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고 고대하던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설렘보다 걱정을 더 많이 안고 설악으로 고고!! 아침식사후 두 부대장님과 헌선뱀, 현숙♡종호 선배님, 승욱선배님, 상기형님, 용호형, 강지형이 교장 선생님의 길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루트 앞에 도착하니 아ㅡ 걱정이 현실로. 헌선뱀은 목디스크로 휴식. 영도 부대장님 리드 하에 줄줄이 비엔나처럼 7명이 오르기로했어요. 음 장비 착용하고 기다리는데.... 대~~~~박!!!!>.< "지형이가 두번째로 오고!" 아???? 잘못들었나??? 대박!대박! 꽃미남 부대장님, 옆에서 말리시더라구요ㅡ.ㅡ, 흠.. 툭하면 울고불고 난리쳤으니 걱정하실 만합니다!! :) 종호선배님께서 그럼 부대장님 빌레이 봐주시겠다며... 여러 분의 걱정과 만류에도 영도 부대장님은 확고하게! 해봐야 한다며 모자란 강지형이를 쎄컨으로 세우셨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 등반 팀에 폭탄이라고 생각하셔서 두 번째로 붙이셨다고...) 암튼, 그래도 좋습니다. 어쨌건 부대장님의 온사이트 선등에 쎄컨!! 으아ㅡ 영광이었습니다:)그래서.. 평소 등반 전, 한 번 하는 기도 두 번 하고, 스스로 다짐한 것들을 되새기며 등반을 시작했지요. 그리하여 등반 순서는 영도부대장님>강지형이>종호선배님>현숙선배님>용호형>상기형님>꽃미남부대장님>승욱선배님.
설악의 바위는 이렇구나 하며.. 사실 이런 생각도 못하고 설악을 느낄 새도 없이 미친 듯이 매 피치를 올랐습니다. 등반보다 선등 서시는 영도선배님 확보에 심장이 쪼그라드는 거 같았습니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는데.. 4피치 오버행을 지나니 사라진 선배님 모습에 온 신경이 자일의 움직임과 귀로 가 있는 그 순간!!! 자일이 미친듯이 빨려올라가는 거에요. 선배님이 줄을 이렇게 빨리 빼셨나?? 라고 생각하는데! 선배님 목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선배님이 눈앞에... 으앙 ㅠ 진짜 울고 싶었습니다. 추락추락. 정말정말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제 다 왔다는 부대장님 말씀에.. 더더더ㅡ 자책하며 다시 빌레이 온. 무사히 크럭스 4피치 구간 완료하셨고 저희는 잡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올라갔습니다. 음.. 등반하며 선배님들께서 말씀하시는 "자일의 정" 이라는 걸 쪼ㅡ금 알아차린듯 했어요. 무언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다 아시는 듯 엄청난 텐션을 선물해 주시는데 참말로 신기했습니다. 모두 어렵게 4피치를 마치고 이제 5피치. 또 오버행.. 아무리 용을 써도 올라설 수 없어 어찌해야하나 생각하고 생각하는데ㅡ 종호 선배님께서 자일에 슬링 하나를 올려주셨어요. 인공 등반. 슬링에 발 걸어 어렵게 어렵게 올라섰습니다. 이 지점에서 종호선배님의 고군 분투하시는 모습을 보며.. 매 피치마다 느낀 선등자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부대장님 6피치 등반 시작하시는데… 아래서 머라머라 하는데 저는 소토왕골이 내는 거대한 물소리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일단 무언가 난관에 봉착한 거 같지만! 빌레이에 집중집중. 무언가 부대장님은 다 파악하셨고, 지령도 내리신 듯한데.. 뒤늦게 전해 들었습니다.신입 형님이 아쉽게도 후퇴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초 새싹 상기 형님의 첫 팀 등반이 너무 어려웠나 보아요. 그래도 지혜로운 꽃미남 부대장님의 현명한 대처로! 무사히 탈출하셨다고 하니 참말로 다행이어요. 꽃미남 부대장님, 승욱선배님, 용호형, 상기형님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그러는 동안 "정상이다~~" 라는 외침이.. 들렸고, 6피치 대기 중인 저희가 왜이리 기쁜지 축하 인사를 보냈는데ㅡ 들렸나용?
