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학교갈려고 옷을 입었다.
근데 주머니에2000원 밖에 없었다.
엄마는 주무시고 계셨다.
보통 때 같았으면 엄마 깨워서
돈 받아 학교로 출발한다.
그런데 어버이날이고 해서
그냥 학교갔다.
돈없다고 내 삶에 태클이 있진 않기때문이다.
아침을 안먹어서 배가 고팠다.
그날따라 종점에 파는 김밥이 먹고싶었다.
싸~가~지고 갈려다가 거기서 먹었다.
근데 마지막 김밥3개 남았을때
155번이 지나가는 게 아닌가.
이런~
수업을 듣고
점심,저녁 다 쏘이고
선배한테 차비1000원 받아서
155번 타러 갔다.
어버이날이라 그런지
학교앞에 꽃파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친한 동생은 케익하고
여러가지 선물들을 싸~가~지고 갔다.
어버이날에 선물해드린 기억이라곤
어렸을때 아버지한테
담배하나 사드린 기억밖에 없다.
엄마에게 선물사드리면
맨날 왜샀냐면서
돈으로 달라고 하시기에
엄마는 늘 못해드렸다.
그래도 올해는 작은 거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경훈이한테 5000원 빌렸다.
반여동 도착했을때 시각은 10시30분쯤.
순대 좀 싸~가~지고 갈려고 했는데.
장사하는 데가 안보였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반여중학교가 곧 보이는데도
순대파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냥 갈려다가
철물점앞에서 파는 강냉이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강냉이를 참 좋아한다.
1000원치 달라고 했는데
한봉지 가득이었다.
집에가니
엄마는 민찬이 엄마집에 있었다.
나는 강냉이를 식탁위에 올려놓고
잤다.
오늘 새벽 4시 50분
알람을 듣고 눈을 떴다.
옆에 엄마가 안주무시고
강냉이를 먹고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잠이 안와서 밤샌거였다.
어머니는
강냉이 니가 산거냐면서
어버이날이라서 샀냐면서
니가 이런 것도 할 줄 아냐면서
계속 물어보셨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다.
나는 옷을 주섬주섬 입고
강냉이 잘 샀다하며
교회로 갔다.달려갔다.
난 예배당 중간쯤에 앉았다.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데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구지.혜원이 누난가.혼자생각했다.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예배에 집중해서가 아니라
새벽에 힘이 없어서
고개돌릴 힘이 없었다..
근데 이게 뭔가.
그 사람이 내 어깨를 치면서
합석할려고 하는 게 아닌가.
내 앞에 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누가 나를 치는 것이가 하며
쳐다보니
아니 이분은 나의 어머니였다.
주위에 있던 집사님들이
엄마에게 웃음으로 싸인을 주었다.
근데 갑자기 민찬이 어머니가
"지환이 엄마 맞아요"특유의 목소리로
우리 엄마를 반기셨다.
목사님이 말씀을 다 전하시고 기도할때에
엄마는 잠온다면서 가자고 하셨다.
엄마랑 같이 쌀쌀한 새벽을 가로지르며
집으로 올라갔다.
엄마->"새벽에는 사람 많이 안오네"
지환->"어.오늘은 좀 그렇네"
엄마->"니가 매일 가길래
뭐하는 지 궁금해서 와봤다."
지환->"매일 안가는데.."
집으로 가니 엄마가 밥을 해주셨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아침밥인가
근데 엄마가 잠결에 해서 그런지
밥이 좀 질었다.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근데 아무말없이 맛있게 먹었다.
물론 물 말아서
반찬 안먹고 밥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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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비춰지는 내 모습보다
학교에서 비춰지는 내 모습보다
가정에서 비춰지는 내 모습이
"진짜"나와 가깝다.
가정에서
부모님을 많이 사랑하지 못하는 내 못난 자아가.
어머니는 나를 사랑해야 할 분이 아니라
내가 사랑해야 할 분이다.
내가 하는 것과 생각이 다를때
내가 투정부리고 화를내기 보다
내가 사랑해드려야 할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