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삶의 권태에 지치지 않고
살아내야 할 오늘 하루를
생애 최초로 바라보고, 맞이하고, 맛보는
바다처럼,
첫눈처럼,
솜사탕처럼......
이 허망한 시간의 망망대해 위에
내 그리움의 닻을 내리는 법을
산 능선을 오르내리며 하나씩 배워간다.
꿈만 꾸어도 좋은 곳이 있다.
당장 떠나지 못하여도.
‘프라하 카를교’는 정말 가고 싶은 곳이지만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곳이기 때문에 쟁여두고 있다.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곳.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솜씨와 길거리 악단의 음악을 즐기며
어쩌면 그들에게 속해있는 내가 되고 싶기도 한 곳.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석양이 궁금하여
블타바강 어귀로 나룻배를 천천히 노저어 가고 싶은 곳.
조각상에 기대어 앉은 사람들의
뒷모습조차도 또 하나의 풍경이 되는 곳.
어느 한 구석도 뻔한 풍경이 없는 곳.
어둑한 시각에
늘재서 문장대까지 오르는 동안
나는 동경하는 ‘프라하 카를교’와
지난 여름 다녀왔던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를 생각했다.
연속되던 낮지만 상당히 까칠하던 암릉 구간에서
버거웠던 내 몸뚱이 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동해 일출을 보기 위해 밤새 고속도로를 달리고
카를교 석양을 보기 위해 열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 하며
번화하고 뜨거웠지만
무척이나 즐거운 추억이 되었던 도시 베네치아처럼
이 구간의 힘이 듦은
문장대서의 숨막히게 아름다운 일출을 보기 위함이라고 토닥였다.
좁은 암릉구간에서의 지체와
혼자 걷게 된 이후의 암릉 사이 등로 찾기 등으로
문장대 아래 헬기장서 일출을 보긴 했지만
낯선 좌표서 바라보던 문장대의 위용을 더욱 웅장하게 장식하던
해오름빛을 볼 수 있어서 살짝 눈물날 뻔 했다.
혼자여서 더 감상적이었던 걸까.
같은 곳을 향하지만 이 뻔하지 않은 걸음은 얼마나 신선한가.
도전은 또 얼마나 강력한 삶의 에너지인가.
문장대서 천왕봉까지,
갈령삼거리서 갈령까지의 구간은 익숙하지만
그 구간 외는 처음 걷는 곳이라
걷는 내내 새로워 기대감이 고조되었다.
특히나 가을 단풍이 곱게 단장하는 시기라니.
무박산행이 조금 익숙해짐을 넘어 즐거워지고 있다.
한계점이 임계점이 되는 기점이 된 걸까.
꽃보다 아름다운 여성동지님들과
튼튼한 동앗줄마냥 든든한 남성동지님들과의
다양했던 대화와 사진찍기 놀이하며
‘신나신나’를 외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처음으로 ‘친해지고 있구나’를 살쿰 느꼈다.
* 산행은 일상을 여행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대하게 한다.
각 자가 꿈꾸는 그리움의 닻을 내리는 법을
곁에서 지켜보는 우리가 있어 감사하다.
** 오늘도 열심히 걸어줘서 고마워, 란선^^
매일 한번씩은 나를 응원하며 고마움을 전한다.
늘재서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모를 깜깜함 속에서
다들 엉덩이까고 앉았다는ㅠ
아예 들어가지 말라고 창살을 세웠다.
하늘 틈이 열리기 시작한다.
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의 경계가 벌어지는 듯하다.
청보리님의 오랜지기님이 용감히 밧줄에 의지한 채
암릉을 내려가신다.
성가의 장엄함이
때로는 대성당의 웅장한 종소리의 아름다움이
숨소리조차 죽인 듯 조용한 이 장면에서 생생히 들린다.
마치 해산굴을 통과하는 듯한 산고에도 모두 즐거이 오른다.
산통은 적고 순풍 해산하시길 기도드린다.
가는 길이 헷갈려서 두세 번 오고가며 본 시간의 틈새
직면하는 무박산행의 쾌거 일출 엿보기가 시작된다
서서히 암릉의 웅장하고 장쾌함이 드러난다
문장대 아래 헬기장서 맞이한 해돋이.
또렷한 일출이 아니었으나
유난히 아름다워 속이 뜨거워진다
올려다본 문장대.
선두분들이 계시다.
문장대를 여기 이 각도서 볼 수 있다니 대단하다
늘 저 위서 이쪽을 보았는데 치어다보는 이 맛을 어찌 표현할꼬.
우르러보는 기분좋음이다.
인증샷 한컷, 역시 젊은이는 길게 뽑아준다.
밍키, 탱큐^^
문장대서 지나온 길과
조금전 올려다 보았던 나의 지점 등을 꼼꼼히 본다.
제법 단풍 들었다.
우리끼리 재미지게 잘 놀고 즐기다가 내려와 아침을 먹었다.
조금 뒤 도착한 분들이 아침 식사를 시작하신다.
