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이어 5000억원 수준 대대적 자금지원 효성비나케미컬 누적 손실 1조9000억원에 달해 단기 유동성 회복에도 체질개선 없이는 밑빠진 독 주력 PP 생산 효율화가 실적개선 이어질지 관심
효성화학의 폴리프로필렌 [사진=효성화학]
[필드뉴스 = 윤동 기자] 올해 초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던 효성화학이 하반기에도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위기를 탈출했다. 다만 어려운 업황과 수익성 저하로 내년에도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효성화학이 1조5000억원을 투자한 베트남 해외법인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주력인 폴리프로필렌(PP) 사업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약 6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23년 말 부채비율은 4934.6%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해 자본잠식 상태를 곧바로 해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재무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본잠식 이후에도 업황 개선의 기미가 없자 지주사인 효성이 대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섰다. 효성은 지난달 31일 효성화학에 대한 유동성 및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재무적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지원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채무보증 제공, 영구전환사채 인수, 유형자산(백금) 매입 및 재리스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효성은 효성화학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2000억 규모의 자금보충을 제공한다. 효성화학의 POK(폴리케톤)사업부 관련 유형자산 및 효성화학이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여 예정인 자금 등을 담보로 제공받기로 했다.
또 효성은 효성화학이 설비를 위해 가지고 있던 약 2000억원 규모의 백금 자산(7만7157toz)을 매입해 재리스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수회에 걸쳐 취득하게 된다. 여기에 효성은 오는 12월 중에 효성화학이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후순위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한다.
효성은 이번 조치에서 총 5000억원 규모를 효성화학에 지원하며 차입부담 완화, 자본 확충,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의 베트남 해외법인인 효성비나케미컬(Hyosung Vina Chemicals)이 위기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효성비나케미컬은 올해까지 누적 손실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부채비율도 5600%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감사법인 PwC 베트남은 단기부채가 단기자산을 초과하고, 누적적자가 지속돼 지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현지법인은 베트남 바리어붕따우(BàRịaVũngTàu)성 카이멥 산업단지에 조성한 13억 달러(한화 1조5000억원) 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핵심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석유화학 단지가 준공됐으나 이후 중국 업체의 증설에 따른 글로벌 폴리프로필렌(PP)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1조5000억원의 투자로 설비를 확장한 것이 독이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주사인 효성이 무한정 지원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효성화학의 근원적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지주사의 지원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는 해소된 것으로 보이나 아직도 1조원이 가량의 장기(1년 이후 만기 도래) 차입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추진 중인 일부 사업 매각과 주력 상품인 PP 생산 효율화 계획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나서 화학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사업 매각과 생산 효율화 등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