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지역 설화,
가슴 따뜻하고 유쾌한 감동을 선사하는 그림책으로 탄생하다!
동서양의 다양한 옛이야기를 발굴해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새싹그림책 시리즈, 고흥 지역 설화 편. 《병어 공주와 빨간 실》은 전라남도 고흥읍 남양면 월정리와 인근 해안 마을에 전해 오는 〈대구 병어 혼담 설화〉를 재구성한 그림책입니다.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인 병어와 대구의 생김과 특성을 잘 포착해 익살과 해학이 버무려진 한 편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엮어 듣는 이들로 하여금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생계와 관련 깊은 대상을 재치 있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하루하루 고된 삶을 웃음으로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초등 교과 연계★
2학년 1학기 국어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2학년 2학기 국어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병어 공주와 대구 왕자의 좌충우돌 혼담 소동
바닷속을 다스리는 용왕님에게는 귀한 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병어 공주입니다. 병어 공주는 맨드리가 곱고 아름다운 물고기로, 바닷속을 즐겁게 노닐며 행복하게 살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지요.
딸자식 걱정은 바닷속 용왕님도 어쩔 수가 없는지, 용왕님은 병어 공주에게 잘 어울릴 좋은 짝을 찾아주고 싶어 합니다. 이에 용궁 대신인 바다거북이 큰 사명을 등에 지고 출동해 병어 공주의 반려 물고기 찾기에 돌입합니다.
바다거북 대신은 거제 나라의 대구 왕자, 탐라 나라의 은갈치 왕자, 우산 나라의 오징어 왕자를 추천합니다. 누가 병어 공주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집안을 따져 무조건 혼인부터 시키고 보는 구닥다리 시절은 이미 지났고, 그저 공주의 마음에 쏙 들고 공주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걸로 자격 조건은 충분했습니다. 용왕님은 세 왕자를 초대해 병어 공주와 혼인을 한다면 어떻게 살겠느냐고 묻습니다. 은갈치 왕자는 돈을 많이 모아 부자로 살겠다고 답합니다. 오징어 왕자도 먹물을 내뿜으며 “책을 많이 읽고 똑똑하게 살겠다.”고 답합니다. 대구 왕자는 “공주님과 함께 바닷속을 거닐며 즐겁게 살겠다.”고 답합니다.
대구 왕자의 대답을 들은 용왕님은 쑤신 무릎을 탁 칩니다. 용왕님은 병어 공주와 삶의 가치관이 비슷한 대구 왕자야 말로 공주의 좋은 반려물고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지요.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는 역시 병어 공주의 마음. 다행히, 공주도 대구 왕자가 마음에 쏙 듭니다. 단지, 대구 왕자의 큰 입 하나만 빼고요.
병어 공주와 대구 왕자의 좌충우돌 혼담 소동
대구 왕자님의 가치관이나 성품, 모든 게 다 마음에 드는데, 딱 하나. 왕자의 커다란 입이 좀 맘에 걸립니다. 병어 공주의 입은 작은데, 왕자님의 입이 너무 크면 입맛이나 식성 따위도 차이가 날 테니 한 ‘식구’로 살아가기에는 가히 큰일이었지요. 병어 공주는 장어 할머니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모르는 것 빼고 다 아는 장어 할머니는 장고 끝에 묘수를 내놓습니다. 병어 공주에게 빨간 실타래를 한 뭉치 내밀며, 대구 왕자가 자는 동안 입을 조금 꿰매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지요. 추진력 좋은 병어 공주는 당장 실행해 옮깁니다.
병어 공주는 잠자는 물속의 왕자님께 조심조심 다가가 빨간 인연의 실로 조심조심 입을 꿰매기 시작합니다. 이 귀여운 물고기 커플은 과연 무사히 혼인에 성공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민중들의 익살과 해학을 풍부하게 담다
병어와 대구는 남해안 연안 지역 주민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생선입니다. 병엇과의 바닷물고기로 한국의 서해와 남해 연근해에 분포하는 병어는 비늘이 없고 표면이 매끄러운 흰살 생선으로, 입이 조그맣습니다. 반면 대구는 북반구의 한랭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물고기로 입과 머리가 크다고 해서 대구(大口)라 불립니다.
대구는 무엇이든 잡아먹는 대식가로 아래턱에 수염이 한 올 돋아 있지요. 전라남도 고흥읍 남양면 월정리와 인근 해안 마을에는 이들 대구와 병어의 혼담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병어 공주와 빨간 실》은 이 〈대구 병어 혼담〉 설화를 재구성한 그림책입니다.
민간에서 구전되어 전해오는 이야기들에는 슬픔과 기쁨, 삶의 고단함과 애환을 담은 이야기들도 많지만 익살과 해학이 풍부하게 깃든 이야기도 많습니다.
《병어 공주와 빨간 실》는 바닷속에 사는 병어와 대구의 생김과 특성을 잘 포착해 익살과 해학이 버무려진 한 편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엮어 듣는 이들로 하여금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깊은 대상이나 사물을 재치 있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하루하루 고된 삶을 웃음으로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저자 : 문진영
유년 시절, 외갓집인 전남 고흥 남열리 바닷가에서 여름을 보내곤 했는데 그때의 추억들이 동화를 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MBC 방송 작가를 거쳐 〈꼬마 기차 추추〉, 〈동개비〉 등의 애니메이션과 희곡 〈자목련 필 무렵〉을 썼으며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학생 아들과 유치원 다니는 두 딸을 키우며 질풍노도와 유치찬란이 뒤섞인 일상을 통해 매일매일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그림 : 김정
애니메이션 아트디렉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단편 애니메이션 〈사비의 꽃〉, 텔레비전 시리즈 애니메이션 〈꼬마 기차 추추〉, 4D애니메이션 〈달똥 달똥 달똥빵〉과 그림책 〈크라크라 산의 모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