창원팀의 짧은 합체에 이어 각자도생이 되기 전 기념샷.
살기 위해 줄기보다 더 뿌리 뻗어내린 소나무를 보며 잠깐 숙연하다.
신선대 도착 전의 좋아하는 소나무에게 안부를~
여기 구간부터 단풍물이 곱다.
내려앉은 운해가 환상적인데 사진으로 표현이 안된다ㅠ
신선대서 순애님이 따끈하고 건강한 당귀차를 사 주셨다. 고마워요 😄 😄
바위에 색을 더해본다.
이 바람막이 잘 입고 왔네ㅋ😅
킹콩바위도 올만이야~~반가워🤝🤝
가다가 바위에 올라 당겨본 문장대쪽 암릉.
예술이다.
마치 누워 잠이 든 아가 곰 같다^^
기기묘묘하게 솟은 바위의 장쾌함에,
끝없이 펼쳐진 산자락의 웅장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유난히 좋아하는 모습이다❤️💚💛💜❤️
후미를 끝까지 책임지신 심민철님, 멋져요👍👍👍
힘들어 사진찍기도 싫다셨지만ㅋ
드디어 천왕봉.
급경사로 힘이 드나
산봉우리에 우뚝 서면
그동안의 힘듦이 순삭^^
툭트인 전망보는 맛에
함께 사진찍기 경연을 지켜본 맛에
그야말로 언제 힘들었나 싶다.
속리산에 떨어지는 빗물은
한강, 금강, 낙동강으로 나누어져
흘러가기 때문에 삼파수라고 불린다고 한다.
시름을 잊기에는
역시 산행이 최고다.
요 구간부터는 진도 안 나간다.
진도는 나중 빼고 즐겨보세~~
아쉬움에 지나온 천왕봉을 한번 더 보고~~^^
지루한 구간이라셨으나 단풍놀이에 후딱~
얘는 심민철님이 알려줘 보게된 늦어도 너무 늦은 진달래꽃 한송이.
형제봉에 닿았다.
화령재~갈령구간서도 가고 싶었던 곳이라 무척 반가웠다.
조망도 좋아 가성비 높다.
이후 혼자 후루룩 내달려 본다.
지난 번에도 갈령에서 혼찍으로 인증하였는데
오늘도 또~^^
단풍빛이 참으로 매혹적이다.
앞에 있던 풀잎이 다 떨어지니 피쉬바위가 도드라진다.
갈령 도착하여 차가운 계곡에서 씻었더니
손끝이 다 시립다ㅋ
첫댓글 어쩜 빛깔이 이토록 아름다울까요
바위의 장엄함에 흠뻑 빠져도보고
단풍잎의 화려함에 취해도보고
선두조부터 후미조까지 사진찍어 주시고 헌신하신 란선님
너무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 👍 🍁 🍁 🍁 ☁️ ☁️ 💐 🌼 🏵 🌷 🌺
홍님,
그날의 홍님 점프와 셔츠색이
단풍만큼이나 화사하고 따뜻하였습니다.
이리 좋은 계절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걸을 수 있게 된 인연이
참 고맙습니다 😄
궂은 날의 걸음도 곱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되는 우리의 끈끈한 동지애가
얼마나 아름답고 든든한지요.
건강한 모습으로 담에 또 반갑게 뵈어요.
* 깨알같이 메모한 사전산행 계획표를
지난 성중종주 때보고 또 보았네요.
그 놀라운 준비성과 치밀함에 감동받았습니다.
대체로 기분내키는 대로 걷는 제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이제 문장대만 오면 대간꾼만의 소중한 비밀의 암릉구간이 생각나겠지요~ㅎ
식구들 챙기시고, 베낭꾸려 무박일정의 쉽지않은 속리산 암릉구간 온몸으로 통과하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힘든의 보상은 구름에 비친 붉은빛 일출과 단풍구경으로 갈음하면 될것 같네요~ㅎ
아름다운 속리산 단풍구경을 편안하게 즐겨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나만 아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특별한 재산이라는 걸 압니다.
표나지 않게 차곡차곡 재산을 모으는
이 엄청난 재미를 공유하는 분들이 많은 것 또한 저의 재산이 됩니다.
곳간이 넘쳐
주변에도 이런 투자와 재테크를 하려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특히 같이 사는 남자가 그리 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ㅋㅋㅋ
아름다운 속리산의 면모를 다시 보게 된
걸음이었습니다.
함산하셨더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말라르메 썰을 빌리면 모든 신비는 '여기에 ~~있다'는 하나의 행간이다. 이 행간은 마치 하이데거의 '눈 앞에 있음'인 현전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제 개인적 의견입니다.
란선님이 상상으로 도착한 프라하 카를교가 '여기에 ~~있다'는 착각 같은 이미지로 전환시켜주셔서, 나도 마음 안에 프라하 카를교 씨앗을 하나 심어볼까 그러면 종결된 행간 하나가 발명되어 분명 신비 속에서 무한으로 살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농담이지만 이번 기회에 굳어버린 마음을 쪼개 씨앗을 심으려고 늦가을도끼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습니다~ㅋㅋ.
