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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어떤 물을 마실까 이태관
경희대학교 환경학과에서 학사를 받고, 일본 도오쿠대 토목공학과에서 수도공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계명 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롤로그]
물의 미래가 곧 사람의 미래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의사, 환경과학자가 제안하는 친수 환경 보고서
UN은 2025년 즈음이면 전 세계 인구 78억 명 중 약 4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환경오염으로 기후가 변하면서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수돗물은 마시기 꺼림칙하고 , 정수기 물도 세균이 번식하네, 몸에 안 좋은 산성수네 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비싼 생수를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하천을 보호하기 위해 도랑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구제역으로 죽은 가축들을 하천 발원지에 묻습니다. 호수에 발생한 조류(Algae)를 없앤다며 중금속 알루미늄으로 만든 응집제가 가득 든 황토를 물 위에 뿌려 생태계를 교란시킵니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은 해소해주지 못하면서 수돗물을 병에 담아 판매하려고 합니다.
※“중금속 알루미늄”이라는 표현은 약간 애매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금속을 분류할 때 알루미늄(비중:2.7)을 중금속이라고 표현합니다. 아마도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지 않나 생각됩니다. 특히 알루미늄은 치매에 영향을 준다는 최근 보고에 따라 더 민감합니다. 일반적으로 철(비중:7.8)보다 무거운 금속을 중금속으로 분류하지만 학술적 기준으로는 비중4 이상 금속을 말합니다.
1장 깨져버린 물 아일체
[01] 공동우물물을 길어먹던 우리가 물을 사 먹게 되다니
우리나라에 최초로 생수를 선보인 것은 1976년 한국 및 극동 지역의 미군 부대에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의 생수가 납품되면서 부터다. 주한 외국인에게만 판매가 혀용 되다가, 88올림픽 기간 중 일시적으로 규제가 풀렸다. 그러자 올림픽 기간 중 쏠쏠한 재미를 보았던 생수업자들은 정부의 규제에 반발하며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였는데, 이 재판은 무려 7년간이나 지속되었다. 그러다 1994년 3월 8일, 대법원은 ‘생수 판매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그 이듬해인 1995년에 관련법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생수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의 생수 시장은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붐과 더불어 크게 성장해왔다. 현재 생수업체가 적용받는 규제는 거의 없다. 생수업체가 내는 수질개선부담금도 생수 시판 초기에는 판매가의 20%였으나, 지금은 국내 생수든 외국 생수든 혹은 수입량 톤당 2,200원이 부과될 뿐이며 마지막 규제였던 지상파 광고 금지조차 사라졌다. 이제 수질에 관한 기준에 어긋나지 않으면 지하수든, 그 어떤 물이든 병에 담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돗물은 판매 금지다)
[02] 레이디 퍼스트의 진짜 의미, 독극물일지 모르니 숙녀가 먼저
‘레이디 퍼스트’는 비가 자주 내리기로 유명한 중세 영국에서는 신사가 마차에서 내리다가 흙탕물이 옷에 튈 것을 염려해 여성을 먼저 마차에서 내리게 하여 땅의 상태를 살핀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하이힐이 처음 만들어 진 것은 16세기 베네치아에서 유래, 거리의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여인들이 신었던 높은 굽의 초핀이 그 시작이다.
[03] 수돗물, 마실 수 없어 유감입니다
수돗물을 즐겨 마시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응집제인 알루미늄 때문이고 또 하나는 과도한 염소 소독 처리 때문이다. 비록 소량이라고 하나 수돗물에 치매의 원인이라고 잘 알려진 알루미늄이 녹아 있고, 소독약 냄새가 나는 염소 역시 건강에 좋을 리 없기 때문이다.
-수돗물 응집제 철로 바꿔라
물에는 물을 뿌옇게 하는 토사 성분인 탁질 이란 게 있다. 탁질은 실트, 점토, 모래 그리고 콜로이드성 물질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응집제를 사용한다. 응집제란 침강제와 같은 말로, 액체 속에 현탁 되어 있는 고체성 입자를 큰 덩어리로 만들어 가라앉게 하는 약품이다.
