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千字文) 03 _ 寒來暑往 秋收冬藏
한래서왕 추수동장
寒來暑往 秋收冬藏
<寒 찰 한 / 來 올 래 / 暑 더울 서 / 往 갈 왕
秋 가을 추 / 收 거둘 수 / 冬 겨울 동 / 藏 감출 장>
추위(寒)가 오면(來) 더위(暑)는 가고(往),
가을(秋)에는 거둬들이고(收) 겨울(冬)에는 저장한다(藏).
▶ 한자공부
寒 : 집 면宀, 풀 초艸, 얼음 빙冫이 결합.
來 : 보리의 뿌리와 줄기를 나타낸 상형문자로 ‘보리’를 뜻했다. 이후 ‘오다’의 뜻으로 가차됐다. 뒤져올 치夂가 더해진 보리 맥麥이 ‘보리’의 뜻을 대신하고 있다.
暑 : 해 일日과 놈 자者가 결합. 더위에 땀을 흘리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덥다'를 뜻한다.
往 : 조금걸을 척彳과 주인 주主(止와 王의 합자)가 결합. 王은 발음 역할만 한다. 길을 간다는 데서 '가다', '지난 일'을 뜻.
秋 : 벼 화禾와 불 화火가 결합.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가을'.
收 : 얽힐 구丩(줄이 엉킨 모습)와 칠 복攵이 결합.
몽둥이로 죄인을 잡아 줄로 포박했다는 데서 '잡다', '거두다'.
冬 : 얼음 빙 冫과 뒤져올 치夂가 결합. 추위가 오는 계절이라는 데서 '겨울'.
藏 : 풀 초艹와 착할 장臧(신하 신臣과 창 과戈의 합자, 저항하지 못하는 노예)이 결합. 도망친 노예가 풀숲에 숨었다는 데서 ‘감추다’를 뜻.
▶ 설명
자연의 순환에 대하여 이야기한 구절이다. 주역(周易) 계사전에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온다.(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문장이 있다.
주자朱子는 본의本義에서 “굴신屈伸과 왕래往來"의 이치를 통해 학문도 자연에 계기가 있음을 말하였다. 그 뜻을 정밀히 연구하여 신묘함에 들어감에 이르는 것은 굽힘의 지극한 것이지만 나와서 용用을 극치로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고, 그 용을 이롭게 하여 가는 데마다 편안하지 않음이 없는 것은 폄의 극치이지만 들어서 덕德을 높이는 바탕이 되는 것이니, 굼힘의 들어감과 폄의 나옴이 서로 양성養成하며 발달發達하는 것”라고 했다. 이를 사람의 다리에 비유하면 무릎의 굴신 없이 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순자》에서는 봄에는 밭을 갈고, 여름에는 김을 매고, 가을에는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한다(春耕夏耘秋收冬藏)고 했으며, 《사기》 에서는 봄에는 살아나고, 여름에는 자라고, 가을에는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한다(春生夏長 秋收冬藏)고 했는데, 이것은 농업을 굴신과 왕래의 이치로 설명한 것이다.
천자문은 축약된 4자 운율로 구성되므로 춘생하장(春生夏長)은 생략하고 추수동장(秋收冬藏)으로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