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고 때깔 고운 과일이 입맛에 당긴다. 맥주를 뚝배기에 따라서 마시면 제맛이 날까 싶다. 또 막걸리를 소주잔에 따라 마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맛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맛을 느끼기에는 궁극적으로 반감될 수밖에 없다. 본래의 맛에 분위기라는 맛이 가미되면서 확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값이면 좋은 것,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파는 사람의 취향이 아닌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꾸려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손님은 왕일 수밖에 없고 그런 마음으로 모셔야 손님도 우쭐한 마음에서 좀 비싼 값을 지급하여도 기분이 좋다. 격식이란 것이 있다. 왜 외모를 열심히 꾸미는가. 잘 보이고 싶은 욕망이다. 나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내가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도 상대가 그렇게 보아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데 겉만 반지르르 하다고 속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선 겉이 아름다워야 사람들이 몰려들고 내면의 궁금증을 풀어가면서 만족을 주어야 발길이 멎지 않을 것이다. 꽃도 외모가 화려해야 벌 나비가 찾아들고 그에 걸맞은 꿀을 내어놓아야 계속 모여들 것이다. 그래서 첫인상이 아주 중요하다고도 한다. 처음 본 모습이 오래도록 그대로 각인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격식에 빠져들다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도 한다. 겉만 화려하고 상대적으로 내용물은 볼품없는 것이다. 이것이 실속이 있는 것인가에 의구심을 불러오면서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명절이 가까우면 많은 선물이 오고 간다. 한눈에 선물꾸러미가 그럴듯하다. 그러나 막상 뜯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사실상 불필요한 포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내용물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부피는 1/4로 줄여도 될 것을 과대 포장한 것이다. 실속이 없는 눈요기로 속 빈 강정이다. 너무 틀에 박힌 격식에 연연하기보다 알맹이가 꽉 찬 실속이 필요하다. 지나친 결례가 되지 않으면서 말이다.
첫댓글 오늘도 잘읽었습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