응집제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철과 알루미늄인데, 우리나라는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효율성과 안전성을 따진다면 철이 훨씬 좋은데, 산화되어 물이 뻘겋게 변하기 때문에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 변색될 뿐 몸에는 전혀 해롭지 않다.
알루미늄은 물을 변색시키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치매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것이다.
프랑스는 대표적으로 철을 사용하는 국가다.
- 전 염소 처리 말고 중간 염소 처리 하자
[04] 현대판 봉이 김선달, 생수회사들이 우리에게 주는 혼란
현재 국내 생수 제조업체는 60여 곳 이상이고(2012년 6월 말 기준. 환경부에 등록된 국내 생수 제조업체와 유통 전문 판매업체는 각각 67곳과 31곳) 생수 종류도 20여 종이 넘는다. 국내 생수 사업은 브랜드와 상관없이 먹는 물 관리법에 의거하여 시,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60여 곳이 넘는 국내 생수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다른 브랜드의 물이 같은 수원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포천시 이동면의 한 수원지에서 서로 다른 대기업의 브랜드 생수가 3개가량 나오고, 충북 청원군 미원면의 수원지에서도 퍼내져 각기 다른 포장지를 둘러싸고 나오는 것이다.
어느 대기업은 경기와 충북, 충남, 전북 그리고 경남 등 전국 6곳의 다른 수원지에서 동일한 브랜드의 생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주지 조천 읍의 수원지에서만 생산하는 ‘제주 삼다수’와 강원 고성군 앞바다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천년동안‘은 예외다.
2009년 수질분석 전문기관에서 국내외 생수 22종의 6가지 미네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생수 가격과 미네랄 함량 수치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결국 생수의 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청정자연의 수원지도, 높은 미네랄 함유량도 아닌 브랜드 이미지일 뿐이다.
사실 미네랄 함량은 생수의 질과는 무관하다. 미네랄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단 뜻이다. 다만 함유량이 낮으면 증류수에 가까운 물이 된다.
2L 생수병 기준으로 수질 개선 부담금은 4.4원이다. 여기에 수질개선 부담금 납부 사실을 증명해주는 뚜껑은 2원, 생수병 가격은 70~80원이다. 이처럼 제조원가가 100원도 안 되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유통비용을 제한 나머지 대부분의 수익은 유통업체에게 고스란히 들어간다. 그런 까닭에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가격이 크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05] 생수를 생수라 부를 수 없는 이유
- 물리적 처리를 하면 더 이상 자연수가 아니다
- 정수기 물맛과 가장 비슷한 제주 S수
다른 제품들보다 몇 백 원 가랑 더 비싼데도 국내 생수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 S수, 그런데 과연 제주 S수는 최고의 생수일까?
자연스럽게 수돗물을 식수로 이용하지 않게 된 동시에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의 물맛에 익숙해졌다.
국내 생수 시장에서 정수기 물과 가장 유사한 물맛을 가진 생수가 바로 제주 S수라고 한다. 결국 사람들은 제주S수를 가장 익숙하고 편한 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제주대의 윤정수 교수는 제주S수는 화산지대의 물로, 섬 지역인 탓에 빗물이 땅속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 미네랄이 부족한 단점을 갖고 있는 연수에 해당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에 제주 개발공사는 윤 교수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2010년 3월에 계명 대 환경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수와 수돗물의 표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방법은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였다. ~~~브랜드를 미리 가르쳐주지 않은 채 각각 맛있는 물을 순서대로 고르라고 하였다. 생수가 포함하고 있는 무기물의 함량과 표본의 선호순위는 다음과 같다.
