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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활주일은 친구가 장로로 시무하고 있는 의정부의 작은 교회에 초청받아 가서 그곳 성도들과 교회연극을 하나 만들어 예배 시간에 공연하면서 보냈습니다. 오전 11시 예배였기에 마치고 우리 교회 3시 예배에 달려 올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2번의 토요일 오후와 밤을 연극 만드느라 희생했지만, 제게 은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새소망 교회 2009 부활절 예배 성극]
나사로 이야기(요한복음 11장)
이 정 래 作/演出
-출 연-
나사로 : 이준호
마르다 : 최수정
마리아 : 이순주
마을 여인A : 모형신
마을 여인B : 지희정
예수 : 이환주
마을 남자 : 하춘식
하인 : 정현철
-무 대-
빈 무대를 원칙으로 한다. 인물들이 서로 만나는 장소는 길거리라고 보면 될 것이다. 다만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을 위한 동굴 무덤과 무덤을 막았던 바위가 필요할 수 있다.
# 1. 기다림
객석 하우스 조명 꺼지면서 시그널 뮤직(For the love of princess) 흐른다.
무대 조명 F.I.되면 뮤직 S.O.되고 마르다가 나와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누구를 기다리는 듯 멀리 마을 길 어귀를 바라보다가 다시 포기하고, 또 한번 바라 보다가 포기하는 듯 하다. 이 때 마을 여인A가 들어 온다.
여인A : 아니, 마르다 아가씨. 길가에 나와 계시네요. 누굴 기다리시나요?
마르다 : 네,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여인A : 예수님이라면? 아! 가끔 그 제자들이란 사람들과 찾아오시는 분 말이군요?
마르다 : 네. 맞아요.
여인A : 그런데 왜 그 분을 기다리세요?
마르다 : 나사로 오빠가 많이 아파요. 몸에서 열이 펄펄 끓고, 의식도 없이 계속 헛소리만 하고 있어요. 벌써 이렇게 된지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여인A : 저런, 이를 어쩌나. 약이라도 좀 먹여 보셨나요?
마르다 : 좋다는 약은 다 써 보았는데도 차도가 없어요. 지금 상태에선 어떤 약을 써도 통할 것 같지 않아요. 이럴 때 예수님이라도 계신다면 나을 수 있을텐데.
여인A : 아! 맞아요. 참, 그분이 일전에 어떤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다지요? 두 눈에 진흙을 발라 주고 실로암 연못에 가서 씻게 해서 낫게 해주셨다고 그러더군요. 그 분 말하는거죠?
마르다 : 네. 그 분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하실 수 있는 분이세요.
여인A : 그렇다면 나사로 오빠가 아픈 것쯤이야 그 분이 치료하시면 아무것도 아니겠네요. 그런데 지금 그분 어디 계세요? 그 대단하신 분을 얼른 사람을 보내서라도 모시고 와야지요.
마르다 : 그 분은 지금 예루살렘에 계세요.
여인A : 예루살렘? 예루살렘이라면 여기 베다니에서 10리도 안되는 거리이니까 반나절이면 충분히 오실 수 있겠네요.
마르다 : 그래서 엊그제 사람을 보냈었지요. 나사로가 앓고 있다는 걸 전해 드렸어요. 그런데 아직.....
여인A : 엊그제라면 며칠 되었다는 이야긴데 아직 안 오시고 계시다는 건가요? 아니, 지금 사람이 죽어 간다는데, 그것도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라는데, 아직도?
마르다 : 네. 저도 틀림없이 한달음에 달려 오실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안 오시네요. 아마도 바쁜 일이 많으신가 봐요.(생각해 보니 약간 서운한 듯 울려고 한다)
여인A : 참, 빨리 좀 오시지.....이렇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하인이 급히 나타난다.
하인 : 마르다 아가씨, 여기 계시네요. 지금 마리아 아가씨가 급히 찾으십니다. 어서 가 보세요.
마르다 : 그래? 나사로 오빠에게 무슨 일이라도..?
하인 : 아마도...
마르다 : (여인A에게) 그럼 저 가 볼게요. (퇴장)
여인A : (마르다의 뒤에다 대고) 얼른 가보세요. 제발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안 될텐데. (나가려는 하인을 붙들고) 이봐, 잠깐 나 좀 봐. 그래, 나사로 상태가 어때?
하인 : (목소리를 낮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요. 가망이 없다는 것 같아요.
여인A : 그 분이라도 오신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하던데
하인 : 그 분? 아! 예수님이요?
여인A : 그래, 그 예수님!
하인 : 제가 며칠 전에 예루살렘으로 그 분을 만나러 직접 갔었지요.
여인A : 그래? 당신이 만났어?
하인 : 네. 나사로가 다 죽어간다고 말했어요.
여인A : 그랬더니?
하인 : 아, 글쎄, 그 병이 죽을병이 아니고, 저 뭐시냐, 저 하나님의 영광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저도 뭔 말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여튼 곧 틀림없이 오시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여태 안 오시네요.
