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또 제가 막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아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사정이 되자 곧 암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자식된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에 짐이 되어 있고 나이드신 분들을 보면 저희 부모를 대하듯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지적 선함의 발로가 저에게는 이 부분에 집중되어 있는 듯 합니다. 도농복합 도시인 제가 살고 있는 면소재지에는 제법 유서깊고 규모가 있는 교회가 있습니다. 농촌지역이라 많은 어르신네들이 이웃에 살고 있고 저와 제 아내의 사정이 허락하는 데로 늘 그 분들을 돌보아 드리고 있습니다. 3년전부터 교회에 조직된 실버회 모임리더로서 무엇인가 할 일을 찾다가 나이가 들면 외로움이 병이 되고 또 이분들이 청장년들처럼 모임의 기회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 기도와 물질로서 교회를 섬겨온 분들이지만 이제 점점 소외자로 남게 되는 것이 교회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년에 수억의 예산이 집행되지만 이 분들에게 아무런 보살핌이 없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나라의 대부분 교회나 사찰에서도 이와 별반 다른 점이 없을 것입니다. 서울이나 지방의 일부 대형 교회들이 경로대학을 운영하면서 노년층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는 점은 그나마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요. 이런 관심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 지기를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교회에서는 이런 배려가 전혀 없었습니다. 저희 가정과 실버회원으로 참여한 두가족이 힘을 합하여 우선 한 달에 한번씩 칠십세 이상되신 어르신네들을 모시고 인근의 온천에 가서 몸을 깨끗이 하고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봉사횔동을 시작했습니다. 외로움이 병이신 어르신네들은 버스에 오르시면 초등학생 봄소풍가는 때처럼 기분이 들떠있고 많은 대화를 나누십니다. 저와 아내는 몇 몇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아 그 분들 등 떼밀이를 합니다. 떼밀이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모두들 다양한 사연을 저와 나누시곤 합니다. 한 여름과 한 겨울 한 두달 방학으로 걸르지만 지금까지 3년 이상을 이 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몇 몇 뜻있는 분들의 후원이 있지만, 대부분의 비용을 지금까지는 저희 가정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봉사활동를 시작한 후 저는 한국에서 제 돈으로 공부를 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골프 한번 치는 비용을 조금만 더 보태면 이 분들에게 한번 이런 큰 기쁨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약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일을 하고 나서 저희 가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늘 주위의 이웃들에게 관심을 쏟게 되었고 전원문화생활이 바로 이러한 참여에 그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을 더욱 더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어르신네들이 저희 부부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해 주시고 저희를 멀리 있는 자식들 보다 더 아끼고 사랑해 주십니다. 저희와 함께 실버온천모임에 참여하셨던 분들 중에 몇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그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친부모님을 잃은 것 같은 슬픔이 우리 부부에게 있습니다. 어느 상가집에 가서 제 아내가 너무 슬퍼하니깐 다른 분들이 의아해 하시기도 했습니다. 정작 서울에 나가 사는 친자식 보다 더 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돌아가신 분과 나누었던 교제가 기억에 남아서 서운함을 달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늘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주신 음식을 스쿠터에 실고 오셔서 아무 말씀도 않으시고 그 저 웃으시면서 음식 보따리를 건네 주시던 희수 할아바지, 목욕탕 물이 뜨거워서 깜짝 놀라시며 개구장이 처럼 맑게 웃으시던 경수 할아버지, 이렇게 돌아가신 할아버지들 등을 밀어드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웃에서 만들어 주시는 손두부, 순두부, 도토리묵, 동치미, 김치 등이 늘 우리집 밥상에 끊이지 않고 올라옵니다. 사실 우리의 조그만 배품에 비하면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실버건강교실운영과 실버타운건립계획
작년에는 교회의 권사실에다가 자동안마 매트와 전동 안마기를 설치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어르신네들이 모여서 안마를 하고 만나서 교제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해 드렸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행사로는 이 분들의 외로움을 덜어드리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이들의 공동체 생활의 즐거움을 맛보시게 하려고 합니다. 이 곳에서 경로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그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우리 교회에 속한 실버타운을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공동생활을 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일반 양로원이 실패하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공동체 생활을 익히시고 또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다면 더블어 사는 실버타운에 좀더 손쉽게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과 오랜 교제를 나눈 분들이라면 실버타운시설에서 함께 기도하고 찬송하며 말씀을 통해 소일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미있고 보람찬 노년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농촌지역이라 자식들을 도회지에 보내고 부부 또는 홀로 되셔서 외롭게 보내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분들이 흩어져 사시면서 외로움과 또 식사해결 그리고 이동시 교통의 불편함 등으로 불행한 노년을 보내십니다. 이젠 교회에서 평생 교회를 섬긴 이 분들에게 이런 방법의 배려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 소망이 이루어 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설비가 많이 드는 공동 실버타운 시설을 만들기 전초전으로 이곳 저곳에 흩어져 사시는 분들에게 공동식사 제공, 기존 교회시설을 이용한 체육활동 (게이트 볼, 배드민턴, 안마 등) 이나 문화활동 (경로대학, 문화교양과정 코스, 여행, 음악회 방문 등) 기회를 제공하고 또 교통편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면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봉사라고 생각됩니다. 실버봉사활동은 제 평생의 봉사활동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저는 틈틈히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서적들을 읽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노인심리, 가족심리, 노인건강, 노인여가 활동, 경로대학운영, 실버타운 운영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며 제 자신의 콘텐츠화 해 갈 생각입니다. 