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식
시인, 문학평론가, 전남 고흥, 필명 인묵印默, 전남대농경제학과(졸), 무불선학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재가불자(성철스님 몽중상좌) 현대문학 창작입문강좌이수(1969). 《불교문학》(2015)시부문 등단(〈그림자 둥지〉 외 4편), 《한강문학》(2020) 평론부문 등단(시성詩聖 한하운의 시詩 〈어머니〉에 대한 소고), 대표작:〈그림자의 둥지〉, 〈무엇을 쓸고 있는가〉, 〈봄비〉, 〈반갑다, 초승달〉, 〈애호박〉 외, 시집:《그림자 하늘을 품다》, 《오계의 대화》, 《광화문 솟대》, 《글,그 씨앗의 노래》, 《인두금의 소리》, 《성탄절에 108배》, 《침묵이 입을 열다》 외, 수상:한국청소년문학대상, 한국창작문학대상, 시가흐르는 서울 제2회 문학대상 등, 고흥문학회 초대회장, 詩聖한하운문학회 자문위원장, 《보리피리》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 개선위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매헌 윤봉길사업회 지도위원, 불교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강문학 편집위원, 시가흐르는 서울 문학상선정위원장, 창작문학 문학상심사위원, 사)대한민국문학메카본부 회원 외
사제지간
- 장 무상망長毋相忘
김 형 식
설원 가운데에
갈필로 그린 소나무 두 그루
비스듬히 앉혀놓은 토담집
왼쪽에 잣나무 두 그루
오른쪽 상단에
세한도歲寒圖라 쓰고
그 옆으로 우선시상藕船是賞(상적이 이것 보시게)라 적고
그 밑에 늙은 소나무 가지 길게 꺼내 받쳐 들고
오른쪽 하단에는
오래오래 우리 서로 잊지 말자며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 새긴 인장을 찍는다
연경에 다녀올 때마다
위리안치圍籬安置된 유배지를 찾아준 제자 이상적
그가 나의 오래된 스승과 벗으로부터 구해 온
책과 반가운 소식 전해줄때
이 빠진 늙은 호랑이 끄억끄억 눈물로
완당阮堂 김정희金正喜라 새긴 낙관
꾹 눌러 찍는다
우선이 이 그림을 들고
청나라 연경에 가서 보이니
열여섯 문사들이 강남제비 반기듯 앞 다투어
제화시題畵詩 더하고 더하니 그 길이가 14미터에 이르네
세한도에는 바람이 없다
설한풍 이미 지나간 후였다
세한연후歲寒然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른 절개를 볼 수 있다는
옛 성인 태사공太史公과 공자孔子의 진언을 빌려
사제지간의 우정을 오롯이 담아낸 추사의 세한도歲寒圖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 이상적李尙迪(1803~1865) : 호 우선藕船, 시인, 역관
* 장무상망長毋相忘 : 우리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봄비
곡우穀雨댁이
밭둑에 앉아
젖을 물리고 있다
보채는
봄순이
파랗게 옹알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