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보현봉과 문수봉 사이, 그리고 장독대
1. 일자: 2025. 2. 15 (목)
2. 장소: 북한산 문수봉
3. 행로와 시간
[구기탐방센터(08:21) ~ 문수사(09:55~10:15) ~ (대남문) ~ 문수봉(10:30) ~ (승가봉 / 비봉) ~ 탕춘대 갈림(11:49) ~ 구기동 장독대(12:36) / 7.03km]
기영과 북한산을 다녀왔다.
구기탐방센터에서 출발하여 문수사와 대남문을 거쳐 문수봉에 올랐다. 북한산은 아직 겨울이었다. 문수사에서 올려다 본 보현봉과 문수봉은 한폭의 그윽한 수묵화였다.
대남문, 햇살의 위력은 북한산의 주능선 남과 북을 극명하게 구분지었다. 북쪽은 논밭 그 자체였다. 아이젠 밑에서 올라오는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겨울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켰다.
2월 초 혹독한 한겨울 추위가 물러나자 기온이 오르고 그 대가로 미세먼지가 자욱하다. 세상사 모든 일에는 빛과 그늘이 있나 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탕춘대 성을 따라 하산하다 구기동 음식점 장독대에서 걸음을 멈춘다. 지난 가을, 이 길에서 산행을 시작하며 기회가 되면 꼭 들리자 했던 약속이 오늘 실현된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의 주인이 먼 길을 걸어온 우리를 반갑게 맞든다.
생각했던 것보다 소박한 장독대의 실내, 그러나 음식은 소문 그대로였다. 독에서 갓 꺼낸 김치와 참기름과 소금만으로 간을 한 두부, 대파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 파전, 그리고 씹히는 맛이 일품인 소라 숙회는 부산 동래산성에서 공수한 먹걸리와 잘 어울렸다. 잘 먹었다.
오랜만에 낮술에 알딸딸한 기분으로 집으로 향한다. 천의 얼굴을 지닌 북한산에서 친구와 함께 행복한 반나절을 보냈다.
첫댓글 밖에서 일보다 카톡에 올라온 사진 보고 등산기행문 있을 거 같아 찾아와보니 반가운 얼굴과 맛있는 글이 있네. 겨울산과 친구 둘, 뽀드득, 헉헉 숨, 끝나고 기영이가 좋아하는 막걸리………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소~~^^
오랜 만에 인사 드리네요.
구기계곡 따라 보현봉과 문수봉 사잇길을 걸었는데, 풍광이 꽤 근사했습니다.
3월은 결혼식, 제주여행 등등이 있어 일정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가고 싶은 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