저도 정상에 도착, 바로 뒷편이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래요. 영도부대장님 프리솔로로 다녀오셨습니다. 한시길!! 저는 담에 가는 것으로 하고 하강 시작. 하강 중에 반가운 얼굴, 꽃미남 부대장님이 계셨어요. 정상탈환 대원들의 안전한 하강을 위해 한 시간 넘게 바위에 매달려 계셨답니다. 참말로 감동이었습니다. 골수의 두 부대장님 왕짱캡숑!!!!!
10시 30분에 등반 시작해 용호 형까지 정상탈환 후, 하강해 마친 시각이 6시 30분이 넘었으니. 모두들 참말로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안전하게 등반을 마칠 수 있게 해주신 두 부대장님께 박수 갈채를ㅡ 박수 갈채로는 부족합니다!! 음ㅡ 하트 뿅뿅!! ♥♥으로도 부족한데ㅡ 암튼 무한 감사드리며 무한 사랑합니다!!! ^___________^
요래 등반 후 야영장에 갔더니ㅡ 어마어마한 세트장이 설치돼있었어요. 승현형님의 만인을 위한 타프와 봉영형님의 완벽한 테이블, 준성선배님의 와인잔까지!!!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맛난 고기들과 요리들, 막내는 준비한 거 없이 맛나게, 즐겁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아침으로 누룽지와 슌대국까지ㅡ 우와ㅡ 원래 야영하면 이런 건가요?? @.@
그 날 밤의 대화 중 정정 사항. 저는 알피니스트 축에도 못낍니다. 샤모니는 선배님들 보고파 간거여요ㅜ 등반은 정말 낮은 바위에서 한 거고 ㅠ 칭찬은 제 마음속에 감사히 쟁여놓겠습니다. 그러니 제발ㅡ ㅠㅠ 아시죵??? 놀리지 마세요-.,-
영도 부대장님께서 오늘의 폭탄은 강지형일 것이라 생각하고 폭탄 안고 가려고 세컨으로 붙이셨다는 이야기에 폭탄이 폭발했다는 종호 선배님 말씀. 재미지게 전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ㅠ 이런 저런 대화와 빗소리로 야영장에서의 밤을 마감하고 다음 날, 상호형님과 규씨 합류. 근데 어쩌죠.. 비는 그칠 생각을 안하고 점점 더 내릴 기세라 아쉽게도 등반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습니다. 영은선배님과 승현형님의 사랑스런 아내 연정쌤은 함께 할 수가 없어 육지에서 가벼운 워킹으로 대신하고, 어제의 등반 멤버와 준성선배님, 봉영선배님, 승현형님, 상호형님, 규씨 총 14명이 오세암으로 워킹을 시작했습니다. 버스 타고 백담사로 가서 시작한 산행은 무언가 색달랐어요. 우중 설악산 산행. 승욱형님 말씀대로 옥빛의 계곡물과 형형색색의 바위들, 수천년을 살았을 웅장한 나무들에 오색빛깔 풀잎 사이 이끼들까지 전부 전부 저희 집으로 데려 오고 싶었습니다. :) 10시 30분에 시작한 워킹은 백담사에서 4시에 버스를 타고 내려와 마쳤습니다. 일일 총무가 빠딱빠딱 뛰어가 먼저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해 여러 선배님들을 기다리게 해서 참말로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저녁 식당으로 이동! 하여.. 막국수 집에서 캠핑하고 남은 영은 선배님의 삼겹살, 열심히 구워 먹었습니다. ^^ 현숙 선배님의 아이디어에 16명이 행복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웠지요! 서울로 돌아오는 길 엄청 막혔는데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해 있었더라구요.
