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풀코스
다시 동마를 뛰었다.
먼저 개인 최고기록을 수립한 지난해 동마의 그날을 회상해 본다
작년엔
동마 한달 앞두고 첼린지 32.195km를 좋은 기록으로 뛰었고
삼일절 특훈으로 인공 4바퀴에
대회 일주일 앞두고 미국 출장가서 LA, 라스베가스의 새벽 도로를 달렸고...
그리하여 달성한 최고기록....
올해엔
회장직도 물러나서
홀가분이 운동할 수 있나 싶었는데 연초부터 회사일로 엄청 바뻐 훈련이 부족했다
그래도
2월18일 고구려대회 32km에서 서브3
삼일절 특훈으로 판교~구일역 약 50km 미친 완주
대회 일주전 일달에서 인공 2바퀴
그리고 얻은 발바닥, 발등 부상
일주일 내내 부상 조심, 몸무게 조심, 술 조심, 피로누적 조심, 브론디 조심?.....
조신 조신하게 있다 대회 출전...
4시 기상
찹쌀떡 먹고
큰일 보고,
샤워하고,
젖꼭지 밴드 붙이고,
사타구니, 겨드랑 바세린 바르고
아픈 발바닥, 발등, 무릎, 엉덩이 테이핑하고
안티푸라민 바르고
파워젤, 아미노산 음료 챙기고
이것저것 챙겨서 가방에 쑤셔 놓고
전날 트레킹으로 힘들어 못간다는 브론디 꼬셔 놓고 집을 나왔다.
에이뿔과 50만원 미션 걸린 리치님을 먼저 만나 소사역으로 가서 풀 횐님들과 시청앞으로
go. go.
시청앞 동아빌딩에서 BCAA 음료 마시고, 마지막 무장한다.
그리고 풀 동지들과 마지막 결의를 다지고...
드디어 출발이다
자랑스런 B그룹!
기다렸다가 C그룹과 같이 뛸가 하다가 서 있다가 오줌 마려울까 봐 후다닥 뛰어 나갔다
역시 B그룹이라 속도감이 다르다.
카르마님과 에릭님과 긴 항해를 같이 시작했다
카르마님이 같이 가자고 꼬셔대지만, 먼저 보내 드렸다.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런데 만나지 못했다! 내겐 아쉽지만, 좋은 기록(?)을 내신 카르마님께는 추카!추카!)
우려했던 발바닥이 아파 오더니 점점 통증이 감쪽같이 사그러 든다
아식스 타사XX의 위력인가??
순조로운 항해를 하나 싶더니 청계천을 돌아오면서 10km 이후부터 급작 몸이 더워진다.
그리고 땀이 물 흐르듯이 흐른다.
더위에 유독 약한 탓에 걱정이 된다
한참 땀을 흘리며 달리자니 뒤에서 출발한 보라매형님과 스타마라톤 회장님이 다가온다.
보라매 형님을 먼저 보내 드렸다.
훗날 만날 것을 기약하며....(그런데 정말 만났다. ㅋㅋ 38KM지점에서)
아~ 점점 뒷 주자에게 추월당하고, C그룹에게도 잡히니 마음이 급 상한다
B그룹의 아픔이었다.
그래도 오버 페이스하지 말고 내 스타일대로 굳굳이 오~래 오~래...맘 먹었다.
15km 지점에서 미리 파워젤 하나 먹고 다시 힘을 낸다.
종로5가 대로에서 기진맥진할 찰나
“h2o 캡슐러님 안녕하십니꺼! 반갑습니다!!”
하면서 왈!
포항에서 왔는데 울 카페에 자주 들어와서 나를 잘 안다고 파이팅! 하자고 한다.
갑자기 힘이 난다
주로에서 찬바람이 불어와서 땀도 식혀 주고, 긴 내리막 길을 신나게 달렸다.
하프지점 1시간 54분대 통과
x2를 해보니 3시간 48분대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25km 지점인 장안평역까지는 마음속 구호를 외치며 한달음에 달려간 기분이다.
매년 이지점을 통과할 때마다 아~옛날이여 본사 영업할 때 친근한 추억에 잠긴다.
군자교 넘어 어린이대공원 지날 때 작년 여기서 비를 흠벅 맞고 달린 추억도 생각난다.
작년처럼 비라도 오면 좋으련만!
대신 5km마다 제공되는 스폰지에 의존한다.
이제 마의 구간이 점점 다가온다
서울숲 지나 30~35km 지점
은근한 오르막 높이, 주로 응원도 조용하고, 체력은 고갈난다
낮익은 물개 얼굴이 보인다
힘든 것을 잊기 위해 슬쩍 말을 걸어 본다
물개는 오늘 서브3 도전이 2명이란다..
