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안쪽 피부에 붉은 반점이 몇개 생겨서 속살이 근질근질하고, 새끼발가락과 주위 발가락의 발톱속에 무좀균이 침입하여 처방약을 발라보는데 좀처럼 낳지 않는다. 은근히 신경 쓰여서 잘 아는 피부과 의사를 소개받고 싶었다. 무좀균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면 어떻 하나 해서 다. 신우회 모임을 마치고 누가치과 이기식 원장님께 보여주고 의견을 구했다. 한참동안 이리저리 궁리하더니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피부의 문제니 당연 피부과를 소개해줄 줄 알았는데 내과를 먼저 보고 다음에 피부과를 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나의 걱정도 실은 내과영역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어 그렇게 하자고 했다.
퇴근길에 아셈내과의원에 나를 데려다 주고 전화로 부탁까지 해주었다. 손목, 발목, 가슴에 센서를 부착하고 혈류상태를 측정해보았다. 78 – 12 = 66세 수준으로 피가 잘 순환되고 아무런 내과적 문제는 없고 건강하다고 한다. 다행이다.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하다. 먹고[디푸란캡슐, 펙소나딘정] 바르는[영진엔탁스크림] 약을 2주 치 처방해주었다. 뭐든 초기에 뿌리를 뽑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다고 무시하고 방치하면 문제를 키운다. 나는 아직도 철이 덜 들어 그런지 게으르고 늑장부리다 손해보고 낭패를 당하는 일이 허다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어리석음을 깨우쳐주는 교훈이 되었다.
나이 들수록 친구가 있어야 한다.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친구다. 지난 3년여 동안 코로나로 위축되고 잃은 것이 많지만, 덕분에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카톡으로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큰 소득이다. 만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나오지 못하는 친구가 하나 둘 더하여 가는 것은 슬픈 일이다. 우리도 이제 ‘밤새 안녕’이라는 인사를 받게 되는 것인가? “네가 스무 살까지 사는 것을 보면 좋겠다”고 하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을 정도로 어려서 약골로 태어났지만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여 103세에도 강의와 글로 왕성한 애국활동을 하시는 김형석 교수 같은 분도 있다. 사는 날까지 건강관리 잘 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