돌아보면 대간길이 힘들고 곤혹스럽다면, 다시 보게되는 사진들을 넘기는 순간들이 나를 행복의 공간에 가둘 수 있었을까요?
고맙습니다
같이 걷는 시간이 많아서 무소꿈님을
보다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ㅋ
님의 개인적 견해가 탁월하십니다.
사고와 더불어 이미지의 전환까지 초월적인
해석이 남다르십니다.
이 가을이 지나면 획기적인 변화를 구축하실 듯한
분위기가 물씬하게 다가오네요.
가꾸고 싶은 대로 씨앗이 잘 싹트고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도끼까지씩이나 찾아 두리번거리시니~^^
* 다리를 건넌다는 것, 참으로 의미심장한 일입니다.
토마스 만의 소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에서
운명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중년의 아션바흐의 은밀한 가면의 환상처럼요.
살면서 가끔은 '낯선 자신'을 발견하는
괴로움과 희열이 교차하는 미묘한 감정이
다행일까 또는 불행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리알토 다리입니다^^
대단한 사람들.
야간산행은 시간상, 우리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진행하는 줄 알았는데 벌금의 항목이
도사리고 있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나니
한밤중 랜턴 불빛에 의존한 심장 쫄깃한 암릉산행을
마쳤다고 하네요.
다음에 또 와야지😅
힘듦은 국립공원 절경 감상으로 만족한답니다
수고했습니다.
벌금제도를 처음 알게 되셨구나ㅋㅋ
그리고 쫄깃한 암릉산행을
정말 사랑하게 되겠는데요.ㅋ
4월에 뵈었던 승승장구님의 모습이 맞나 싶게
걸음이 정말 빨라지셨기에 그저 감탄입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요리실력이라니,
요섹남이십니다.
덕분에 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었는지
기분까지 다 빵빵하였답니다~^^
정말 멋진 곳 속리산서 함께 하여 더욱 풍성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19기가 속리산 오는날이라고 하늘까지 열려주어서 정말 눈호강 제대로 하고 온 것 같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 ~^^
사랑스러운 요정을
수호천사처럼 대동하고 다니시니
저희까지 복됩니다.
올 단풍도 전년처럼 아쉬운 부분 많지만
그래도 그 환하고 매력적인 빛의 야외 전시장서
맘껏 감상하고 온전히 즐길 수 있었음에
행복한 시간 누렸답니다.
더러 길에서 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
훌륭한 글 잘 보았습니다 항상 즐겁게 산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깊은 철학이 담겨있는 글이 너무 훌륭하네요
닉을 보며 뉘실까
아무리 생각해도 가늠하기 쉽지 않네요.ㅋ
답글에 응원 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산행은 참 즐거운 일이 맞기에
항상 기분좋게 다닙니다~^^
생각해보니 매사가 즐거우네요ㅋㅋ
담 산행서 뵙겠습니다.
사진만 봐도 그날의 행복함이 마구 느껴지네요~~😊😍😁😄😊
저는 아직 하루치 구간
걸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 앞만 보고 걷다 보니 함께한 시간이 없었네요~
함산 하며 웃음 가득한 얼굴~~
너무 보기 좋으네요~♡♡♡
밍키님, 주말 잘 지내시나요?
다녀온 지 벌써 일주일이나 되었네요ㅋ
그동안 가을은 더 성큼 다가온 듯 합니다.
속리구간에서의 밍키님의 컨디션이
유난히 좋아보였습니다.
가끔 얼굴보며 걸을 수 있어 좋았지만
저 이쁜 단풍구간서 발걸음 어긋나
사진찍기 함께 못해 아쉬웠네요ㅋ
가을 흠뻑 즐기시며 푹 쉬며 충전휴일되시길 바랍니다 🥰
전문 사진 작가가 찍은 듯 선명합니다.
아기자기한 바위와 단풍과 멋진 사람들과 산행하면서 철학적 사고를 버무려 구도자의 경지에 오른 듯합니다.
걷는 것이 평소에 쌓인 긴장과 고민이나 성가신 일을 잊게 하는 효과 외에
맑은 정신 세계 언저리에라도 갈 수 있고,
자신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단지 걸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깂진 경험이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면 그 또한 값진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한길님, 오늘같이 좋은 날 어디 다녀오셨을까 궁금합니다ㅋ
저녁무렵엔 잔뜩 흐린 하늘에 🌈 가 살짝 보이기도 했지만
종일 날이 좋아서 뭘해도
행복한 시간이 되셨을 듯 합니다.
전문사진작가는 한길님이시고
전 모델이지요ㅋ
이번 구간서는 더러 얼굴뵈며 걸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풍 고운 곳에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귤도 나눠주시고~^^
가방털이에 일조할 수 있어 좋았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구간서도 반갑게 산행하기를 기다립니다🥰
@란선
@란선 가을에 무지개라니...
순간 포착. 멋집니다.
알차고 보람있는 가을 만드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