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잠긴 도로서 혼자 배수구 뚫던 그 남자…도의원이었다
2023. 8. 24. 17:09
https://v.daum.net/v/20230824170737708
청주에서 배수구 뚫는 모습 화제
갑작스러운 많은 비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에서 홀로 도로의 배수구를 뚫은 사람이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졌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중년의 남성은 민소매를 입고 검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은 채 기습폭우로 물에 잠긴 청주시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에서 배수구를 뚫고 있었다.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 도로에서 한 시민이 기습폭우로 잠긴 도로의 배수구를 뚫고 있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글쓴이는 '형들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란 제목의 글에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 글에는 "현실의 작은 영웅이다",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동네 아저씨가 하고 있다", "존경스럽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시민은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졌다. 개신동에 사는 그는 이날 오후 3시 25분께 "도로가 물에 잠겼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침수된 도로로 뛰어들었다.
앞서 청주지역은 지난 23일 오후 3시를 전후해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도로와 주택 등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 시간 동안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고, 이로 인해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를 지나던 차들이 침수됐고 율량동의 도로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후 2시간여 동안 긴급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박 도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이 지역에 큰 침수 사태가 있었는데 어제도 그때와 같이 흙탕물이 도로에 들어왔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배수구를 뚫는 일뿐이라고 생각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민이자 도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한 그는 "더 열심히 도정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재주 도의원은 지난 7월 윤리특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그는 “도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부합하는 도의원이 될 수 있도록 윤리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신뢰받는 도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