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감독/ 데이빗 핀처
배우/ 벤 애플렉(닉 던), 로자먼드 파이크(애이미), 닉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外
원작/ 길리언 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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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라는 장르가 그렇듯 영화 <나를 찾아줘>는 치밀한 전개를 통해 놀라운 급반전이 보여주는 스릴과 쾌감을 맞보게 되는 구조를 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수많은 의심과 추리, 그리고 온갖 상상력에 동화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강렬한 몰입을 선사하는데 이 영화 역시 사건의 전개는 남편 벤 애플렉을 아내 로자먼드 파이크의 살인자로 몰아가며 그 과정 속에서 앵글의 시선은 남편 닉 던이 아내 애이미를 살해할 수밖에 없는 과정(당위성)을 하나하나 훑어간다. 그리고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부부가 서로에 대한 갈등과 증오로 인해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는 비극을 지켜보게 된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아내의 계획된 범죄와 도피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며 영화는 그야말로 급반전 된다.
인물의 심리묘사에 탁월한 감독의 전략과 배우들의 리얼한 감정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한 몰입과 재미를 선사한다. 150분이라는 적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지루함을 느낄 틈도 주지 않고 관객들은 그저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벤 애플렉의 탁월한 심리적 갈등연기와 함께 로자먼드 파이크의 놀라운 3단 변신(영화 초반 단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에서 사건 발생 후 계획적 범죄자 낸시로 변한 후 다시 가식과 사이코적 섬뜩함으로 재등장하는 모습까지)은 지켜보는 내내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영화가 보여주듯 과연 ‘결혼은 미친 짓’인가? ‘세상 여자들은 다 요물’인 것인가? 이를 바라보는 기혼자와 미혼자의 시선은 분명 비슷하면서도 다를 것이다. 나 역시 영화 속 결혼생활의 현실적 모습에서 본의 아니게 또 한 번 제3자적 좌절을 겪어야만 했으니까. ‘영화는 영화다’로 이해하고 싶지만 결혼은 서로의 사랑이 차갑게 식어버린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물론 영화는 극단적인 사건 전개를 통해 극악의 결론을 보여주고 있지만 삶의 현실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내가 지극히 우울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니, 인생의 반려자가 그 이면에 상대에 대한 증오와 불신을 품고 있다면 그건 정말이지 지옥과 다름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토록 멋진 작품을 선사한 감독과 배우들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나에게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깨달음은 결혼, 그리고 우리들 삶과 현실에 대한 직시이다. 영화가 보여준 인간 내면의 명징하고 적확한 시선은 내게 큰 경종을 울려준 바도 크고, 앞으로의 삶과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더욱 부추긴 것도 사실이다. 결국 선택은 나의 것이지만 이후의 전개는 내 의지와는 관계없는 파국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갔지만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핸섬하고 매력적인 배우 벤 애플렉과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는 아름답고 섹시한 미녀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는 나에게 이번 영화로 다시 한 번 깊게 각인되었다.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능력 있는 배우들과 스릴러를 더욱 스릴러답게 이끌어간 감독 데이빗 핀처에게 마음으로부터의 진심어린 찬사를 보낸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제목 그대로 거짓과 폭로가 난무하고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한복판에서 일말의 진실(그러나 그 ‘진실’은 결국 가식과 허무, 그리고 깊은 좌절감이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현실이 아닌 영화가 보여주는 스릴과 재미에 탐닉하는 것이 아마도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묘안이 될 것이다. 그러니 부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결코 나 같은 감상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이다.
[글/신동준]
10.26
첫댓글 개봉하는 날, 공연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롯데시네마에 들러서 봤지요.
여주인공의 철저하게 짜여진 행동에 소름끼친다고나 할까? 정말로 그런 결혼 생활을 하면 죽을 맛이겠던데요. ㅎ
이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현실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죠. 아무래도 총각들은 보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ㅋㅋㅋ
미성년가 관람불가인게 참 다행이네요. 어젯밤 막내와 영화보러 갔다가 다른 영화봤어요. [우리는 형제입니다. ]
배꼽잡다가 울다가 마지막 엔딩까지 보고 나왔어요.
안그래도 차도남인 막내는 절대 보면 안될것 같네요. 그나저나 난 언제 보러가나....
저도 스릴러나 공포 장르는 별로 안좋아해서 속 편하게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볼까 했는데 이 영화는 봐야겠다 싶더라고요.
막내 아드님이 차도남인가요? 따시남인 저에겐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ㅎㅎㅎ
부부 관계가 이미 파탄인 난 상황에서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시선이 중요한 에이미의 가치관이 씁쓸하더군요. 에이미는 어린 시절부터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스타로 살아 왔고 실제 부부 관계의 진정성이 없어진 상황에서도 미디어에서 그들 부부를 어떻게 보는 가가 중요한 사람으로 느껴졌어요. 나는 없고 내 안에 남의 시선만 있으니 거짓으로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구요. 오늘날 미디어와 유명인의 관계에 대한 조롱과 풍자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네, 그렇죠. 불신과 증오로 가득차 이미 속은 텅 비어버린 불행한 부부의 절망적인 현실과 가식으로 몸부림치는 어두운 삶의 단면이 너무도 씁쓸함을 남기는 그런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