※ 단위 : mg/L 1위: 제주 S수 / Ca:2.2~3.6, Na:1.5~3.4, K:4.0~7.2, Mg:1.0~2.8, F(불소):불검출, 2위: H사 P수 / Ca:5.8~34.1, Na:2.5~10.7, K:0.3~1.4, Mg:0.8~5.4, F:0~1.2 3위: 프랑스E / Ca:80, Na:7, K:1, Mg:26, F:0.2 4위: 수돗물 / Ca:15~23, Na:4~6, K:1~6, Mg:3~5, F:불검출
제주 S수는 무기질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적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익숙한 물맛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기간 정수기 물에 익숙한 탓에 그 물맛과 비슷한 제주S수를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 생수의 물리적 처리 지나치면 독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먹는 센물은 외국과 달리 수질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먹기에 적합하도록 필터링과 UV등의 물리적 처리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존 처리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처리를 거치면 생수 본연의 특성을 잃게 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원수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오존처리를 거치면 브롬산염이라는 물질이 발생한다. 브롬산염은 염소산염보다 강한 산화제로 국제 암 연구센터에서 잠재적 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한 물질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알데히드로도 발생한다.
수돗물은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만큼 일정 주기마다 수질분석을 통해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 사기업에서 제조하여 판매하는 생수는 수돗물에 비해 수질 보고 체계 자체가 허술하다. 이는 일부 생수회사들이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염려하여 오염물 함유 수치를 감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 무의미한 생수의 유통기한
국내에 유통되는 생수의 유통기한은 처음엔 6개월 이내로 정해졌다가 이후 시, 도지사의 승인을 통해 최대 2년까지 연장되었다.
생수는 개봉한지 하루만 지나도 수만 마리의 세균이 득실댄다.
2장 어떤 물을 어떻게 마실 것인가
[01] 아리수를 삼패인 처럼
전문 트레이너들은 하루에 4L의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 게토레이를 17시간 동안 배터지게 마실 수 있는 이유
게토레이는 미국 플로리다 의대 팀이 개발한 이온음료다. 플로리다 풋볼팀 게이터가 늘 후반전에 기운이 소진되어 패배의 고배를 마시자 이를 안타깝게 본 플로리다 대학의 의대팀이 선수들을 위해 만든 음료가 바로 게토레인인 것이다. 게토레이는 6%의 탄수화물과 최적의 전해질로 이루어져 있어 물보다 10배 이상 흡수가 빠르고, 에너지 공급이 쉬워서 선수들이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도록 해준다.
- 수도꼭지에서 탄산수가 나온다면
현재 서울시가 공급하고 있는 ‘먹는 수돗물 아리수’는 학교 복도나 지하철 등의 음수대에서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음수대에서 아리수를 마시는 사람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리수를 찾는 사람은 매우 적다.
파리시는 시내의 큰 빌딩 벽에 세 개의 수도꼭지가 달린 음수대를 설치했는데 그중 두 개는 버튼을 누르면 탄산수가 터져 나오도록 하고, 다른 하나는 섭씨 14도 이하의 냉수가 나오도록 했다.
[02] 정수기, 지역별로 필터 방식 다르게
정수기 물 믿고 마셔도 되나요? 어떤 정수기가 좋은가요?
