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문화원에서 소개하여 구입한 시집. 유순예 시인(1965년생)은 2007년 「『시선」』에 등단.농부의 삶을 살고 있다. 농사와 돌아가신 부모님에 관한 시가 많다. 징한 전라도 사투리(옴마의 입말)로 쓴 시가 많다.(이런 토속적인 시도 되나?)
4부로 나눈 시집인데 , 각 부별로 대표작은 작품명을 사용함. 연 구분 없이 1연의 장시도 많다.
전체 시는 61편이다.(이정도 작품이어야 시집을 낼수 있나보다). 가정사, 요양원의 시가 많이 있다. 시를 읽다보면 요양원에 근무했던것을 추정할 수 있다. 시집을 낸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나는 언제쯤 이런 시를 쓸까 생각한다. 인쇄본이라 잘 쓴 것으로 보이나?
1부:풀숲에서 온 전화/ 비유는 없지만 의인화 표현
아가, 나 여기 있다! 니들 아버지도 옆에 있다
(중략)
음마, 아버지 옆에 누우니까 편안하지?
2부 불편한 면회
차라리 오지 마라
니들도
나도
안 보는게 편하다
병원 밥이 편하다
땀내 나는 머리도 간병사가 감긴다
화장실도 간병사가 부축해서 다닌다
오지 마라, 제발
당신의 말을 가슴에 담고
면회를 마친후
불편한 일상이다
3부우연이든 필연이든(전문)
나의 뒤태가 우연이고
너의 앞태가 필연이냐고
쫑알쫑알 묻지마!
노을을 찍고 있는 네 앞에 내가 왜 훅 날아왔는지
시시비비, 따지지도 마!
설레는 너의 심장에 훅해서 훅하고 날아와 고백하는 거야
우연이든 필연이든
필연을 기다리는 우연은 지금도 노을보다 뜨겁다고
4부그녀의 새해 첫 선물
새해 첫날 첫새벽이다
물에 빠져도 입은 둥둥 떠오를 것이라는 어르신이
그녀에게 욕바가지를 선물로 퍼줬다
육시랄련, 잡아먹을 년, 손모가지를확비틀어버릴련, 썩어빠질년, 씹어먹을년, 찢어죽일년...
노인용양원 병상에 누워 사는 어르신의 설사가 넘쳐난 기져귀를
갈아드렸을 뿐이다
맛대가리 없는 욕바가지를 얼떨결에 받아먹고
속에서 천불이 솟구친
그녀의 손에 잡힌 물수건이 노발대발이다
주먹질하지 마세요!
꼬집지 마세요!
똥구멍 헐기전에 닦아야지요!
배불러요, 쌍욕 좀 그만하세요!
새해 첫날 첫선물이 노발대발이다
부록:시인의 산문(나의 '통증'을 치료하는 '시'를 어루만지며)/산업체부설고등학교/방통대 국문과 졸/다섯동생/ 부모의 죽음/화장품 판매, 청국장집 아줌마, 북카페 주인등 다양한 생업을 통해 끼적끼적하고 현재는 진안군 평생학습관에서 창작 강사를 하고 있다.
단어찾기:
어우렁더우렁: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들떠서 지내는 모양.
끼적끼적:끼적거리다의 어근(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자꾸 쓰거나 그리다.
무수 撫綏 (한 세월): 어루만져 편하게 함./이런 단어를 시에 쓰네. 無數한 세월을 같이 써서 대비하려고 썼네.
천불(이 솟구치다): 열기가 날 정도로 몹시 눈에 거슬리거나 화가 나다
뿌랭이: 뿌리’의 방언(경남, 전라, 충남).
낭창낭창: 가늘고 긴 막대기나 줄 따위가 자꾸 조금 탄력 있게 흔들리는 모양.
비추하다: 가을철을 쓸쓸하게 여겨서 슬퍼하다.
진경제: 『약학』 경련을 가라앉히는 약. 주로 위창자관의 민무늬근 경련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250306완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