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글리라는 중국의 지역 이름으로는 좀 영어 스럽다. 내가 처음 샹글리라를 들어 본 것은 90년도 말 쯤으로 기억한다. 한 때 .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 힌두교 성자들의 쓴 책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라즈니시. 크리쉬나 무리티. 바바리쉬 와 같이 자신의 아쉬람을 운영하는 성자들의 말씀을 통해 접했거나 또는 힌두교의 거리의 성자들의 찾아 떠나는 이상향의 세계을 샹그리라 라 했다. 실재로 한자의 발음이 샹그리라인 도시에 왔다 . 소설 속에 나오는 이상향으로 묘사한 도시와 가장 가까운 도시를 찾아 개명한 곳이 지금의 샹그리라이다. 사천성에도 샹그리라가 있다고 한다. 해발고도 3400미터의 천상의 도시이다.
리짱 터미널에서 장족의 복장을 한 남자를 보았다. 검은색의 긴 코트에 검은 모자를 쓴 그 사람도 우리와 같이 샹그리라로 간다. 나시족이 살고 있는 리장을 떠나 장족 테벳족이 살고 있는 샹그리라까지는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200키로가 안되는 거리를 4시간 동안 간다. 간단히 아침을 터미널 앞 식당에서 국수로 해결했다. 닭고기를 다져서 국수와 함께 먹는 국물이 진한 음식이다. 추위에 움추렀던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버스터미널에도 물품 검색대를 통과해야 대합실에 들어 갈 수 있다.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9시 50분에 탑승을 시작한다고 한다. 최신형 고속버스이다. 구조가 우리 나라 우등버스와 조금 다르다. 일층은 짐과 운전석만 있고 승객은 모두 이층에 앉는다. 운전석 바로 위에도 승객이 앉는 자리가 있다. 그래서 51인승이다. 우리 좌석번호는 35.36번이다. 중간쯤이라 멀미가 덜 할 것 같아 굳이 변경하지 않았다. 중간에 간이내점과 화장실만 있는 금사강변에서 한 번 휴식을 취하고 곧 바로 이곳까지 왔다. 강변 화장실 사용료는 1원이다. 아무런 시설도 없을 뿐아니라 불결하기 까지하다.
리짱을 떠난 버스는 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속도로로 진입 했다. 다행인 것은 앞 차가 없어도 절대로 과속하지 않는다. 산은 길을 따라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고. 나무들은 조림한지 오래지 않은 소나무로 덮어 있다. 차는 장강 (양자강)의 상류를 따라 가다 금사강의 지류로 접어든다. 물은 황토색의 진흙탕 물 처럼 보인다. 거의 흐름이 없어 보이던 강물은 강폭이 좁아지고 산이 높아 지면서 격류로 변한다. 물길이 끊어지고 계곡은 좁아져 차 길만 남은 좁은 협곡을 계곡 들어간다. 협곡의 끊나는 곳에서 정상을 향해 산 허리를 휘돌아 올라간다.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하는 말을 이제야 알 것같다. 4시간이 6시간이 될 수 있다고하고. 심하면 9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비가 오면 수시로 낙석이 도로를 막아 하념없이 기다려야 한다. 정상에 오르니 구름이 앞 산을 넘어간다. 여기부터는 우리나라 시골 같은 풍경이 나타난다. 논 대신 초원을 생각하면 별로 다른 것이 없는 야트막한 산으로 둘려쌓인 들판이다. 초원에는 띄엄띄엄 너와지붕을 한 농가와 검은 털로 덮어 있는 뿔이 기다란 소, 야크가 한가롭기 풀늘 뜯고 있다. 집에는 만국기 모양의 룽다를 걸어 놓았다. 집 모양이나 룽다가 있는 백탑은 티벳의 모습 그대로다. 평야가 상당히 넓다 .정상에 올라 온 후에도 거의 1시간을 더 와서야 터미널이 도착했다. 이전의 도시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한족들이 이주해 와서 새롭게 건설한 도시이다. 고성은 화재로 많은 부분이 소실되어 복원 중이다. 샹드리라의 참 모습은 도시를 벗어나야 볼 수 있다고 한다. 터미널에서 숙소에 전화를 하고 대합실에서 기다렸다. 젊은 사람이 왔다 . 사진에서 본 사장이다. 쿤밍의 시아안 차와 같은 폭스바겐을 몰고 왔다. 운남성에서 보이는 차의 1/3은 폭스바겐이다. 숙소는 고성 앞 객잔이다. 전화로 예약한 방은 다른 사람이 이미 들어 왔다고 한다 . 일하는 아이가 예약이 있는 것을 모르고 손님을 받았다고 한다. 사장이 일 하는 아이를 언성을 높이면서 야단을 친다. 아직 약간씩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하루만 같은 가격에 넓은 방을 사용하고 내일은 작은 방이 빈다고 한다. 그리고 이모가 경영하는 객잔이 근처에 있는데 다인실을 25원에 쓸 수 있다고 하면서 같이 가 보자고 한다. 결국 이 곳 다인실에서 묵을 생각으로 다시 짐을 옮겼다. 10인실에 손님이 없으니 둘이 쓰라고 한다. 썰렁하다. 더욱이 몇 일 있으려면 새로운 손님이 오면 다시 재 조정을 해야한다. 2층 2인실 방을 60원에 사용하기로 조정하고 짐을 풀었다. 허기를 체우기 위해 재래 시장으로 향했다. 가고 오는 길이 샹그리라 여행이다.사과 바나나 그리고 만두를 샀다. 오늘은 그냥 쉴 생각이다. 고산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는 사람이 있으니 조심하면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곳 사장도 흑룡강 성에서 2년 전에 아들과 두 부부가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