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 선생님을 만나 밝은누리 공동체의 토대가 되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 날 들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다 기억하고 이해하진 못했지만, 이해한 내용들은 모두 매우 공감되고 인상적이었다. 기억에 남는 내용들을 이해한대로 정리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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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 체제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 체제를 벗어나는 대안으로, 관계에 집중해야한다. 관계에 집중하면 자본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무한 경쟁과 성장, 확장을 해결책으로 믿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자랐고 그 결과, 우리의 무의식 속에는 실체적 개인주의와 기계론적 사고방식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는 없다. 생명과 자연 현상을 단순히 기계론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시야를 제한하는 우매한 사고이다. 이러한 근대의 사고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자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생태적이고 통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양자역학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많은 권위 있는 과학자들도 이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도 처음에는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의 반대를 받았다. 이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존 체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식론적 단절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성이 감정보다 우월하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인간의 판단과 행동은 무의식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인식론적 단절은 이성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신뢰와 사랑과 같은 감정으로 접근할 때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사고는 삶의 통전성에 기반해야 하며, 실천과 사유가 반복되어야만 관념과 삶의 괴리를 해소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실천적 대응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민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인식하고, 현재의 과제뿐 아니라 근원적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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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선생님의 강의를듣고 근대의 사고틀에만 매몰되어있으면 이 시대의 근원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며 제시된 여러 대안들, 예를들어 핵융합, ESG, 전기차 등의 기술주의적인 접근법들을 보며 그렇지 않은 것보다 의미가 있기는 하겠다만, 저게 정말 환경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근본적인 해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심각한 환경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고민하며 느꼈던 답답함의 이유를 알게되었다. 기술주의적 접근법은 근대의 잘못된 사고방식에 기반하고있기 때문에 제한된 문제해결 방식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근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틀안에서만 문제해결법을 생각하려니 근원적 문제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은 하늘 땅 사람의 순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죽임의 문명에서 살림의 문명으로, 지배형 문화에서 협력의 문화로의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은 무한히 진보할 수 있지만 지구 자원은 유한하다. 이제는 경제 성장이 아닌 자원의 순환에 집중해야한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를 살리며 함께 공존해야한다.
근대의 사람들이 이성을 감성보다 중시하기 때문에 지금의 종차별주의적인 관념이 팽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만큼이나 고통에 집중한다면 지금의 종차별적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근대 문명과 죽임, 지배의 문화로 가득찬 이 시대에 생태와 살림, 협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주먹으로 바위를 치는 것같이 헛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시대의 과제를 해결해온 수많은 역사들을 보며 나또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비거니즘을 지향하지만 아직 완벽한 비건이라하긴 어렵고, 생태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생태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있다. 이러한 관념과 삶의 괴리를 인정하고 변화하기위해 노력하고싶다. 이제 일주일 후면 퇴사를 하게되는데, 그동안 일을 핑계로 소홀했던 내 몸과 마음. 살림에 더 집중면서 삶과 관념의 괴리를 줄여나가고 싶다.
첫댓글 바람님 ~ 정성스레 적어주신 글 읽고 저도 강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게 되었어요.
바람님의 생각과 다짐이 참으로 공감되고, 반가워요 !
저도 환경문제에 제시되는 여러 대안들을 바라보며 답답함과 조급함이 들었었는데 사고구조틀을 사유하게 되며 명쾌해졌던 것 같아요.
ㅎㅎ
퇴사 정말 축하해요 ~!!
너무 정리가 잘 된 글이네요!!! 생각과 행동의 괴리감을 줄여나가는 건 정말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도 같은 것들을 지향하고 함께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층 가볍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함께해요. 우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