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어요?
이유없이 좋을 수도 있지만 곰곰히 찾아보면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무어라고 꼭 집어 말하기 힘들어 그냥 좋다고 말할 뿐이다.
내가 다이안 레인이란 배우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일단 이쁘다. 하지만 안 이쁜 배우가 어디 있으랴.
이뻐도 엘레강스하게 이쁘다. 나이를 먹어가며 품격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늙어가면서 안 늙겠다고 발악을 하는 모습이 안보여 좋다.
그 나이에 걸맞는 주름과 분위기가 좋다.
가끔 나이를 잊고 철없는 짓을 하는 자신을 보고 반성할 때
다이안 레인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본다. 동갑이다.
다이안 레인을 찾아들어가다가 그녀가 출연한 영화 하나를 발견했다.
묻고 따지지도 않고 시작.
<트럼보>
미국의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달튼 트럼보의 전기 영화라고 해야겠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몰입된다.
웬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 별 다른 재미를 못 느끼는 요즘인데
이 영화가 나를 쑤욱 잡아 당긴다.
미국판 블랙리스트 영화다.
1940년대 말부터 50년대를 횡행한 매카시즘의 광풍속에서
영화계 그중 작가들에게 불어닥친 시련과 극복과정을 잔잔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여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다 그렇듯이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 이 재미난 영화가 왜 극장에서 개봉을 안했을까?)
블랙리스트에 올라 본명으로 쓰지 못한 영화중에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가 있다.
<로마의 휴일> 처음 알았다.
이 사람이 참여한 영화의 면면을 보자.
스파르타쿠스, 브레이브 원(아카데미상 받음), 로마의 휴일, 영광의 탈출, 빠삐용 등등.
이 영화들을 보면서 작가가 시대의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 이 영화들이 나왔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본적이 없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헐리우드를 다루고 있기에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나오는건
또 다른 재미다.
존 웨인이나 로널드 레이건이 욕 먹을 짓 많이 했구나 하는 것도 알겠고
그레고리 펙, 커크 더글라스는 외모만이 아니라 정신도 잘생겼었나보다.
영화는 꽤 많은 명대사를 남긴다.
우리는 모두 틀릴 권리가 있소
상상도 이뤄내지 못한 일을
현실이란 놈은 가뿐히 이뤄내더군
이 세상엔 분노가 가득하고
무식한 사람이 아주 많단다.
새끼를 치는건지 갈수록 많아져
네 엄마는
내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해주는 사람이야
영웅이나 악당을 찾을 까닭이 없습니다.
그런것들은 없었기 때문이죠
희생자들만 있었을 뿐.
이젠 짐처럼 지고 있던 비밀을 말해도 된단다.
우리 이름을 되찾았단다.
첫댓글 다이안 레인,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배우지. 트럼보 얘기는 한번 들어본 것 같아. 서프라이즈에서든가... 영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