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촌평이 나왔다. 베스트셀러 작가 출신답게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이 지난 20일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화제가 된 ‘양궁 남자대표들의 지옥훈련 거부’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양궁협회는 사건이 터지자 처음에는 감추려 했고,사실이 알려지자 선수에게 사실상의 사형선고인 국가대표박탈의 중징계를 내렸다.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선수가,그것도 남자가 여자동료들도 감수하는 UDT훈련을 거부한 것은 오만함 그 자체다’ ‘지옥훈련은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한 한국양궁의 전통이다’ 등의 논리를 동원해 해당선수들을 매도했다.
뒤가 구린 사람이 더 난리를 피우기 마련이다. 문제의 선수들은 국가대표이기 전에 성인이다.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노예훈련’을 해야지만 세계무대에서 정상을 지킬 수 있다면 이제는 그런 금메달은 필요 없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이 비인간적인(본인이 원하지않는) 대접을 받아가며 무엇인가를 성취해야 한다면 반대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스포츠(sports)의 어원은 라틴어의 ‘물건을 운반한다’라는 portre다. 13세기께 프랑스어인 de(s)port=disport로 되었고,같은 무렵에 영어인 sporte로 다시 전화되었다. 바로 이때는 서민들이 부분적이나마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무렵으로 ‘엄하고 가혹한 작업이나 노동에서 잠시 벗어나 기분전환을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양궁협회 책임자들이 스포츠의 어원을 이해한다면 이제라도 선수들을 징계한 만큼 자신들의 욕심과 과오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양궁 같은 운동은 시키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