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의료재단 포항선린병원이 결국 최종부도 처리됐다.
포항선린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1차 부도 후 3일 영업시간 종료 전까지 만기 어음 8억여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부도를 맞았다. 최종부도 시 금융결제원 어음교환소에서 어음교환거래가 정지되며 부도 공시 후에는 당좌거래가 정지된다.
■선린병원 앞날은
최종부도를 맞은 선린병원의 앞날을 싸고 현재 병원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만큼 향후 경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주요 경영진들이 지난달 이사회에서 병원 회생방안으로 마련한 `부도처리 후 법정관리` 절차 계획이 본격 가동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故 김종원 장로가 설립한 선린병원은 지난해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60여년간 쌓아온 위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경영진들의 이권다툼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부조리한 병원`으로 낙인찍히면서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임금체불 등으로 병원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지자 의사와 간호사들조차 하나둘씩 떠나갔다. 사직서는 쌓여 가고 체불퇴직금은 불어가면서 800여 명에 달하던 직원들은 지난 7월말 기준 의사 42명, 간호사 214명, 의료기사 38명 등이 남았다.
■마지막 회생기회도 무산
마지막 회생방안으로 선택한 선린병원 산하의 알짜 재활요양병원 매각마저 최근 무산되자 결국 지난달부터 제기돼 온 `병원 부도설`이 현실화 된 것이다. 병원 고위 관계자는 “비교적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하며 재활요양병원 매입에 나선 곳이 다수 있었지만 매번 이해관계에 부딪혀 이제는 매각을 통한 회생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일찍이 회생 기회를 잡았어야 했는데 더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부도 처리 후 `초석`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회생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체불임금 내놔라”
이날 오후 부도 처리 관련 소식을 접한 병원 직원들은 경영진을 찾아 와 체불임금 지불을 요구했고, 30여명의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이 몰려오자 경영진들은 이들을 피해 달아나기도 했다. 직원 A씨는 “경영진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체불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거짓말로 달래고 있다”며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 3개월치 임금과 3년치 퇴직금만 보상 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병원 수익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개선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선 고의부도 주장도
더불어 여전히 일각에서는 경영진들이 법정관리 제도를 악용해 고의적으로 부도로 몰고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성희 상임이사를 포함한 일부 관계자들은 일부 경영진들의 의도적인 계산 아래 산업은행에서 압류를 풀어주지 않아 만기 어음 8억여원을 막지 못했다는 것. 병원 고위 관계자들이 언급한 “법정관리를 통해 초석부터 시작하겠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일부 경영진들이 향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영 구도를 갖추기 위해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성희 상임이사는 “병원이 법정관리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 이런 사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비상대책위원회와 직원, 의료진 등이 힘을 모아 경영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다. 마치 법정관리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 마냥 끌려 가선 안 된다.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다시 병원을 일으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