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40만 교원과 국민들께 드리는 글
20여 년 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절규하며 죽어간 어린 제자들 앞에서 부끄러
움과 참회의 마음으로 전교조의 참교육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전교조는 오로지 입시
만을 위해 경쟁에 내몰리는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과 제도를 만들어 주고, 꿈과
건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학교 교육을 20년 전으로 되
돌리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앞에서 또다시 참담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가난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끊겠습니다.”는 공약
을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과 정반대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영어몰입교육으로 국민들을 놀라게 하더니, 총선이 끝나자마자 ‘학교자율화 조치’라는
이름으로 ‘사교육 부흥조치’, ‘학교학원화 조치’, ‘학생건강권 포기조치’를 내놓았습니다.
아침도 못 먹고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0교시를 부활시키고, 어린 나이에 열등감을 체
화시킬 우열반을 편성시키고, 하루 9시간에서 10시간의 수업도 모자라 심야 보충수업
까지 허용하는 정책이 어찌 학교자율화란 말입니까? 촌지안주고안받기 규제 철폐, 어
린이신문 강제구독 금지 철폐, 사설모의고사 금지 철폐가 어찌 자율적 학교의 모습이
되어야 한단 말입니까? 학생들을 완전한 입시의 노예로 만들고, 학교를 비리의 온상으
로 되돌리려는 반역사적, 반교육적 조치들 앞에 우리는 다시 저항의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전교조는 국민들을 속이고 사교육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
명박 정부에 맞서 학생의 건강권을 지키고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투쟁
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40만 교원여러분, 전교조는 학교에 학원 강사를 투입
하여 질 높고 싼 사교육을 공급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천박한 인식에 맞서 교사의 자
존심을 지키고 학교의 학원화를 막고자 합니다.
전교조는 40만 교원의 참교육 의지를 하나로 모아 대대적 서명운동, 신문 광고내기
운동, 학교 앞 현수막 걸기 운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학교자율화가 아니라 교장 자율
화로 귀결될 각종 조치에 맞서 진정한 학교자치 운동을 펼치겠습니다. 사교육업체의
배를 불리고, 각종 비리를 되살리는 조치들에는 단호히 맞서 싸우겠습니다.
저는 절박하고도 참담한 심정으로 40만 교원, 국민들께 호소 드리며 오늘부터 청와
대 앞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힘을 모아주
십시오.
2008년 4월 2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정 진 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