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태/ 칼국수 아줌마의 수육 한 접시/학이사 출판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스승과 동료, 가족과 친구, 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이웃을 돌아보는 책을 펴냈다.
학이사에서 펴낸 ‘칼국수 아줌마의 수육 한 접시’, 이 책엔 한국전쟁 이후 초등학교 생활과 중학교 평준화 정책의 첫 시행, 유신 시대 대학 생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장 경험 등 베이비부머 세대로 살며 역사의 흐름과 함께 일상을 꾸려나간 이야기들이 담겼다.
지은이는 의과대 교수로 보낸 34년 동안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났다.
어린 시절 가난과 힘든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극한의 노력을 하던 사람도 있고, 사회에서 큰 성공을 했거나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또 평소에는 굽신굽신하다가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책에는 이렇게 저자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병원 근처에 있는 칼국숫집 아줌마의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부모님과 가족, 친구와 동료, 환자와 이웃들 덕을 세월이 지난 지금 깨닫고 고마워한다.
의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꿈도 많았으나 결국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고 겸손해하지만, 그가 우리 곁에 있어 행복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칼국수를 시켜놓고 앉아있으니, 아줌마가 수육을 담아 와서 힘내라고 하였습니다. 자기는 제가 병원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는데, 아쉽다면서 칼국수 가격보다 비싼 것이 틀림없는 수육을 챙겨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한마디를 더 보태더군요. ‘선생님은 착해 빠져서, 그런 경쟁에서는 이길 수 없어요. 그런 싸움장은 모진 사람이 나가는 곳이에요.’”-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같은 세대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기억의 편린을 모아 온전히 책에 담아냈다고 말한다. 그동안 만났던 선량한 이들의 진심, 칼국수보다 비싼 수육 한 접시를 내주며 전한 위로의 기억 등은 새로운 길을 나설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잊지 못할 환자와 병원에서의 일상, 어린 시절의 추억,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의 행장을 통해 사회 역동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작자는 “이 책은 정신적 지지자였던 스승과 선배, 동료를 돌아보며 그들에게서 받은 마음을 되새기는 자리”라며 “나처럼 인생 제2막을 맞이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