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오전에 용성진종조사의 오도일 130주년을 맞이해 행적비 건립을 축하하는 기념 법회가 장수 죽림정사에서 열렸습니다. 이어서 오후에는 하반기 통일의병 활동을 시작하는 입재식이 있었고, 저녁 8시에는 서울 정토회관에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천일기도 중 400일째 기념법회가 열렸습니다.
새벽 5시에 서울 정토회관에서 예불을 올린 후 곧바로 장수 죽림정사로 향했습니다. 죽림정사에 도착한 뒤 스님은 은사 스님인 불심도문 큰스님에게 인사를 올렸습니다. “해외 순회 강연을 마치고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고 인사를 하자 큰스님은 “수고했다”고 격려하면서 지금 남북 관계가 전쟁 위험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법륜 스님에게 몇 가지 당부 말씀을 했습니다.
▲ 도문 큰스님
“이 시대를 보니까 법륜 스님의 책임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어요. 무력을 통해서 전쟁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하려면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이라는 우리 역사 속의 좋은 본보기를 배워야 해요. 평화적인 통일의 필요성을 법륜 스님이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시켜야 해요. 이것을 법륜 스님에게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님은 큰스님의 당부에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어서 대웅전으로 가서 삼배를 한 후 교육관과 제막식이 열리는 곳을 둘러보며 행사 전반을 꼼꼼히 살펴보고 기념법회에 참석했습니다.
▲ 행적비 제막식이 열릴 용성조사 생가 터 앞
오늘 행사에는 정토회 주간반 통일의병 600여 명과 내외 귀빈, 죽림정사 신도 200여 명 등 총 8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어제부터 비가 많이 와서 준비하는 봉사자들의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은 거짓말 처럼 비가 그쳤습니다. 사회자는 “비가 오더니 멈췄다며 역시 죽림정사는 영험도량인 것 같다”는 말로 행사의 시작을 기분 좋게 알렸습니다.
▲ 행사에 참석한 800여 명의 대중들
먼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온 겨레의 노래를 전 대중이 함께 부른 뒤 참석한 내빈들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기념법회는 용성진종조사 오도일 130주년을 기념하는 것과 동시에 불심도문 큰스님이 지난 55년 동안 용성진종조사의 유훈 실현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을 결산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스님은 참석한 대중들을 위해 용성진종조사가 불교 중흥을 위해 한 일과 일제강점기 때 독립을 위해 한 일, 도문 큰스님이 용성진종조사의 유훈 실현을 위해 한 일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했습니다.
“용성진종조사께서는 조선조 말엽인 1864년, 삼도 민중봉기가 일어나 나라가 혼란했던 와중에 이곳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이후 남원 교룡산성 덕밀암에서 출가하고 수행정진하셔서 부처님의 정법(定法)을 계승하셨고, 조선조 500년간 탄압받은 불교를 바로 세우시고, 많은 대중들에게 삼보(三寶)에 귀의하고 오계(五戒)를 받아 불자가 되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조선조 500년 동안 묶여 있던 승려의 도성출입금지 규정이 해제된 후 조사께서는 서울 종로구 봉익동에 민간주택을 구입해 대각사를 설립하시고 대중교화에 힘쓰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가 일본에 빼앗기고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기시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3.1 독립선언의 33인 가운데 불교계를 대표해서 서명하셨을 뿐만 아니라 천도교 손병희 선생님을 위시로 하여 3.1 독립선언이 실제로 성사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 이후 입적하실 때까지 하루도 끊이지 않고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헌신하셨습니다.
용성진종조사께서는 안으로는 흐트러진 불법을 바로 세우셨고, 밖으로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큰 일을 해내셨습니다. 그러나 큰스님의 원이 큰스님 당대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열반하시면서 10가지 공덕을 지으라는 ‘유훈 10사목(事目)’을 남기셨습니다. 그 유훈은 동헌 완규 조사, 불심 도문 법사에 그대로 이어져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고 있습니다.
지난 55년 동안 불심도문 큰스님은 이 세상은 물론이고 불교계와 용성진종조사의 법손들마저도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로이 유훈 실현을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용성진종조사 생가를 복원하고 그 생가 터에 죽림정사를 창건하셨습니다.
