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 400m인터벌을 10개 했던 것을 정례화시켜 이어가기로 하고 뉴턴mv2까지 신고 경기장으로~
날씨도 근래 드믈게 25℃남짓한 수준으로 안정적이고 햇살도 비치지 않아 더없이 좋다.
일단 7,8바퀴를 워밍업으로 돌고 이후에 1레인으로 들어가 400질주를 12개 채우려는 목표를 세우고 조깅을 시작했는데... 3바퀴째에 조석순 사장이 헐레벌떡 뒤따라 와서 붙는다.
이야기를 나누며 달리는 것까진 좋은데...
처음엔 비타민 이야기로 메가도스 요법의 임상적인 효과를 두고 열변을 토하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들과 관련된, 결국은 자식자랑.
참으로 가슴이 아픈 대목!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사람이 되어가는 요즘인데 속을 알리없는 이 양반은 끝도 없이 없이 줄줄~
고려대에 다니는 둘째가 용돈을 한푼도 안쓰고 아껴서 200만원이나 마련해 이번 여름방학때 남미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고... 거시기 뭐시기...서울대에 갔어야 되는 놈인데...뭐 지금은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잘 살고 있다고...공부는 적당히 못해도 되고 풍물패에 들어가서...이런 염장!
진즉에 목표로 했던 시간이 지났지만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어 함께 달리다보니 무려 20바퀴까지 가고야 말았다. [52:18 / 9.1Km]
그냥 좋게 생각하고... 이런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까?
8레인을 이용해 1000m를 1회 질주하는 것으로 실시하지 못했던 훈련을 대체하기로 한다.
홈스트레치 시작점 부근에서 결승점까지 대충 91미터를 달리고 이어서 2바퀴를 채우는 방식인데 1레인으로 2바퀴반을 도는 것에 비해서 여러가지로 장점이 있다.
(곡선부의 R이 크기 때문에 무리가 덜 가는 면도 있고, 걷거나 조깅하는 사람을 피해 달리기가 수월하기에)
하지만 출발점에 서서 곧바로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몇차례 망설이게 된다.
400 같으면 탄력을 이용해 한바퀴만 버티면 되지만 800도 아니고 이건...쩝!
3:30를 기준치로 삼고 달리려면 8레인 랩타임이 1'35"씩 돌아가야 된다는 것인데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제까지 맨 마지막 바퀴에서 그 정도의 속도를 내보았지 그것을 두바퀴 이상 계속한다는 것은 개념이...후덜덜!
타협점을 찾기도 하고 뭉게기도 하다가 결국엔 용기를 내서 출발~
홈스트레치 구간에서 16초가 찍히며 일단 안심, 앞으로 2바퀴 랩타임을 1'36"대로만 찍으면 목표달성이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그 다음 랩타임 1'36", 마지막도 1'36"로 유지해 3:29를 달성했다.
허~참, 별게 다 기분이 좋구만!
한창때 같으면 인터벌 5개를 그 정도로 밀었다지만 지금은 옛날 생각은 잊어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고 근래 들어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1000질주를 이렇게라도 해 놨으니 그것도 좋은 성과랑게^^
그나저나 오랜 이웃이자 동료인 오상진이 아까부터 보이던데 둘째아들 치훈이를 엄청 닥달을 하고 있다.
옆에서 보기에도 좀 안돼보이는데 그 친구에게 다가가 왜 그리 아들을 나무라는지 물었더니...중3인 녀석이 수영선수로 체육고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방금전 수영장에서 코치한테 쫒겨났다는 것. 게으르고 성의가 없다는 이유로~
에휴 아까 트랙을 돌면서도 내내 그런 이야기 했지만 자식이 부모 마음대로 되남?
하지만 운동을 주업으로 하는 학생이 어떤 이유에서든 운동을 그만둘 경우 그 이후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아빠의 입장에선 속이 탈 수밖에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릿속이 먹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