- 증류수의 문제는 산성수라는 점
정수기의 문제점은 물이 산성화된다는 점인데, 이것은 필터의 방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정수기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필터 방식은 역삼투압 방식으로, 인공처리가 되기 이전의 원수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삼투 막을 통과시켜 정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삼투막의 구멍은 아주 촘촘하고 미세해서 박테리아와 세균마저 침투할 수 없게 하는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돗물 속의 바이러스와 미립자, 녹까지 거침없이 제거해 준다. 그런데 문제는 물속의 이로운 성분들까지 제거함으로써 이산화탄소가 쉽게 물에 녹게 만들어 물을 산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역삼투압 방식으로 걸러진 정수기의 물은 PH가 5.6으로 산성이다. 이에 대해 국립과학연구원이나 정수기 회사는 우리 몸에 완충능력이 있기 때문에 산성의 공격을 받더라도 자연적으로 중성화를 유지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우리 몸의 산성 물질은 정수기 물뿐만이 아니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라면, 콜라, 국수, 빨, 과자 등등 우리는 거의 매일 산성식품을 먹고 있다. 과연 우리 몸의 완충능력이 이 모두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왕성하고 탁월할까? 물 과학자인 내 소견으로는 중ㅅ어수를 꾸준히 마시되 가끔은 알칼리수를 마셔주어 산성화된 몸을 중성으로 맞춰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 사는 곳에 따라 정수 방식 다르게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의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필터가 있는데 , 바로 중공사막방식이다. 이 정수 방식은 혈액을 걸러주는 인공신장 투석기에 사용되는 다공성 섬유 중공사막을 다발 형으로 접속해 사용한다. 녹 찌꺼기, 곰팡이, 미생물,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같은 불순물은 걸러내면서도 미네랄은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물이 산성화될 일이 없다. 그러나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으로 남는다.
나는 두 가지 방식의 정수기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학교가 있는 대구에 머물 때는 역삼투압 방식을, 그리고 본가가 있는 서울에 머물 때는 중공사막방식을 사용한 정수기를 사용한다.
서울의 수도원수는 팔당댐 물 등을 이용하므로 공업단지 같은 대규모 공장입지가 없어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물질들이 원수에 녹아들어갈 일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중공사막 방식을 적용한 정수기를 통해 미네랄이 살아있는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 기후변화 일조와 미생물 번식의 문제
[03] 첨가물 음료보다 더 불티나게 팔리는 생수
- 명절 선물로 프리미엄 생수 세트를 건네는 세상
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생수 판매가 두유 판매를 앞지르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 국내 생수 시장은 호황기
생수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제주 삼다수는 1998년 처음 출시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가 생산하고 「농심」을 거쳐 최근 광동제약이 판매하기 시작한 삼다 수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물을 원수로 사용한다. 삼다수는 한라산 일대에 내린 빗물이 화산 현무암층을 통과하는 자연 정수과정을 거쳐 천연 미네랄 성분이 녹아 있는 암반수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 의햑청과 일본 후생성의 먹는 샘물 수질검사에 합격했다. 별도의 오존 소독을 하지 않아 발암물질인 브롬산염이 생길 가능성도 없다. ~~~ 삼다수는 미국과 홍콩, 동남아 지역 등 수출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아이스와 오아시스의 합성어인 롯데칠성 아이시스는 청원군 미원면과 양주시 남면 감악산 등의 지하 150~20m 밑에 흐르는 지하수를 사용한다. 아이시스는 국가 공인기관인 경희대 환경연구소의 52가지 수질 검사를 거쳐 생산되며, 칼슘과 마그네슘 등 천연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되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공략하고자 훼손되지 않은 자연지대인 비무장지대(읔)의 수자원을 확보하여 풍부한 천연 미네랄을 함유한 롯데 아이시스 DMZ 2km가 출시되기도 하였다.
삼다수 이외에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생수가 또 한 가지 있다. 한국 코카콜라가 판매를 담당하는 ‘휘오제주V워터플러스’는 화산 현무암층을 통과한 암반 수에 칼륨 성분을 첨가한 생수이다. 대개 페트병 뚜껑이 흰색이나 프른 계통인데반해 이 물의 뚜껑은 분홍색으로 화사한 느낌을 연출한다.
[04] 그런데 생수 값은 왜 이렇게 비쌀까
생수 한 병당 제조원가는 100원도 채 되지 않는다. 결국 비싼 생수 값은 광고비를 포함한 브랜드 값인 셈이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수의 40% 이상이 수돗물을 재료로 하고 있다.