지난 55년 동안 큰스님께서 해오신 그 모든 일들 중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비명에 남겨서 후세에 길이길이 그 공덕을 잊지 않고자 오늘 행적비 및 공덕비를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주신 큰스님들, 내외 귀빈 여러분, 정토회 회원여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용성 진종조사, 동헌 완규조사, 불심 도문법사 3대에 걸쳐 이어온 불교 중흥과 민족 중흥의 원이 어떠했는지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기념비 제막식이 용성진종조사 생가 터 앞에서 있었습니다. 오늘 용성진종조사 행적비 1기, 동헌 완규조사 행적비 1기, 불심도문 법사 행적비 1기, 용성 진종조사 유훈 실현 공덕비 2기, 죽림정사 창건 공덕비 1기, 33개월간 1000일기도 봉행 불사성취 공덕비 3기, 총 9기의 공덕비가 건립되었습니다. 내빈들은 자리를 이동해 테잎 커팅을 한 뒤 제막 끈을 당겼습니다. 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 공덕비 제막식
이후 불심도문 큰스님과 법륜 스님은 기념비를 향해 삼배의 예를 올렸습니다. 정성껏 삼배를 올리는 모습에서 그동안 유훈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두 분의 마음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내빈들의 기념 축사와 추모사, 감사패 증정, 명법사 합창단의 축가가 이어졌습니다. 축가의 곡목은 ‘용성’으로 도문 큰스님이 쓴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곡 내용은 용성조사의 탄생부터 출가 후에 정진하고 독립 운동한 내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에 맞춰서 조사님의 삶을 들으니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후 스님이 단상에 올라 행적비의 비문을 낭독했습니다. 비문에는 용성조사의 일대기부터 오늘날 죽림정사가 창건되기까지 도움 주신 분들의 노고가 깨알처럼 들어 있었습니다.
다음은 불심도문 큰스님의 기념법문이 이어졌습니다. 큰스님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장점을 보고 크게 포용해내어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기를 간절히 발원하는 법문을 하셨습니다.
“가야와 신라가 으르렁할 때 신라의 왕은 가야의 구형왕의 손을 잡고 ‘산도 맑고 물도 맑고 마음도 맑은 경남 산청 땅에 궁궐을 지어서 모실 것이니 가야 나라를 신라에 두게나’ 하면서 이미 통일하기 전에 신라 궁궐보다 더 좋은 궁궐을 떡 지어 놓고 구형왕을 모셨어요. 그리고 신라의 귀족들은 가야의 귀족들을 잘 받들어 모셨어요. 이렇게 가야와 신라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합의 통일을 해서 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썼어요.
그래서 우리 남한과 북한도 가야와 신라처럼 통일을 해야 돼요. 북한에 있는 위정자들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제 세계에서 알아주는 부자 나라가 되었으니 참 장하다’ 이렇게 좋게 봐주고요. 또 남한에 있는 위정자들은 ‘북한 사람들은 미국한테 큰 소리 빵빵 치면서 배고파도 그저 꿋꿋하게 버티는 구나. 이야! 대단하구나.’ 이렇게 좋게 봐주고요.(모두 웃음)
이렇게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의 장점을 따르고,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의 장점을 따르는 이런 마음을 내야지요. 이것이 인연 연기의 마음 도리입니다. 그런데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을 가난하고 굶주린다고 욕하고,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을 미국놈의 하수인이라고 욕하면, 결국 우리 민족은 세계 강대국의 종속국 밖에 안 됩니다. 부자 되는 도와 꿋꿋하게 버티는 도를 합하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요런 머리를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요?”
“네. 맞습니다.”(청중 다 함께 대답)
서로의 단점만을 보지 말고 장점을 보고 크게 포용할 수 있어야 통일을 할 수 있다는 말씀에 청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일상 속에서도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고 포용하는 연습을 해가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임을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죽림정사 경내에서 흩어져서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2시부터는 교육관에서 2016년 하반기 통일의병 활동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 통일의병 발대식
스님은 발대식 입재 법문을 통해 통일의병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용성진종조사께서 깨달음을 얻으신지 1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을 기해서 통일의병 활동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취지로 발대식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뉴스를 보셔서 알겠지만 얼마전 북한에서 5차 핵실험이 있었고, 남북한의 긴장은 높아지고,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혹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제가 가장 우려하던 것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전쟁이 날 듯한 위기 상황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런 후 지금 이 시대에 통일의병의 역할은 무엇인지 강조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국내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첫째, 빈부격차의 확산입니다. 빈부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중산층이 붕괴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까 앞으로 식당과 숙박업은 절반이 문을 닫게 된다고 해요.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고, 은퇴한 사람들이 주로 숙박업이나 외식업을 시작하는데 인구에 비례해서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문을 닫아야 된답니다. 퇴직금과 은행 융자로 시작 했다가 결국 몇 년 만에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계속 일어날 텐데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됩니다.