여인A : 저 집안하고 그렇게 친하다면서...
하인 : 그럼요. 가족이나 마찬가진걸요. (서둘며) 아이구, 저도 그만 가 봐야겠어요. 어찌 돌아가는지 알아 봐야겠어요.(나간다)
여인A : 아무래도 가망이 없다고? 큰일 났군. 저 집안의 가장인데 그 가장이 쓰러져 버리면 어떡한다? (고개를 갸웃한다).
MUSIC : 미사곡 Salutaril Hostio (슬프게 깔린다. )
조명 F.O.
Bridge 암울한 음악이 계속 깔리며 # 2. 초반 BGM으로 연결
#2. 절망, 죽음, 어두움
조명 F. I
집안 문을 닫으며 마르다가 마당 의자에 힘없이 앉는다. 마을 여인A, B 등장.
여인A : 아니, 또 여기 나와 있네요. 그 예수란 분은 결국 안 오셨지요? 괜히 그 분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나 봐요. 항상 그렇듯이 믿을 사람은 자기 자신 밖에 없는 거야. (가져온 바구니를 보이며) 내가 먹을 것 좀 가져 왔어요. 이것 마리아랑 같이 먹어요.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대로 기운을 차려야지요.
여인B : 그래요. 돌아가신 오빠도 이렇게 마냥 슬퍼하고만 있는 모습 좋아하시지 않을 거예요. 나사로 오빠는 저 동굴 무덤에 잘 장사지냈어요. 나쁜 짐승들이 못 들어가게 커다란 바위로 입구를 단단히 막아놓았더군요. 이제 맘을 가라앉히고 다시 생활로 돌아가야지요.
마르다 : 믿어지지가 않아요. 나사로 오빠가 그렇게 죽게 될 줄이야.
여인A : 이제 나사로 오빠는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고 잘 있을 거예요.
마르다 : 나사로 오빠가 이제 이 세상에, 내 옆에 없다는 사실이 기가 막혀요. 나사로 오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나사로 오빠의 손을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억울할 뿐 이예요.
여자B :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 태어나면 한번은 죽게 되어 있어요.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죽는 것은 순서가 없는 법이라잖아요. 그런데 우린 그걸 깨닫지를 못해. 모두들 언제까지나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데, 우린 언젠가는 이 세상의 모든 것과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도 갑자기 알게 되지요.
여인A : 에구, 나도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요. 병들지 말고 고이 늙어가다가 때가 되어 그냥 콱 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텐데... 그게 복이지. 복... (넓은 벌판을 바라보며) 그나저나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저 앞에 일궈 놓은 논밭은 이제 누가 농사를 짓지?
여인B : 걱정 마세요. 우리가 도와 드릴게요. 이웃이 먼 친척보다 더 낫다고 하잖아요? 우리 베다니 촌 동네 사람들이 인심은 후하니까 우리 서로 도와 주면 되지 않겠어요?
여인A : 에구, 착하고, 부지런하고, 잘 생기고, 똑똑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 버리다니 참 허망하네요.
마르다 : (마을 어귀 길을 바라보다가 무엇을 발견한 듯 일어난다) 아니, 저 분들은...
여자B : 저기 누군가가 오는 군요.
마르다 : 예수님이... 예수님이 오시네요.
여인A : 에구, 저 양반 어찌 그렇게 때를 못 맞추나? 이제 오면 뭐하누? 이미 다 끝장 난 뒤인데.
여자B : 진작 오셨어도 무슨 방법 있었겠어요. 이미 나사로의 병세는 가망이 없었다구요.
여자A : 맞아요. 그래도 그렇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때 딱 나타나 주셨으면 기다리는 사람 마음이라도 좀 덜 서운했겠지요.
(예수가 들어온다.)
마르다 : 주님! (더 이상 말 못하고 돌아서 운다)
MUSIC : 척 맨지오니의 프르겔 혼 연주 'Feel so good' 이 BGM 깔리기 시작한다.
예수 : 내 친구 나사로가 어디 있지? 내가 나사로를 깨우러 왔는데...
마르다 : 나사로 오빠는 이미 죽었어요. 예수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오빠가 죽지 않았을텐데요.
예수 : 알고 있어. 그래서 난 나사로를 다시 살리려고 왔어.
마르다 : 이렇게라도 와 주셔서 고마워요.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무엇이든지 구하시면 하나님이 들어주실 것이라 믿어요. 마지막 날 부활 때 우리 모두는 다 살아 날 것이라 믿어요.
예수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지. 나를 믿으면 죽어도 살겠고, 혹 살아서 나를 믿는다면 영원히 죽지 않게 되지. 이걸 믿지?
마르다 : 네, 믿어요. 저는 주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세상에 오시기로 한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습니다.
예수 : 나를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볼 것이라고 말했지? 나사로는 어디 있지?
마르다 : 저쪽 동굴 무덤에 장사지냈어요. 그리고 커다란 돌로 무덤을 꽉 막아 놓았어요.
예수 : 그리로 가자.