[05] 비행기까지 타고 가서 가져와야 할 에비앙이라면
에비앙은 국내 생수에 비해 100L당 최대 186배나 비싼데도 여전히 순위 안에 드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2008년 여름, 영국 정부가 식수를 수돗물로 전환하고 일회용 생수병 사용을 전면 금지한 사례. ~~ 모든 관공서에서 수돗물을 100% 전용식수로 전환하였고, 일회용 용기에 담긴 생수 소비를 금지하였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뉴욕, 솔트레이크시티와 미니애폴리스 등 주요 도시들도 이와 비슷한 행정명령을 내리고 패트병 생수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돗물은 좋은 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거의 모든 관공서에서는 정수기물을 마시고 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3장 물 산업과 친수환경을 일으켜라
[05] 입이 쫙 벌어지는 에비앙의 스토리텔링
-200년 전의 약수 이미지 끌어내다.
작년과 올해 에비앙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에비앙폴스미스의 경우 500ml 한 병 가격이 무려 2만 5,000원에 이르렀다. 일반인들로서는 깜짝 놀랄만한 가격이지만 올해 에비양폴스미스 한정판은 출시되자마자 동이 나 지금은 구할 수도 없게 되었다.
-에비앙 생수와 한길 걷는 에비앙시
인구, 9000여명의 작은 도시 에비앙시에서 에비앙 생수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농」 사무실에는 300여명의 직원이, 생수를 병에 넣는 공장에는 1,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6,000여 명을 에비앙 생수가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에비앙은 별도의 정수 과정 없이 원수를 그대로 병에 담아 판매한다. 실제로 에비앙시에 갔을 때 솟아나오는 물을 병에 담아 에비앙 생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만 하루 6,000톤을 생산한다고 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데 바로 그날 나는 에비앙 원수가 발원하는 산꼭대기에서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에비앙 물병에 그려져 있는 몽블랑은 원천지에서 바라보이는 산일 뿐 에비앙의 용천수는 아닌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즉 에비앙은 관고, 홍보, 디자인의 힘으로 물 산업을 리드할 수 있었던 것이다.
[06] 청계천 VS 가와베강
청계천 복원은 잠실대교 부근 자양 취수장과 뚝섬 정수장에서 취수하여 오존 처리를 한 9만 8,000톤의 물과 도심의 지하철역에서 공급하는 지하수 2만 2,000톤을 모아 하루에 총 12만 톤의 물을 청계천으로 흘려보낸다.
5.8km 에 달하는 청계천 주변을 콘크리트와 돌로 시공하고 굴곡 없이 일직선으로 물길을 내어 유속이 빨라짐과 동시에 수초가 자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휴식을 취할 곳이 없으니 물고기 역시 살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말았다. 또한 유충과 알을 먹어치울 물고기가 없으니 각종 날벌레가 끊임없이 번식할 뿐만 아니라 물이끼가 파랗게 끼어도 이를 먹을 개체가 없어 죽은 물이끼가 하천에 둥둥 떠다니는 등 건강한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다.
모터펌프 와 운영에 필요한 전기요금으로만 8억 7,000만원이 들고, 물 값으로 연간 150억 원이 들어 연간 청계천 관리에 230억가량의 유지비가 발생한다.
청계천에 물이 흐르면서 주변 기온이 최대 10~13% 감소하여 한여름에는 청계천 주변의 기온이 3도가량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07] 빗물, 받아쓰자
4장 생명수의 궁극에 물 윤리가 있다.
