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운동은 벚꽃이 절정이라는 효자공원묘지에서 하기로 약속이 잡혔다.
공동묘지에서 새벽에 만난다니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덩치가 큰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시내에서 자잘하게 보이는 것관 차원이 다르다고...
05:40 집을 나서는데 말리녀석 지난주에 떼어놓고 간 것을 기억하는지 꾸물거리지 않고 앞장을 선다.
눈치 하나는...
너무 일찍 도착해 사람들이 올 때까지 묘지 윗쪽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말리의 지역구 관리를 지켜본다.
밖에 나왔을땐 잠시도 쉬지않고 영역을 표시하며 땅을 넓혀가는데 중성화 수술을 했어도 저 본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하기사 장가도 못가는 입장인데 땅장사라도 부지런히 해야지...
오선수가 나오고 그 뒤에 안선생님이 도착해 일단 추모관 방향으로 걸으며 풍경을 감상하고 되돌아오는 길부턴 느린 조깅모드로 살살 뛰면서~
시립승화원 옆에는 커다란 건축물이 들어섰는데 막판에 공사가 중지된 것 같고 '채권단이 어쩌구' 하는 플랑이 곳곳에 걸려있다.
아마도 납골당을 짓다가 부도가 난 것 같은데 여러마리의 각종 개들이 공사장을 지키고 있다가 우리가 지날때마다 맹렬하게 짖어댄다.
말리녀석은 그깟 묶여있는 녀석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완전 개무시.
한차례 다녀온 것으로 너무 허전하길래 한번더 주유소 앞까지 왕복하며 이번에는 효자추모관에서 새로 조성한 수목장공원을 둘러본다.
실내에 진열된 유리장식장 속의 항아리만 바라보는 것 보다는 훨씬 낫긴한데 그냥 시골에 땅떼기라도 조금 있으면 거기다 나무 심고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50분 가량의 산책겸 조깅을 마치고 아침식사는 지난주에 갔었던 미가옥으로~
식당옆 자판기 가게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진돗개가 맹렬히 공격성을 보이길래 잘 달래놓고 말리를 안은채 노천 테이블에서 콩나물국밥을 먹게 된다.
이 또한 색다른 체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