매주매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시는 골수 선배님들께 감사한 이틀이었지요. :-) 슬랩이 아니라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제 자일을 믿고, 장비를 믿고, 제 두 다리와 팔을, 강지형이를 믿을 수 있게 된 듯합니다. 흠.. 선배님들 말씀대로 이건, 가이앙 암장에서 교장선생님의 특훈 효과가 맞는 거 같습니다. 교장선생님께 또 감사드립니당!!! *^o^*
강지형이 폭탄임에도 믿고 맡겨주신 영도 부대장님께도 무한 감사 드리며, 무엇이든 알려주시려고 늘 가르쳐주시는 꽃미남부대장님, 제 빌레이 주시하시랴, 후등 빌레이 보시랴, 등반루트 가르쳐주시랴 고생하신 종호선배님, 용호형 빌레이 보느라 팔에 펌핑와 고생하신 현숙 선배님, 인수 종합 등반 후 처음하는 멀티등반에 잘 따라와 준 용호형, 혼자서 애 쓴 상기형님, 아래서 하염없이 기다리느라 지치셨을 승욱 형님, 목디스크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우셨을 헌 선뱀, 야영 준비하느라 애 쓴 봉영선배님, 낯설었을텐데 끝까지 함께해 준 연정쌤, 연정쌤에게만 약자인 승현형님, 머나 먼 당진에서 기꺼이 함께 해 준, 2주 연속 등반을 하지 못해 아쉬웠을 상호형님, 설악산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려 애 쓴 규씨, 모두가 먹고도 남을 양의 삼겹살을 준비해 주신 영은선배님, 와인과 순대국으로 기분좋게 해주신 준성선배님, 1박 2일 동안 함께 해 주신 16명의 골수 분자님들!! 강지형이의 아름다운 추억에 동참 해 주셔서 감샤했습니다.
*꽃미남 부대장님, 현숙언니! 떨어지는 자일에 부딪쳐 목에 난 외상, 치료 잘 하셔야 해요! 담에는 제가 응급처치법을 배워 꼭 예쁘게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다치지 마셔요ㅠ
참석자(존칭생략):
7/23: 강민헌, 김승욱, 이종호, 서현숙, 김영도, 박승호,이상기, 정용호, 강지형
7/24: 강민헌, 김승욱, 이종호, 서현숙, 고준성, 김영도, 박승호, 박봉영, 이상기, 정용호, 이상호, 안승현, 이규상, 강지형 / 서영은, 연정쌤 육지워킹




























첫댓글 이번 설악등반에서 세컨, 총무 두 역할 흠결 없이 아주 잘하셨습니다. 많은 수고에 감사합니다~!
사실인데 소설처럼 역시 짱입니다 ^^
와우~! 드디어 <새싹 강지형>에서 작은 나무(?) <등반가 강지형>이 되는 건가? 허긴 산에서의 후배들도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 선배 역할도 해야지. 설악을 아주 진하게 즐긴 것 같아서, 읽는내내 흐뭇하고 좋구나.
많이 많이 축하한다!
우리 인기 후기 작가 강지형님의 글을 기대하고는 있었지만,이번 후기는 최고로 재미있었다는 말씀 남기고 싶으며~,
자일의 정=텐션선물 이라는 ㅋㅋㅋㅋ
지형이와 자일 묶는 날이 오면 정을 듬뿍 나누도록 잘 기억하겠음.. ㅋ
등반을 함께 하지 못했어도 이렇게 많은 웃음~즐거움을 같이 할 수 있게 해 주어 고마워~^^
이젠 강작가라고 해야겠네~~
이번 설악 등반 가기 전에 걱정과 고민이 많았어. 선등자는 없고 인원은 많고, 같이 등반 해 본적도 없는 신입회원도 오고... 어쩌면 폭탄(?)을 2번 등반자로 정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지. 나와 함께 문제 없이 종료 지점까지 갈 수는 있을 테니. 첫 날은 강지형을 2번 등반자로 내심 정했는 데, 내가 바라던 것보다 훨씬 잘해줘서 뿌듯했어. 사람이란 자신에게 책임이 주어지면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걸 새삼 느꼈지. 가을에 다시 설악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