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아홉 수같은 믿지 않았다. 남들이 그러니까 그저 그러려니 했다.
연초에 철학관에 가니 올 한해 몸조심 잘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몸조심? 건강관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1월이 지나기전에 조짐이 온다.
병원에 갔다. 의사선상님 설명이 영 시원치 않다. 물어보면 얼버무린다. 돈만 깨졌다.
통증은 계속되고 이병원 저의사한테 갔지만 별 무소득이다.
달리지말고 무조건 쉬란다. 내가 달린다고 하기전에는 아무말도 안하시던 분들이...
통증을 참고 대회에는 열심히 나갔다. 어금니를 꽉깨물고 달렸다. 3월 동아대회도 그럭저럭 달렸고....
달리는 다리는 몸과 달리 다리대로 나가니까...
매일 물리치료,침치료+ 먹는 약..시간깨져..돈깨져...마음깨져.. 달릴시간 깨져..
5월이 지나가자 언제 그랬느냔듯이 통증이 싹가신다. 신경성 통증이었던 것같다.
의사도 이상하다고만 한다. 돈만 수천억 깨졌다.
그런데 이제는 머리도 아프고 어질어질하다. 운전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또 병원에 갔다.
머리고 찍고 심장도 찍고 한참을 이리저리 뺑뺑이 돌리더니.. 정상이란다. C-8 돈만 또 수천억 날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통증때문에 먹은 약 후유증이란다. 약사님 사전에 이런 얘기를 하나도 안해 주셨다.
아는 놈들이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
6월엔 전북 김제 갔다오다가
호남고속도로에서 뒷바퀴 빵꾸나서 흔들휘청하며 차가 이리저리 지맘대로 가다가 천우신조가 있었는지 무사히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
8월 혹서기대회를 어기적어기적 달리고 나서 여름지나 간신히 몸을 추슬러 KBS'생로병사의 비밀'을 찍자기에 할 수 없이 죽기살기로 양양울트라를 간신히 완주했다.
약의 후유증은 오래갔다.
베를린 마라톤대회에서 35km 쯤에서 신호가 왔다. 약의 후유증이..
그 다음주 9월말 그리스 스파르타슬론에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오래 달리지를 못했다.기본150km는 갔었는데...
닭똥같은 뜨거운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
10월중순 경 직장 건강검진일이다.
위 내시경을 보는 의사님 표정이 정상이 아니다. 한참을 이리저리 뒤적뒤적 하시더니......
위장 조영촬영이 필요하고 조직검사도 해야하고 하면서 잔뜩 겁을 주신다. 바짝 쫄았다.
애들이 아직도 어린데....
다음주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그 와중에도 MBC 한강대회도 달리고...
10월 말쯤 (신경성) 미란성위염이니 약 드시고 다음에 다시 내시경해보자고 하신다.
처방전을 보니 "으악"이었다. 무려 90일 동안 잘 드시라고 하신다.
작은 일반적인 약봉지가 아니라 무쟈게 큰 푸대자루만한 봉다리다.
내가 꼬박꼬박 하루 3봉지씩 식후30분후에 이걸 먹어야 한다니.. 무쟈게 슬펐다.
그 와중에 조선도 뛰고 11월의 중앙도 뛰었다. 뛰면 하여튼 슬픔도 잊고 즐거우니까..
어쨌든 일년내내 약봉다리 걸머메고 풀코스를 한 13번, 울트라 5번을 달렸다.
그동안 먹은 약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트럭은 넘는거 같다.
그런대도...아직도 12월 한달 동안 먹어야 하는 약봉다리가 나를 힘들게 한다.
올 한해 내키지도 않는 의사 선상님과 약사선상님들에게 주제넘게 무쟈게 퍼다 줬다.
12/17일 그래도 풀코스는 뛴다.
아홉수 정말 있기는 있는가 보다.
그 와중에도 일년내내 군말없이 달려준 다리가 고마운
Muscle guy
이윤희 올림.
나두 그러네 병원 약국드나들고 낼또 병원 가야한다
잘 관리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