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안 커진 혁신산업
근로조건 아닌 경영판단도 파업 대상
피지컬AI 혁명 선제 대응에 발목
모비스선 미래사업 전환 이유로 쟁의
이대론 韓산업 글로벌 경쟁력 상실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 계획이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했다.
기업의 사업상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마저 노사 갈등의 인질로 붙잡힐 위기다.
최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 확대, 불법파업 시 손해배상책임 제한 또는 면제가 핵심이다.
문제는 이 법이 하청 근로자의 교섭권 강화 등 근로자 보호에만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미래 먹거리 선점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지만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발목을 잡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저노한 과정마다 파업을 동반한 반대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이틀라스'의 현장 투입 로드맵을 구체화했지만 노조는 즉각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법은 '근로조건의 결정 '만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노란봉투법에는 '근로조건에 영행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신기술 도입 역시 근로조건에 영행을 미친다고 해석할 경우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노란봉투법에는 하청 노동자에게도 원청과의 직접 교섭 권한이 부여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하청 노조 역시 로봇 도입을 구조조정 신호로 받아들이고 파업에 나설 길이 열린 셈이다.
현대모비스에서도 노란봉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범퍼 등 전통적인 외장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부품사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생존을 위한 햑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전국금속노조 소속 현대모비스자회사 노조는 지난 10일 램프사업부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노란봉투법 싷애과 함께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노조와 협의를 반복해야 하면 결국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관세 대응 급한데...현대차 美공장 증설, 하청노조 허락까지 받아야 할 판
노란봉투법 사용자.쟁의 범위 불명확
구조조정.해외생산 확대도 파업 대상
시행 9일 만에 683곳 교섭요구 붓물
현실 맞춰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
단체교섭 절차도 점검.재설계해야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개념 및 범위가 모호하고 불확실하다.
누가 단채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지, 어떤 사안이 교섭 의제가 되는지, 회사가 사업부를 매각하는 경우
그것이 단채교섭 및 파업의 대상이 되는지 조차 전문가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혼돈이 상태에 빠져 있다.
하물며 당사자인 노조와 기업은 어떻겠는가,
사용자도 교섭 의제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9일 동안 벌써 하청 노조 683곳이 원청 사업장 287곳을
단체 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지목하며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 의제의 핵심 쟁점 또한 임금인 것으로 확인된다.
원청이 임금은 교섭 의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면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단체교섭 및 파업의 대상이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불법 파업이라 하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되거나 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경영 위축-고용축소 악순환 우려
이로 인한 각종 리스크와 손해는 결국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고, 노사관계는 대립적이고 적대적인 구도로 빠져 산업 생태계 전반이 훼손될 것이다.
만약 기업이 임금을 교섭 의제로 받아들인다면 인건비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결국 비용 조정을 위한 신규 채용 감소와
일자리 축소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노란봉투법은 그동안 사용자의 고유 권한으로 간주되던 정리해고, 구조조정, 영업량 조정 등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될 경우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의 15% 고율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과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노조의 반발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차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19.5% 감소했다.
미국 관세 비용으로 4조1100억원이 증발한 영향이다.
미국 현지화 전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노조는 해외 공장 설립으로 국내 생산물량이 줄고, 이로 인해 임금이나 고용에 영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나설 수 있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노란봉투법이 근거가 되는 것이다.
원청과의 직접 교섭 권한을 부여받은 하청 노조들도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길이 열렸다.
부품 조달처가 해외로 이전될 경우 국내 하청 부품업체의 일감이 감소하고, 이는 곧 생산 축소와 일감이 감소하고,
이는 곧 생산 축소와 감원으로 이어질 것이란 논리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한화오션처럼 생산 공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청소.급식업체 직원들까지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는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등 주요 조직은 이미 원청 교섭에서 임금 인상을 핵심 교섭 의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 같은 하청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기업은 천문학적 규모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고, 결국 도급제도 자체가 무력화될 위험도 커진다.
원청의 책임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성과급과 임금에 대한 사용자성이 일부 인정되면 결국 '직접고용' 요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제조업처럼 도급 구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산업 전반이 큰 혼란을 겪게 도니다는 뜻이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정책이 강화될수록 기업들이 인공지능 등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 역설적으로 근로자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근로자 보호정책 강화할 수록 AI도입 가속
이제라도 노란봉투법 개정 내용에 대한 정리한 분석을 통해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또한 법안 자체에 흠결이 있다면 개정 내용을 다시 손질할 필요가 있다.
단체교섭 절차에 대한 점검과 재설정도 필요하다.
나아가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와 관련한 부담노동행위 책임, 노란봉투법의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세부제도 등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관련 논의를 지속해 빠른 시일 내 노란봉투법을 보다 정교하게 다시 설계하고,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해야 한다.
그것이 산업과 노사관계 생태계의 파괴와 혼란을 조금이나마 막는 길일 것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리=이배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