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대체 수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에코 세대지만 당장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에게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모 세대는 60%가 자기 집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사회초년생이거나 신혼부부인 에코 세대는 4분의 1 수준인 15%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상태다.
그나마 에코 세대의 15%가 자기 집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평균 1억원이 넘는 부모 세대의 증여가 도움을 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주택 시장 진입기에 평균 668만원을 증여받은 반면 에코 세대는 평균 1억3500만원을 증여받고 있다.
1980년대 초반 3500만원 안팎이던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2010년대에는 3억원이 넘을 정도로 많이 올랐고 취업난과 학자금 대출 등으로 주택 구입을 위한 초기 자본 축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모 세대 도움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에코 세대의 주거 불안이다. 특히 사회생활 초기부터 많게는 월급의 30~40%를 월세와 보증부월세(반전세)로 부담해야 하는,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에코 세대의 경우 대출 외에 달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에코 세대의 70%는 향후 4~6년 안에 주택 구매를 희망하고 있지만 월급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에코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서울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특히 서울에서도 주택 가격이 비싼 강남을 주거지로 선호하고 있다. 결국 부모 세대로부터 증여를 받거나 대출과 맞벌이 등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춰야 주택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짧게는 2~3년, 길게 잡아도 5년 안에 에코 세대가 주택 시장에서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하게 된다”며 “시장 붕괴를 막으려면 에코 세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세제 지원과 주택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대목이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 안에 내 집을 가질 의사가 있는 에코 세대는 28%에 불과하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아지고 취득세 면제 등 세제 지원이 수반될 경우 추가로 31%가 내 집 마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적절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 전세나 월세를 전전하며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에코 세대가 소비 지출을 대폭 줄이면서 내수 침체까지 야기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JCHS)는 저소득층의 월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들이 식료품은 물론 의료, 의류, 저축 등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에코 세대가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 계약자 중 30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고무적인 결과다.
에코세대를 주택시장으로 끌어내려면...대출 우대금리·稅혜택 필요
전문가들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신혼부부를 포함한 에코 세대의 주거 안정을 위한 구체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들이 손쉽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세제 혜택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예전에는 부모의 지원만으로 젊은 층이 집을 장만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지만 이젠 경기 침체로 하우스푸어가 속출해 힘들어졌다”며 “정부가 이 역할을 대신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할 때 지속적으로 취득세를 면제하고 주택자금 대출 시 금리를 기존보다 더 깎아주는 식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할 때 취득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됐는데 이를 상시화해야 한다는 것.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현재 연이율이 2.2~3.2%인데 이를 지금보다 더 낮춰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세대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자는 의견도 있다.
소득에 비해 자산이 부족한 에코 세대의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금융 정책도 요구된다. 박천구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젊은 층에 한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얹어줘 자산 제약을 풀어주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월세로 출발해 주택 구입으로 이어지는 20·30대의 주거 상향을 도모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도 제기된다
첫댓글 나도 에코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