml 정도를 마시는데,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은 내 직업의 특성상 저녁에 먹을 주스는 아침에 한꺼번에 만들어서 가져갔다. 솔직히 아직도 주스를 마실 때마다 쳐다보던 주위의 시선을 잊을 수가 없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맛없어 보인다는 표정이었으니까. 하지만 빈말이 아니라 이 주스, 생각보다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주스를 만들려면 사과나 파인애플처럼 달콤한 과일을 꼭 함께 넣어야 한다. 그리고 채소 특유의 비린내가 거슬린다면 레몬도 잊지 말고 넣을 것. 그래도 주스 한 컵으로는 도저히 허기가 가시지 않는다면, 주스 대신 스무디도 좋다. 스무디 역시 주스와 똑같은 재료로 만드는데, 주스에 얼음만 추가해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무디의 장점은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아도 스무디 전문점에서 사먹을 수 있다는 것. 단, 파일애플이나 망고, 베리(딸기 제외) 베이스의 스무디를 선택해야 한다. 그 외의 스무디는 클린 다이어트에서 금지하는 과일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사실 내 클린 다이어트의 가장 큰 골칫덩이는 주스 만들기가 아닌 점심이었다. 매일 집에서 밥을 해먹을 수 없기에 주말을 제외하면 대부분 밖에서 외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맵고 짠 식당 음식이 클린 다이어트에 적합하지 않음은 당연한 사실. 현미밥을 파는 식당을 수소문해봤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결국 점심은 언제나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샐러드를 먹어야만 했다. 맛있는 샌드위치와 파스타가 즐비한 곳에서 풀잎만 먹는 건 참 못할 짓이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오랫동안 샐러드를 먹으며 많은 채소를 섭취하다 보니 채소 본연의 달콤한 맛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2주차에 접어드니 주스 마시기도 적응되고 배고픔도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단, 배고픔과 상관없는 간식에 대한 욕구는 여전했는데, 폭식이나 중도 포기를 방지하기 위해 아몬드를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염 아몬드 100g은 클린 다이어트의 정체기에서 나를 구제해주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클린 다이어트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다름 아닌 아몬드.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하다는 핑계로 너무 많은 양의 아몬드를 섭취하고 있었던 것. 결국 다른 것들을 절제한 만큼 아몬드로 칼로리를 보충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아몬드 섭취도 줄이고 이 다이어트에 완벽히 적응할 때쯤, 3주간의 다이어트가 끝났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다이어트의 핵심인 체중 감량은 3주 동안 3kg이 감량되었다. 3주라는 긴 시간에 비해 조금 아쉬운 수치이긴 하지만, 다이어트 종료 후 3주가 지난 지금도 체중 증가가 없어, 요요 현상 측면에서 보면 만족할 만하다. 그러나 클린 다이어트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피부 톤의 개선이다. 피부가 푸석해지거나 상하는 기존의 다이어트들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피부가 깨끗해지고 안색이 밝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피부 좋아졌다는 얘기를 살 빠졌다는 얘기보다 훨씬 더 많이 들었을 정도이니 어느 정도인지 아마 짐작이 갈 거다.
체중과는 별개로 사이즈 면에서는 딱 한 치수 정도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말 빵빵하게 딱 맞아서 터질 것 같던 청바지가 약간 여유 있게 맞는 정도랄까? 허리 사이즈도 마찬가지다. 기분 탓인지 몸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볍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단기간에 폭풍 감량을 원한다면 클린 다이어트는 적합치 않다. 다만,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혹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다이어트를 찾고 있다면, 다이어트를 좋은 생활 습관으로 만들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시키고 싶다면 자신있 말할 수 있다. “클린 다이어트에 도전하세요.”
do & don’t eat for clean yes! 먹어야 할 것 과일 싱싱한 과일, 냉동한 무가당 과일, 희석한 천연 주스.
no! 먹지 말아야 할 것 과일 오렌지, 오렌지 주스, 자몽, 딸기, 포도,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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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이어트 하기 좋은 나라-!. 레몬1달러/40개 밖에 않줌. ㅡ1년 내내 과일 지천. 3년 전에 소생은 3개월에 20kg감량했다우--. 다이어트 하기 좋은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