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타기와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강
우
택
TV화면에서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3,4위전에서
한국과 이탈라아가 숨가쁜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3피어리드에서
정승환 선수의 패스를 받은 장동신이 멋지게 한 골을 넣었다.
이로써
우리 아이스하키팀은 사상 처음 동메달을 땄다.
나는
경기장면을 보면서 저 선수들은 썰매를 타면서 경기까지 하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다. 문득 어릴적 썰매타기를 하던 일이
회상되었다.
알제
말엽 유년시절엔 오목대 밑 오래된 한옥에서 살았다.
추운
겨울 골목을 조금 벗어나면 한벽루 전주천은 꽁꽁 얼어붙어 천연아이스 링크가 되었다.
이
얼음판에는 꼬마 썰매꾼들이 아침부터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었다.
그
무렵 나도 썰매를 들고 나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썰매의 성능은 무엇보다 썰매 받침목에 깔린 철사의 굵기와 새철사 여부에
달려있었다.
나의
헌 썰매는 철사가 닳아빠져 얼음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았다.
‘이
몹쓸 썰매야!’하고 내팽개치곤 했으나 아무것도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하는
수 없어 집에 돌아와 할머니에게 썰매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았지만 할머니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 무렵 허씨 성을 기진 나이 많은 형이 우리 집을 드나들었다.
그는 아버지의
부하직원이었으며
당시
유명한
육상선수였다.
그분이
나에게 새 썰매를 만들어준
적이
있었다.
보통
썰매와는 달랐다.
받침목에
철사가 아닌 연습용 스케이트 날이 달린 그런 새로운 썰매였다.
얼음
위를 조금만 지쳐도 한없이 얼음판에서 미끄러져나가는 수제 썰매였다.
패럴림픽
아이스하키선수 13명은
모두 하지장애(下肢障碍)
남녀
선수로 구성되었다.
경기
방법 역시 정상선수들의 경기와 똑같다. 다만 다른 것은 썰매를 타고 경기를 하며 1피어리드에
15분씩
3피어리드를
하며, 중간에 10분을
쉰다.
무게기
150그램에서
170그램
되는 두꺼운 고무로 된 퍽을 선수들끼리 패스하여,
상대방의
골문에 넣으므로서 득점하는 경기인데 벌칙도 엄격하다. 상대선수의 썰매를 고의로 부딪히거나 클레이져로 경기를 방해하면 2분간
퇴장당하는 패널티를 받게된다.
골키퍼인
골리는 단단한 퍽이 빨리 날아오는 경기특성상 헬멧과 온몸 보호대 그리고 글로브를 착용해야 하며,
골리의
선전 여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는 외국인 귀화 골리선수들이 선방해서 대량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이번 아이스하키의 썰매 실물을 본 적이 없다.
다만
어렸을 적 스케이트 날이 달린 그 썰매와 비슷하지 않나 유추해볼 뿐이다.
패럴림픽
스키활강종목은 군데 군데 장애물을 긴코스에 설치하고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설상종목이며 속도 경기이기도 하다.
외다리로
스키릏 타고 내려오는가 하면 앞을 못보는 선수가 리드가 이끌어주는 밭줄 한 가닥을 붙잡고 긴 코스를 달려 결승문을 통과 할때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박수를 쳐 주었다.
정상인 선수들도
실수하여 눈구덩이에 쳐박히는 난코오스였다.
이들이
이렇게 되기끼지는 그얼마나 많은 피땀을 흘렸을까, 상상이 되지 않았다.
패럴림픽
페회식날 IOC
위원장의
격려사가 내 마음에 오래 남아있다.
여기
모인 패럴림픽 선수 여러분 모두는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인간승리자라고 했다.
서양의
어떤 철학자는 ‘인간에게 절망은 없다. 다만 절망을 극복하는 길이 있다.'라고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특히 패럴림픽은 우리 한국의 저력을 보여준 성공적인 인류의 스포츠제전이었다.
다음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는 어떤 인간 승리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20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