마르다 : 가셔야 소용없어요. 이미 죽은 지 나흘이 지나 이젠 시신에서 썩은 냄새가 날거예요.
예수 :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겠지. 동생 마리아는 어디 있지?
마르다 : 집에요.
예수 : 마리아를 데리고 와. 그리고 나사로에게 함께 가 보자.
마르다 : 네.
예수 : 이제부터 나와 아버지의 능력을 믿어.
(마르다 퇴장한다.)
여인A : 아니, 송장이 썩고 있는 무덤에 가서 뭘 하시려고...
조명 F.O
음악 템포가 빨라진 'Feel so good' 이 Bridge 음악으로 UP 되었다가
조명 F.I되면 OUT 진다.
#3. 환희
무덤 앞. 모든 사람이 무덤 앞에 머물러 있다.(성가대원들 군중 씬에 활용: 마을 사람들). 마리아가 허겁지겁 달려와 예수님 앞에 쓰러진다.
마리아 : 예수님이 조금 더 빨리 오셨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요.
예수 : 마르다 언니와 똑같은 소릴 하는구나. 나를 믿는 자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이라 이야기 했었지? 자 일어나, 마리아! 그리고 눈물을 닦아. 이젠 울지 않아도 돼.
마리아 : 그렇지만 오빠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퍼요.
예수 : 자, 오빠를 깨우자.
마리아: 네, 오빠를 깨운다구요?
예수 :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무덤을 향해 서서) 자, 무덤을 막은 저 돌을 치워라.
마르다 : 이미 죽은 지 나흘이 지났고 지금은 썩어서 냄새가 날 거에요. 냄새나는 송장을 보시려고요?
하인 : 한번 돌로 꽉 막아 놓은 저 무덤 문을 여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저 돌을 장정들이 힘을 모아 굴려 버려야 합니다.
동네 남자 : 저,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이미 끝장이 난 일을 가지고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하시더라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장사해서 묻은 지 사나흘 만에 무덤을 다시 파헤치는 경우는 없습니다. 저, 죽은 사람한테도 말이 안 되는 일이구요.
예수 : 자, 어서.
마르다 : (하인에게) 이 분의 말씀에 순종하세요.
하인 : 네, 아씨. (나가면서, 남자에게) 갑시다. 도와 주세요.
동네 남자 : 아니 어쩌시려고 저러시나?
예수 : (앞으로 나서며 기도한다) 지금까지 아들의 기도를 들으시는 아버지여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제 말을 들으시는 줄 내가 압니다. 그러나 지금 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이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음을 믿게 하기 위해서 기도 합니다. 지금 아버지의 영광을 들어내고자 하오니 이 아들의 기도를 들어 주실 줄 믿습니다.
여인B : 저런다고 죽은 사람이 발딱 일어나 제 발로 걸어 나오나?
여인A : 아마도 임종 때 같이 있어주질 못해서 너무나 미안해서 냄새나는 송장이라도 꾹 참고 한번 붙들고 울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여인B : 그러니까 진즉에 좀 오시지. 때를 놓친거죠. 친한 친구 체면이 말이 아닌거죠.
하인 : (무덤 쪽에서) 돌을 치웠습니다.
예수 : (무덤과 맞서며 외친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여인A : 아니, 죽은 사람이 어떻게 말을 들을 수가 있어?
음악(Out of Africa) 들리고, 조명 바뀌며 헝겊으로 둘둘 말린 나사로가 나온다. 마르다, 마리아 무덤 앞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동네 사람들 놀란다.
예수 : 천을 풀어주고 맘껏 가게 하라.
마르다 : 아니 정말 나사로 오빠가 살아난 것이란 말인가요?
예수 : 나를 믿으면 죽어도 살겠고, 혹 살아서 나를 믿는다면 영원히 죽지 않게 되리라.
(마르다와 마리아 나사로에게 조심조심 다가간다. 환희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들린다)
음악 고조 되면서 조명 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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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활한 나사로, 아버지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신 예수님께 박수를.. 종합예술(미사곡에서 째즈까지..)을 성경으로 조명하여 빈 무대에 올리신 블루트레인님께도..
연극 대본을 이렇게 다 보기는 첨인데요. ^^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적합한 드라마 작품을 만들어낸다는게 정말 대단하네요. 글구 음악 설정은 저같이 음악의 문외한한테는 상상도 안되는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니군요. 성경 속의 내용이 작품을 통하여 삶 속에서 살아 생동하는 감동을 받습니다. 형님, 준비하시는 동안 수고 많으셨고 그 교회의 많은 분들이 은혜를 받으셨을 겁니다. 




예수님이 보시고 흐뭇하실것 같아요!! 달란트를 너무나 잘 활용하시고 늘 깨어있는 집사님의 모습이 참 도전이 됩니다..
밤 늦게 깨어있다보니 근무중인 오후시간엔 졸려서 죽겠어요. 특히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하는 간부회의 때는 감기는 눈까풀 들어 올리느라 미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