[02] 환경학자의 눈으로 본 새만금 간척과 4대강 사업
[Review]
오래전 세계 장수촌 중의 하나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에 가 본 적이 있다. 안데스 고원지대에 위치한 조용한 시골 마을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을 중앙에 스페인 식민지 시절 성당이 있고 넓은 개울에 흐르는 맑은 물, 그리고 야트막한 집들과 돌담에 올려진 호박 덩굴이 지난날 우리나라의 시골풍경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수의 비결이 그곳 물에 함유된 풍부한 미네랄 때문이라는 소문으로 외부인들이 들어와서 지하수를 개발하여 물을 상품화하고 있는데, 지난날 원주민들이 먹었다는 신비의 약수터는 마을 외곽에 볼품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식수로 어떤 물이 좋을까? 오염되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한 자연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미네랄은 인체의 생리 기능에 필요한 무기물이지만 해로운 성분도 있어서 이런 물은 오염된 물로 구분하게 된다. 그러나 함량에 따른 시비가 따르다 보면 어떤 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물은 개인적으로 자연수든 지하수든 빗물을 받아 마시든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질 일이다. 법적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물은 수돗물 아니면 사 먹는 생수 두 종류다.
처음 생수가 시판될 때 생수 업자들이 지하 몇 백 미터에서 나오는 광천수라고 홍보하여서 지금도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시판되고 있는 우리나라 생수는 수질에 관한 기준에 어긋나지 않으면 지하수든, 그 어떤 물이든 수돗물을 제외하고는 병에 담아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생산되는 지역이 달라 전혀 다른 물 성분임에도 같은 상표를 달아서 유통된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법적으로 보장을 받는 같은 물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어떤 물을 마실까? 책 제목에 끌렸다. 대학교수이며 물 박사가 마시는 물이라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정수기를 사용한 수돗물을 먹는다고 했다. 책 속에는 우리나라의 현재 생수 시장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수돗물의 처리 과정에서 우려하는 염소 소독, 오존 소독, 그리고 최근 우려되고 있는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루미늄 성분에 대한 문제점들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학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생수 업자들의 입자에서는 약간 불만스러울 것 같은 내용도 들어 있다. 신문기사를 읽는 것처럼 물에 대한 정책적인 의견이 많아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책 내용]
수돗물을 즐겨 마시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응집제인 알루미늄 때문이고 또 하나는 과도한 염소 소독 처리 때문이다. 비록 소량이라고 하나 수돗물에 치매의 원인이라고 잘 알려진 알루미늄이 녹아 있고, 소독약 냄새가 나는 염소 역시 건강에 좋을 리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먹는 물은 외국과 달리 수질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먹기에 적합하도록 필터링과 UV등의 물리적 처리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존 처리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처리를 거치면 생수 본연의 특성을 잃게 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정수기의 문제점은 물이 산성화된다는 점인데, 이것은 필터의 방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정수기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필터 방식은 역삼투압 방식으로, 인공처리가 되기 이전의 원수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삼투막을 통과시켜 정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삼투막의 구멍은 아주 촘촘하고 미세해서 박테리아와 세균마저 침투할 수 없게 하는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돗물 속의 바이러스와 미립자, 녹까지 거침없이 제거해 준다. 그런데 문제는 물속의 이로운 성분들까지 제거함으로써 이산화탄소가 쉽게 물에 녹게 만들어 물을 산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의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필터가 있는데 , 바로 중공사막방식이다. 이 정수 방식은 혈액을 걸러주는 인공신장 투석기에 사용되는 다공성 섬유 중공사막을 다발형으로 접속해 사용한다. 녹 찌꺼기, 곰팡이, 미생물,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같은 불순물은 걸러내면서도 미네랄은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물이 산성화될 일이 없다. 그러나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으로 남는다.
나는 두 가지 방식의 정수기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학교가 있는 대구에 머물때는 역삼투압 방식을, 그리고 본가가 있는 서울에 머물 때는 중공사막방식을 사용한 정수기를 사용한다.
제주 S수는 무기질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적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익숙한 물맛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기간 정수기 물에 익숙한 탓에 그 물맛과 비슷한 제주S수를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2009년 수질분석 전문기관에서 국내외 생수 22종의 6가지 미네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생수 가격과 미네랄 함량 수치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결국 생수의 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청정자연의 수원지도, 높은 미네랄 함유량도 아닌 브랜드 이미지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