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루브르박물관 가이드 투어 일정을 마치고, 록키 호러쇼를 본다고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호텔에 들어오니 몸은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잠을 자고 일어나니 피곤도 함께 잠 잠재운 듯 그래도 몸은 개운했다.
8시 10분, 어제는 정말 피곤했다. 집 떠나 여행을 온 뒤 처음으로 나는 시간을 내어 집에 전화를 걸었다. 가족의 소중함은 머나 먼 이국땅에서 들리는 전화 음을 통해서 진하게 느껴진다. 장거리 전화라서 큰 돈이 나갈까 조심스러워 금방 안부만 전하고 수화기를 놓는다.
호텔 앞에는 벼룩시장이 섰다. 날씨는 오늘도 여전하게 흐리고 가끔씩 많은 비는 아니지만 오늘도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전 10시,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해 호텔문을 나서 시장에 나가봤다. 그런데 호텔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질감의 물건들이 버젓이 거래가 되고 있었다. 근데 분명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물건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보는 가치기준이 다 다르지만 아무리 눈을 휘집고 봐도 내 눈에는 쓸만한 물건이라고는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미 내 눈은 높아져 있었던 것이다. 결코 프랑스가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는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버리기에 결코 주저하지 않았거나 아파트 한 구석에 버림받은 모양 혹은 사용하지 않게 되어 여기저기 천덕꾸러기 신세에 불과할 물건들이 이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 거래가 되다니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파리 입성 4일 만에 까르프에서 나는 시장을 봤다. 내가 묵은 etap호텔과는 같은 건물이라서 시장보기는 좋았다. 물과 과일 그리고 소고기를 샀다. 모두가 집 떠나면 다 고생이라고 하지 않았나? 파리에서 나의 첫 쇼핑, 나는 슬리퍼도 하나 샀다. 슬리퍼는 장거리 운전과 항공기 기내에서 요긴하게 잘 사용하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스위스 루체른, 어떻게 잘 빠져 나갈 것인가 고민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출발 한 시간은 오후 1시가 넘었다. 이렇게 하면 일정이 너무나 늦어져 지장이 많을 텐데..... 결국 밤 9시가 넘어서야 루체른에 도착을 했다.
문화가 다른 것을 갖고 무슨 호들갑인가 싶지만 곳곳에서 레즈, 게이들 투성이다. 벼룩시장을 보고 있는 게이 한 커플, 두 손을 꼭 잡고 허리도 감싼 모습이 나에겐 아직 이채롭다.
열쇠를 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시골집 아궁이에 들어가야 할 다 낡은 책들이 가판대에서 손님을 찾고 있다. 헌 책을 파는 주인은 책을 파는 일에는 뒷전이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손님이 오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한 여자와 뒤에서 뜨거운 포옹과 키스신에 여념이 없었다.
이 흑인 두 여성은 10유로(12,500원 정도)하는 부츠에 관심이 깊다. 시장 한 바퀴를 돌아보고 오는데도 여전히 그 자릴 떠나지 않더니 결국 구매를 한 모양인지 큰 봉투 하나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가격이 싸기도 무척 싸지만 실제로 사진과 다르게 가죽의 질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는 이가 있으니 상품으로 진열 되겠지 싶다.
목 좋은 장소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고품 헤어드라이기와 다리미, 이미 다리미 열판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
내가 묵은 etap호텔과 까르푸 쇼핑센터..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Ibis호텔..
Ibis호텔을 찾는 데는 친절한 스위스시민의 안내를 두 번을 받아야 했다. 도시 간 이동 혹은 여행지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시내에서 호텔을 찾는 일은 늘 어렵고 작은 어긋남을 통하고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프랑스에서 스위스 국경이 어딘가 모르게 지나쳐 온 이곳 스위스, 루체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영어 회화가 유창했다. 프랑스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더 못한 영어 실력에 그것도 못 알아먹는다고 핀잔 아닌 무시까지 하면서 면대했는데, 그들도 나처럼 그렇게 무시하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을 해 본다.
Ibis호텔은 이틀에 134스위스 프랑이다. Etap호텔에 비교하면 조금 비싸지만 파리에서의 에탑과 비교를 하면 이제는 에탑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카운터에서는 담배를 피우는가 아니면 피우지 않는가 부터 객실 선택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에탑에 비교해서 훨씬 넓은 공간과 포근한 침대 그리고 근사한 시트, 헤어드라이기까지 있다. 욕실의 시설도 넓다.
그렇게 오늘도 기나 긴 하루를 접고 스위스 첫 날 밤을 맞는다.
호텔에서 한 컷, 자동차 뒤로 보이는 루체른 산.
호텔에서 바라 본 필라투스...
다음에는 스위스 루체른 필라투스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해 주세요. ^^ |
첫댓글 키스신도 좀 찍어 올리지....그런데 이 많은 걸 다 보다보면 난 언제 후기 올리지..
달새 성, 난 후기 사진이랑 정리해서 올린다구 며칠을 밤샘 하면서 올리는 줄 잘 알면서...읽는 일이야 그에 비하면 좀 낫지 않을까...^^ 방 같이 안쓸거야??
저는 말라코프쪽에 있는 에탑에 묶었었는데...에탑 동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