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려서 무우라하는 것을 무시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무우라 하던 것을 무라고 한다.
"무"
나 어려서는 무가 싫었다.
내가 살던 고장의 특산물처럼 무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
우린 황토밭에 무를 심었다.
남들처럼 농사를 잘 지었던 기억도 없다.
하지만 밭이 많은 우리집엔 어쩌튼 흔한 것이 가을이면 무와 고구마였다.
추위에 약한 고구마는 캐다가 안에 쟁이고 무는 밭에 큰 두둑을 만들어 묻어두고 먹었다.
논이 없던 관계로 쌀은 늘 부족하였다.
무를 많이 넣은 지컥한 무밥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밥이다.
차라리 시원한 싱건지 국물에 고구마를 먹지 무가 들어간 것은 먹기 싫었다.
그렇게 무로 만든 것은 무엇이건 먹기 싫었지만 딱 한가지
어머니가 빨갛게 장살오르도록 해주던
무조림은 먹을만했다.
올 가을엔 무를 뽑아다가 항아리에 저장을 했다.
아주 잘 큰 무 10개정도를 저장해 두었다. 나의 겨울용 채소다.
시장에 나가면 언제든지 있는 것이지만 가을 무 맛은 다르다.
어제 저녁엔 다 있는 재료로 황태 무국을 끓였다.
황태무국 끓이기
재료 : 황태 한마리, 무 200그람, 육수용 다시마 버섯 조금씩
1. 황태 머리와 다시마 표고버섯을 넣고 육수를 만든다.
2. 육수에 황태살, 무 나박나박 썰어 넣고 푸욱 끓인다.
3. 무가 말갛게 익으면 마늘, 찌끔, 멸치액젓,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황태무국 완성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국을 끓이는 나보고 남편은 한마디
"힘들다면서 뭐 그리 하는가"
그런데 할 일도 많고 한스픈을 먹지만 먹을만한 것을 할 수 있을 때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