둘째, 청년 실업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하면서 젊은이들을 만나보면, 그 곳에서는 원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한 단계만 기준을 낮추면 직장 구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구할 직장이 없어요. 겨우 배달을 하거나 커피숍에서 일해서 80만원 받는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 밑에서 부모에게 용돈 받고, 부모의 집에서 지내고, 이렇게 생활하는 젋은이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세대들이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되더라도 제 힘으로 집 사기가 어렵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조금 과장됐다 하더라도 이게 현실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벌어서 결혼도 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려면 필요한 것이 바로 통일입니다. 남북한 협력경제가 이루어지면 북한을 개발하는 데에 중소기업이 들어가게 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저임금 노동을 북한 노동자들이 맡게 되면 현재의 북한 주민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이런 면에서도 통일은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의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집단, 어떤 세력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은 명예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천당 가는 걸 원하는 것도 아니고, 복 받는 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잖아요. 복을 준다고 해도 싫다고 해서 여기 모인 분들인데 그런 걸 원하겠어요? 그런데 지금 나라가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희망을 만드는 일을 우리가 한번 해보자는 겁니다.
첫째, 국민 행복 시대를 목표로 해서 국민들이 조금 더 웃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제는 불교라는 이름을 떼고 정말 이 좋은 법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다. 대한민국에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이 바뀔 수 있도록 좋은 법을 널리 전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사회에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개선해주기를 바라지말고, 불평불만만 하지말고, 우리가 힘을 합해서 변화를 시키는 운동을 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 나라를 평화롭게 지켜야할 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는 통일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일입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독립운동을 하거나 의병운동을 하듯이 우리가 통일의 물꼬를 터보자는 취지로 통일의병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발대식을 했으니 내일부터는 딱 준비를 해서 희망강연, 소모임, 행복학교를 전국방방 곳곳에서 열어봅시다. 정토회와 불교를 넘어서서 일반 국민들과 손을 잡고 ‘우리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봅시다. 세상의 희망을 만들어 봅시다. 불평불만만 하지말고 희망의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어봅시다’ 이런 운동을 우리가 해보자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발대식을 하는 겁니다. 어떻게 자신이 있어요?”
“네!”
“그렇게 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우리가 한번 만들어 봅시다.”(대중 박수)
스님의 제안에 대중들은 큰 박수로 실천을 다짐했습니다.
스님은 해외 순회강연을 하는 동안 매일 비행기와 차로 이동하면서 쉼없이 강연을 하다보니 목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법문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후 깜짝 이벤트로 해외 순회강연을 무사히 마친 스님에게 감사를 표하는 꽃다발 증정식을 가졌습니다. 꽃다발 증정은 이기혜 대표님, 김은숙 행정처장님이 했습니다. 스님은 꽃다발을 받고 나서 “경상도 사람은 좋다는 말을 이렇게 한다”며 “꽃은 안 줘도 되니까 그 힘으로 통일이나 해라”라고 말해 대중들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이어서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은 하반기 통일의병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안내를 해주었고, 마지막으로 김은숙 행정처장님의 닫는 말씀으로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가 마친 뒤에는 통일의병 기수단과 통일의병 풍물패의 신나는 사물놀이가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같이 어우러져서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통일의병 600여 명이 모두 대웅전 앞 계단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계단과 마당을 꽉 채운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통일의병들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기도 하고, 흥겹게 노래도 부르면서 멤버십을 다졌습니다.
스님은 행사 후 도문 큰스님께 인사를 올린 후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 서초법당에서는 저녁 8시부터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 기도 중 400일째 기념법회가 열렸습니다.
오후 4시에 죽림정사를 출발한 스님은 법회 시작 시간에 맞추어 가까스로 도착했습니다.
▲ 통일 기도 400일째 기념법회
서울과 경기도에서 200여 명의 통일의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님의 기념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념법회 참석자 대부분은 통일기도에 한 번 이상 참여한 분들이었습니다.
“오늘은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를 시작한 지 400일째 되는 날입니다. 기도를 하는 이유는 첫째,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세운 어떤 목표와 원이 있다면 그 마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기도를 하는 겁니다. 대부분 작심삼일이 되기 쉽죠. 그래서 기도를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기도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뜻하죠.
예부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면 하늘도 거기에 감응한다고 하죠. 사람의 마음이 간절하면 보통 때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주위 사람들이 감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희들은 천일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기도를 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간절한 원이 없으면 이 기도를 계속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지금 남북 간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전쟁이 일어날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안보 전문가들의 이야기로는 미국의 대외정책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질 때 첫째, 언론이 그 나라를 굉장히 나쁘게 묘사하여 악마화 시키고, 둘째, 국제 사회와의 고리를 끊어서 고립을 시키고, 셋째, 경제 재재를 해서 목을 조르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넷째, 그 나라 지도자를 국제 인권위에 제소하고, 마지막 다섯째는 군사적인 공격을 감행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악마화 시켜놓고 군사적인 공격을 하면 대부분의 여론이 ‘저 놈들은 망해도 싸다’ 이렇게 되지요.
