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쪽. 전 지구적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전지전능해지는 만큼,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이 모든 의미의 원천이 된다. 사람들이 데이터의 흐름 속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데이터 흐름의 일부일 때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어떤 것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종교는 당신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우주적 규모의 장대한 계획의 일부이고, 신은 매순간 당신을 지켜보며 당신의 생각과 감정에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제 데이터교는 당신의 모든 말과 행동은 거대한 데이터 흐름의 일부이고, 알고리즘은 항상 당신을 지켜보며 당신이 행동하고 느끼는 모든 것을 신경 쓴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매우 흡족해한다. 진정한 신자들은 데이터 흐름과의 연결이 끊기는 것을 인생의 의미 자체를 잃는 일로 생각한다. 내 행동이나 경험을 아무도 모르고, 그것이 전 지구적 정보교류에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한다면, 뭔가를 하고 경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인본주의는 경험이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우리는 일어나는 모든 일의 의미를 우리 안에서 찾음으로써 우주에 의미를 채워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터교도들은 경험은 공유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고, 우리는 자기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필요가 없다(실은 발견할 수 없다)고 믿는다. 자신의 경험을 기록해 거대한 데이터의 흐름에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고리즘들이 그 경험의 의미를 알아내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나의 생각) 3부에서 읽은 것을 요약하면 인간에게 영혼이나 자유의지 같은 것은 없고, 자아는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일 것이라는 것. 영혼과 자유의지 대신에 물리적․화학적 법칙의 지배를 받는 유전자․호르몬․뉴런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현재까지 밝혀진 자아는 이야기 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가 따로 있다. 이것은 인간의 행동과 뇌를 연구한 결과다. 그리고 이미 『사피엔스』에서 인간은 창조되지 않았고 동물로부터 진화되었음을 말했었다. 곧 사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이 온다. 그리고 기존의 은행들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도 눈앞에서 보게 될 것 같다. 이런 세상에서 내 삶의 의미는 어떻게 찾을까? 작가는 기록하고, 업로드하고, 공유하라고 했다. 그러면 알고리즘들이 알아서 내 경험에 의미를 부여해줄 것이다. 『호모데우스』 읽기 끝. 2017년 8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