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계엄’에 정치권이 난리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담에도 등장했습니다. 앞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월21일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 “내 귀의 도청장치와 다를 바 없다. 이 정도 거짓말이면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대표가 ‘국기문란’이 무슨 뜻인지나 알고 저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1야당이 계엄 ‘경계경보’ 발령이 못마땅하면 “전혀 사실이 아닌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 그만이지,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오버’를 합니까. 게다가, 비유를 들려면 국민들께서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기를 해야지, 1988년에 있었던 ‘내 귀의 도청장치’ 사건을 들먹이면 누가 압니까. 무려 36년전 사건이니 일제 치하 35년보다 더 오래된 사건입니다.
헌법 77조1항은 ‘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영장제도,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등이 제약됩니다. 5항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계엄 선포 뒤 야당 국회의원들을 체포·구금하는 방식으로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봉쇄할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에, 혹시라도,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면, 계엄령 선포 뒤 국회에서 바로 해제될 상황을 계산에 넣지 않겠습니까. 조국혁신당이 ‘술 취한 선장’에 빗대긴 해도 윤 대통령이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지 않습니까.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은 민주당의 ‘계엄 준비’ 주장에 발끈할 때가 아닙니다. 왜 그런 ‘비상식적인’ 주장이 나오고, 그런데도 공감하는 이들이 많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국정에 관심이 있습니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데에 자신의 술자리만큼 진심입니까? 대통령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오로지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씨 등 가족의 안위만 걱정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윤 대통령 자신과 가족들에 위기가 닥치면 무슨 짓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야당과 국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길 바랍니다. 계엄 준비 주장에 ‘격노’하지 말고, 국민의 마음을 살피길 바랍니다. 제발.
2024년 9월 2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