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 가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베 홑
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 (막14:51-52) 찬송:274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
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 말, 당시 선망의 대상이었던 일본 유학생 윤동주라는 청년이
나라가 겪는 아픔을 괴로워하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그는 지성인으로
서 민족의 고난과 치욕에 대히 철저하게 자신의 양심 앞에 부끄럼이 없기를 다짐했다
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독립운동에 가담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1943년 일본에서 귀국
직전 검거되어 후쿠오카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그는 일본인의 잔혹한 생체 실험 대
상이 되어 이름 모를 주사를 맞고 1945년 2월 16일 29세의 젊은 나이에 비참하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1948년 그의 유족들이 유고를 모아‘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라는 시집을 발간 하였고, 서시를 통해 무명의 한 청년이 민족의 가슴 속에 다시 살아
나게 되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죽는 날까지 부끄럼이 없기를 소원했던 윤동주는
이렇게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로의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나라와 민족 앞에서 한 청
년으로 너무나 떳떳하고 당당한 삶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마치 거대한 공룡과도 같았던 일제에 항거한 힘없는 청년은 무모 하고도 어리석어 보
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청년들의 결연한 의지와 믿음을 외면하지 않으
셨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6개월이 지난 후에 우리 민족은 감격의 해방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준 자랑스러운 인물이 되
었습니다.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기도하고 내려오시다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보낸 무리
에게 잡히실 때,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그때 베 홑이불을 두
르고 예수님을 따라가던 한 청년도 무리에게 잡히자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고 말았습니다. 성서학자들은 이 청년이 바로 마가복음의 저자 마가 자신이라
고 했습니다. 마가는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기록하면서 오늘 우리에게 떳떳하게
살기를 교훈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나는 지금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살고자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사랑의 하나님 어렵고 힘들 때마다 주님을 부인하고 배반하고 버리고 도망쳤던 부끄
러운 과거를 용서해 주소서. 이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도록 힘과
용기를 더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곽호석목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