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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에 수육이 들어가 있어 육수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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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여기에 '후루룩'하는 맛깔나는 소리는 덤. 멸치 등으로 만드는 맛국물만 제대로 돼도 국수가 맛있다고들 하지만 많은 손길이 필요한 음식이기도 하다. 육수 하나에도 온갖 정성을 들이고, 갖은 양념이나 탄력 있는 면발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주례수육칼국수(부산 사상구 주례3동·051-311-4628)와 쌀국수를 파는 퍼순(부산 연제구 거제동· 051-867-3220)은 국수 맛의 삼박자를 고루 갖춰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두 가게에 들러 맛을 봤다.
# 주례수육칼국수
- 칼칼한 육수에 쫀득한 수육
- 고기 20년 경력으로 만들어내
- 살짝 꼬아 만든 면, 탱탱한 맛
칼국수에 수육이 떡하니 들어있다. 윤기가 흐르고 쫀득한 수육 덕분에 육수 맛이 진하게 우러났다. 뜨끈한 국물에 칼국수 특유의 칼칼한 맛이 느껴진다. 밀가루로 빚은 면에 고기를 먹으면 느끼할 것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주례수육칼국수에서 만드는 수육은 쫀득하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보통 수육은 삶으면서 기름기가 빠져 푸석한 느낌을 주지만, 이곳의 고기는 마치 족발과 같은 윤기를 지녀 식욕을 자극한다. 꿀꺽꿀꺽 넘어가는 육수에 쫀득한 고기와 면, 게다가 직접 담근 큼직하고 아삭한 깍두기까지. 칼국수 맛의 정석이다.
그 비결은 정육점 20년 경력을 가진 조영준(60) 대표의 손맛이다. 고기를 오랫동안 다룬 조 대표는 수육을 맛있게 만드는 비법뿐 아니라 육수를 느끼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까지 터득하게 됐다. 그는 "육수를 돼지하고 소, 생선으로 만든다. 이들의 비율이 아주 중요하다. (육수를)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는 다른 가게가 흉내 못 내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자랑스레 웃었다. 조 대표는 또 "일반 칼국수와 수육 칼국수의 육수 맛도 살짝 차이가 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육 칼국수가 더 진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육수가 복잡한 만큼 면을 만드는 데도 정성이 들어간다. 칼국수 면발이 구불거린다. 조 대표는 "면을 약간씩 꼬아야 탄력이 생겨 씹는 맛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복잡하게 이 정성 저 정성 다 들여 만드는 탓일까.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골목에 숨은 이 작은 가게에는 식사 시간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꽉 차 있었다.
# 퍼순
- 얼큰하고 깊은 기운 온몸 번져
-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노력
- 정갈한 국수, 주인고집 느껴져
퍼순의 쌀국수는 굵은 면발과 한우로 만든 육수를 자랑한다. 베트남 음식 특유의 강한 향이 나지 않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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