힘든 뚝섬 성수동을 지나 우회전하면서 잠실대교 북단이 보인다.
다시 힘든 언덕을 지나서
아~한강이다!
가끔 미친 미션을 수행하던 한강!
한강다리 건널때는 대략 1km는 날로 먹는거 같다
그리고 잠실대교 남단에서 내리막이다
신난다.
조금만 가면 자봉나온 울 회원님과 브론디가 기다린다.
드디어 응원 나온 횐님들 만났다.
꿀물받아 그대로 go!
지나고 보니 브론디 한번 안아주고 올껄! 미안타!
기록만 생각하다 보니 쑥 지나쳐 버려 후한이 두렵다.
조금 더 지나자 어 저기 보라매님이 보인다.
힘들어 하신다.
반갑기고 하고 슬쩍 미안한 맘으로 재꼈다.
내가 보라매형님을 재끼다니...
반복해서 남은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면서 달린다.
40km 지점 통과할 때 3시간 45분
이제 1km를 7분 페이스로만 달려도 서브4 달성 가능하다.
그러나 또 은근한 오르막이다.
걷지는 않지만, 뛰지도 않는 것 같다.
누군가 건내준 막걸리 홀짝 먹고 숨이 더 차는 기분이라 후회가 된다.
더 힘들다.
이제 잠실운동장이 보인다
그런데 먼 동산이다
아무리 애쓰고 달려도 다가오지 않는다
시간은 빠르게 간다
벌어 놓은 시간을 까 먹는다
그렇게 해서 종합운동장 문턱까지 왔다.
바로셀로나 언덕을 뛰어올르듯이 운동장으로 기어 달리며 응원나온 풀맨님과 회원님들의
환호성을 뒤로 하고 경기장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시계를 보니
이제 2분도 안남았다.
갑자기 초조해 진다
마지막 힘을 내면서 3시간 59분 1초, 2초, 3초........
3시간 59분 28초 골인.........
최고기록은 아니지만 서브4 유지, 목표 달성이다.
그리고는 트랙에 주저앉았다.
풀맛을 만끽하면서 일광욕도 즐기고 회원님들의 마지막 역주에 응원을 보냈다.
보라매님, 산소님, 보나님, 행복한후님, 유목민님, 리치님, 남사랑님,......연이어 홧팅! 골인!
이제 다시 생각해 본다
정말 마라톤에는 정직한 공식이 있다.
2011년 10월 아라뱃길 32.195km 3:00:20 → 11월 중마 풀 3:59:34
2012년 2월 첼린지 32.195km 2:47:58 → 3월 동마 풀 3:48:31
2013년 2월 고구려 32.195km 2:59:22 → 3월 동마 풀 3:59:28
내가 보아도 꽉찬 기록이다. 자랑질ㅎㅎ
그리고 또 생각해 본다
5년전에 동마를 뛰기 위해 혼자 집을 나와,
혼자 전철타고, 혼자 풀 뛰고, 혼자 다시 전철타고,
집에 왔을 때의 고독하고 우울했던 풀 경험!
h2o에서 와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풀을 함께 달린다.
이제 풀 주로에서 달리는 나는 외롭지 않다.
오히려 어느덧 풀을 15번 뛴 내 존재는 여기 풀 주로상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이제는 풀 완주를 나 혼자가 아닌 h2o와 함께 달린다.
그래서 풀이 더 즐겁다
이제 다음 풀을 기약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동마에 함께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준 h2o 회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첫댓글 벌써 풀 완주 15회라니... 대단한 캡슐러야.
우와! 풀 많이뛰셨네요??저도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제가 내년에 4시간안으로 목표잡고 있으니까 기다리세요..
우리 내년을 기약하며...홧-팅!1
고생 많으셨어요....나도 중마때는 시간좀 땡겨볼까요....
고로 서브4를 세번이나 했다는 광고성 후기네... 참으로 대단한 캡슐러얌 .. 그날 내가 잡혔으면 어쨌을고 모골이 송연하네 ㅎㅎ
자랑질(?) 할 만 하십니다. 대단하신 직전회장님~~
어느 순간 저와는 격이 완전 달라지신 캡슐러님! 언제나 변함없이 엄청난 연습량과 특수조제한 준비된 약발로 서브-4의 위상을 당당히 보여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상하게도 분명히 자랑질인데 인정하게되는 묘한 매력남이 바로 캡슐러님! 올가을에도 화이팅입니다...
인공 네번도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