지금 북한은 네 번째 단계에 지금 와 있어요.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군사적인 개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간의 긴장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핵포기는 커녕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서 미국도 공격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니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지금까지는 침공에 대한 방어 훈련이 주축이었어요. 그런데 제작년부터는 공격 훈련으로 바뀌었어요. 올해는 ‘참수 작전’이라고 해서 북한을 공격해서 지도부를 제거하는 훈련도 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서 선제 공격도 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전쟁의 위험이 과거와 달리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북한이나 남한의 어떤 실수 하나 때문에 순식간에 확전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금 가장 먼저 기도해야 할 것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 하는 것입니다. 전쟁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상대가 자꾸 얄밉고 감정이 상하다 보니까 ‘확 공격해버리지 뭐’ 이렇게까지 나오게 되는 겁니다. 국민들의 여론이 그렇게 들끓어도 국가 지도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사태를 진정시켜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국가 지도자가 오히려 더 감정을 북돋우는 형국입니다. 남한이 이런 상황이니 북한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겠죠.
지금 두만강변에 어마어마한 홍수 피해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정부는 자기들 국민들에게 관심이 없고, 남한 정부도 북한 주민들에 대해 관심이 없는 그런 상황이에요. 국민을 돌보지 않으면서 ‘애국’을 자꾸 강조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애국’이냐는 겁니다. 결국은 애국을 핑계로 자기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남한에서는 농사짓는 성주 군민들이 일어났고, 또 요즘은 김천 시민들까지 들고 일어나서 난리잖습니까. 국민이 행복하도록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지 않습니까. 남북 둘 중에 어느 한쪽만 더 잘해도 제가 한쪽 편을 들겠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니 가만히 앉아서 중도를 안 지킬 수가 없어요.(모두 웃음)
이런 상황에서는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마음이 굉장히 간절해져야 합니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그래야 천지신명이 감동해서 전쟁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또 종교적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의 이러한 정성이 만약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면 감정적으로 들떠 있는 마음을 좀 가라앉힐 수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해서 1만명이 감동하고 100만명이 감동하면 어쩌면 정치인들에게도 영향을 주어서 평화의 물결을 만들어 낼 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전쟁이 안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이긴 해요.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우리 나라의 미래가 밝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다 정체 국면에 이르렀고 사회가 분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고, 국민 통합도 이뤄져야 합니다. 이 모든 문제들의 근본 뿌리는 분단입니다. 그래서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경제 성장이 정체된 것은 북한 개발을 통해서 극복할 수가 있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도 마찬가지입니다. 빈부격차의 해소도 통일을 통해 어느 정도 성장이 일어나면서 새로 얻어지는 이익에 대해 분배를 제대로 하도록 해야 갈등이 적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통일은 우리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평화는 현재 우리들의 안전을 유지시키는 것이라면, 안전만 갖고는 희망이 없다는 겁니다. 희망을 갖고 좀 더 발전하는 쪽으로 나아가려면 통일 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통일이라는 것은 당장 휴전선을 없애고 남북이 하나가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아요. 적어도 서로 협력해서 나아가겠다는 관점만 확실히 잡아도 절반은 통일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기도만 간절히 할 것이 아니라 통일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한쪽으로는 기도를 해서 감동을 시키고, 다른 한쪽으로는 통일의 필요성을 널리 알려서 통일 지향적인 정부가 들어서도록 해야 합니다. 우선 내일 모레부터 하반기 강연이 시작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강연에 참석해서 이런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정토’라든지 ‘불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버리고 ‘어떻게 하면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로 첫째는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둘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려면 투표를 제대로 해야 한다’ 하는 메시지를 널리 전파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널리 전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국민이 각성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이제는 의병이 일어나야 할 시기이다’라고까지 했겠습니까.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위정자들과 군대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니까 농사짓던 백성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구했잖아요. 지금 우리들도 그런 마음과 자세가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이 기도도 열심히 하고, 활동도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남북 관계가 지금 많이 어려워졌는데,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스님의 진단에 우려스런 마음도 들었지만, 마지막에 힘을 북돋워주는 말씀을 듣고 나서는 굳은 결의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다음 500일째 기념법회는 내년 1월 9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앞으로 100일 동안 왕성한 활동을 해나갈 것을 다짐하며 통일의병들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유수 스님의 집전으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400일째 기도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간절한 목소리가 법당에 울려퍼지고, 대중들의 마음도 더욱더 간절해져 갔습니다.
내일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하루종일 미팅과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스님은 해외 순회 강연을 하느라 한 달 동안 국내 업무를 못했는데, 내일과 모레는 그동한 못 다한 업무들을 처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