지난 3월의 실버모임은 다음과 같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전에 교회에서 광고를 해서 참석하실 분들이 시간 계획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행사 하루 전에 모임 장소까지 오시기가 어려운 분들에게 미리 전화를 해서 당일 아침에 모셔 오는 계획을 말씀드립니다. 점심식사할 식당에 미리 예약을 부탁해 둡니다. 특히 여자분 도우미에 대해 사전 섭외를 해 두어야 합니다. 대개 토요일인 당일 오전 9시에 교회에서 모입니다. 원거리에 계신 분들이 모두 모이셨는지를 확인하고 한 시간 내 거리에 있는 온천으로 향합니다.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온천욕을 할 때 도우미들이 등 떼밀이를 해 드립니다. 노인들은 대개 섭섭 마귀가 늘 따라 다닙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관심을 보여 드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차에 오르 내릴 때도 세심한 배려를 해 드립니다. 철에 따라 시원한 음료나 과일을 준비하여 이동중이나 온천욕후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하여 대략 일인당 오천원 정도의 식사주문을 합니다. 식사 때도 얻어 드신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당당하게 당신이 드시고 싶으신 것을 주문하게 하셔야 합니다. 대강 아무거나 드세요 하는 식으로 대했다가는 그 분은 다음에 다시 안 오십니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제가 계절에 따라 준비해간 건강에 대한 상식을 적은 자료를 나누어 드리고 주의 할 점들을 설명해 드립니다. 봄인 경우 춘곤증의 원인과 비타민과 담백질 공급이 용이한 음식에 대한 설명, 그리고 독감예방주사의 효용과 환절기 감기의 위험성 그리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옷입기 요령, 환절기에 일어날 수 있는 돌연사의 예방방법과 성인병 환자의 경우 유의사항 등에 대해 간단한 강의를 해 드립니다. 이 자료는 틈틈이 레파토리로 준비해 두었다가 적절히 활용하면 됩니다. 건강서적이나 신문들에 나오는 상식이면 충분하며 의료전문인이 되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 중에도 혹시 더 필요하신 것이 없는 지 또는 대규모 주문이라 식당에서 서빙하는 분들이 소홀히 하는 일이 없는 지 잘 살피셔야 합니다. 식당을 선택할 때에는 음식의 질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이 천천히 음식을 즐기며 드실 수 있는 여유가 있고 또 주인과 종업원들이 이런 행사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는 곳이여야 합니다. 어떤 곳에서 음식을 맛있게 나왔지만, 종업원이 무뚝뚝해서 다시는 그 곳을 가지 않습니다. 노인들께서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식사후에는 대개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나 차를 대접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노인들께서 마을에서 우러나는 사랑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짧은 편지글을 써서 낭독해 주시면 더욱 감동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썼던 이런 편지글을 하나 소개합니다. (편지글과 의료유의점 소개)
실버행사의 유의할 사항
행사를 마치고 교회로 돌아가면 헤어지기 전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도보로 돌아가실 수 없는 분들의 교통편을 마련해 드려야 합니다. 행사중에 틈틈이 찍어 둔 사진을 인쇄하여 교회 행사판에 붙여 두거나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드립니다. 그래서 전 교인들이 이 행사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자신들의 부모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부모님들에게 늘 생활 속에서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성탄절에는 작은 정성이라도 한 분 한 분에게 선물을 나누어 드리며 사랑을 전합니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의 배려는 이러한 행사가 본래의 취지를 다 하기위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들입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십니다. 그래서, 당신들이 마땅히 공경을 받아야 한다는 귄리감을 느끼시고 이러한 봉사에 참여하시며 자신의 긍지를 더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행사가 재정적 자원만으로 절대 그 목적을 다 할 수 없음은 경험해 봐야 느낄 수 있습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평소에도 늘 이 분들께 관심을 가지고 깊은 교제를 이어가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 봉사활동을 고령사회의 문제해결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실버 공동체 컨셉으로 발전시켜 이 땅의 많은 교회나 종교 단체들이 이 문제 해결의 중심적인 구심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학자들의 머리나 책상 위에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하여 이루어 질 수 있으며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실제 즉시 액션에 옮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교회의 중직에 계신 분이시라면 더욱 용이하게 이런 활동을 실행에 옮기실 수 있습니다. 이런 봉사활동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가지신 중년이라며 자신의 건전한 소일 거리를 위해서도 꼭 권하고 싶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사회봉사 활동이 모두 경제적 도구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랑의 봉사로 대부분 이루어져 인간다운 삶의 지수를 높이는 사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실버타운 입소 보증금이 5억이고 한 달 부담 비용이 부부 기준으로 180만원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실버세대는 상위 몇 %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며, 그 많은 부분을 봉사활동가의 사랑의 힘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문호교회 실버공동체를 다음과 같은 장기계획을 가지고 이루어 가려는 소망이 있습니다. 실버타운이 최종 목표긴 하지만 실버타운에 입소하기 전에 위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자신의 거처하는 현재의 가정에서 노인들께서 자체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을 먼저 해결하여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자가거주가 어려워 진 노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겸한 실버시설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런 시설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몇 몇 종교기관에서 이런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컨셉을 가지고 한번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이 일을 실행해 옮겨 보시길 권합니다. 저와 함께 고민하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토의하며 community를 이루어 가실 있기를 희망합니다. 자신의 소일 뿐 만 아니라 이 사회의 문제해결에 동참하고 또 자신의 노후도 이렇게 준비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교회 공동체에서 이런 시설을 운영하면서 교인들이 이 곳에서 봉사하실 때 그 봉사활동 내용을 시간으로 환산해서 은행에 저축하는 예금처럼 자신의 봉사구좌에 적립하고 이 적립한 봉사실적을 본인이 후에 사용할 수 있는 메리트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운영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작구청에서 구민들의 봉사활동을 이런 방법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뉴스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