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10월에 아빠께서 간경화 진단을 받으시고 반년이 지났어요.
아무 것도 몰라 막막했는데, 여기 카페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저희의 얘기가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까,
그리고 정보를 또 얻어 갈 수 있을까, 하며 근황을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카페 회원님들이 쓰신 글, 댓글들을 보며 정보를 얻었던 감사함으로요.
12월 무렵, 이 카페에 글을 적고 댓글을 보며 바로 아산병원 예약을 잡았어요.
이 지역 대학 병원은 아산병원이 너무 멀어 병행해서 다니기로 하고요.
간성혼수나 정맥류 등이 일어나면 바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아산 이영상 교수님께 배정되어 지금까지 결과보러 3차례 다녀왔어요.
(피검사를 하고 그 일주일 후에 결과를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 검사 후 결과는 부모님 두 분이서만 올라가셔서, 들은 대로만 적겠습니다.
이 지역 대학 병원에서 피검 수치만 보고 복수 아니라고 했지만,
역시 복수가 맞았어요.
복수가 꽤 차신 상태라 이뇨제를 처방 받으셨고
현재까지 이뇨제 복용 중이셔요. 몸무게에 따라 끊고, 복용하고 하시면서요.
간은 75%정도가 굳었다는 말씀과 함께,
간이식을 심각하게 고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간경화의 끝은 간이식이니 생각을 하고 계시라, 하셨더라구요.
아! 그리고 신기하게도, 머리 빠지는 걸 보시더니
머리카락 관련 된 약을 지어주시겠다고 하셨고, 그 약 복용 후
지금은 빠지시기 전보다 더 풍성해지신 거 같아요.ㅎㅎㅎㅎ
혹시 간경화에 머리카락이 대수냐 싶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무래도 보여지는 부분이다 보니
심리적으로 충격이 더 크셨던 거 같아요....
이 부분에서도 꼭 아산은 아니어도 큰 병원을 가야한다고 느낀게..
이 지역 병원에서는 탈모는 그냥 간경화 합병증이고,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셔서 또 한 번 저희 가족은 눈물을 흘렸죠.
그리고 3개월 후에 또 피검사-결과를 들으러 한 번 방문하셨고,
악화되시지도, 호전되시지도 않은 상태로 별다른 이상 없이 지내고 계셨어요.
중간에 지역 대학병원에서 황달 수치가 살짝 오르셨다고 해서 한 번 입원치료를 받기는 했구요.
그러던 중... 5월 초, 아침에 동생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빠가 치매 증상을 보이신다고.
저는 결혼하여 나와 사는 중이라, 매일 상태체크를 할 수는 없었거든요.
동생에게 자세히 묻자,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오니 아빠께서 밥솥 뚜껑을 못 열고 가만히 계시더랍니다.
그래서 뭐하냐 하니, 뚜껑이 안 열린다고 . 돌렸는데 왜 안 열리지, 하셨대요.
(돌린 후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밥솥입니다.)
자신은 출근해야 해서 나왔다고 하는데..
사실 치매일까봐 저도 너무 두려웠어요.
그런데 그동안 카페에서나, 인터넷 서치로 간성혼수에 대한 글도 많이 읽었던 덕에..
혹시..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로 아빠께 연락을 해보니..
손이 떨리고, 입이 떨려서 병원에 왔고, 11시 반에 검사라고 한다. 라는 내용의 말을 횡설수설 하시더라구요.
바로 반가 내고 병원으로 가보니,
병원에는 아빠가 안 계시더라구요. 당황스러워 다시 전화하니
병원이 아니래요. 집이래요. 그러면서 계속 입이 떨린다는 소리만 하시고,
좀.. 술 취하신 분? 같은 느낌으로 대화를 하셨어요.
집으로 가보니 아빠가 우두커니 쇼파에 앉아계시더라구요.
아빠, 부르니 눈이 맑아보이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 떨림과 정상 적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는 증상을 보니 간성혼수가 예상 되었고,
제 나름의 테스트로,
평소 계산 능력이 좋으셨던 분이시라
간단한 계산을 여쭤보았어요.
정말 유치원 수준의.. 100-3이 뭐냐, 물으니
한참 망설이시더니 99라고 하시더라구요.
일단을 말을 아예 못 알아들으시는 정도는 아니라
아빠에게 차분히 말씀을 드렸어요.
(*이 상태 때 저희 아빠께서는 화를 내시기도 하고 그래서 더 차분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빠, 내 생각에는 간성혼수가 온 것 같아.
간이 독소를 해독하지 못해서 그 독소가 뇌로 가서 아빠를 지금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든 거 같아.
그러니, 나랑 같이 병원에 가자."
그러니 몸이 떨려서 병원에 못 가신다고 화를 내시던 아빠께서 따라 나오시더라구요.
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평일이라 접수처로 먼저 가긴 했지만, 다니던 병원임에도 예약 하지 않으셨으면 진료조차 할 수 없다고 하시기에
그 후에 바로 응급실로 갔어요.
사실 간성혼수를 처음 겪는 거기도 하고, 제 생각엔 너무 위험한 거 같아 응급실로 직행했습니다.
(혹시나 응급실로 가는 정도가 아니었다면.. 죄송합니다.
검사 결과 기다리는 와중에 의사 한 분이 오셔서 다른 병원에서 응급실 가보라고 하셔서 오셨냐길래,
제가 위급한 거 같아서 왔다. 라고 하자 좀 피식 하시더라구요.......ㅠㅠ 당당한 척 했는데 속으로는.. 실수한 건가 싶었어요..)
응급실에 가서 간경화 환자이시고, 제 생각으로 간성혼수 증상이신 거 같다고 하니 바로 침대를 내어주고 체크하시더라구요.
지금 여기가 어디냐, 이름이 무엇이냐, 날짜가 며칠이냐, 왜 여기에 오셨냐 등등을 물으셨어요.
이름과 사는 곳 등은 또렷히 말씀하시는데,
날짜라던지, 아침을 드셨냐는 질문들에는
아침 먹었다고 했다가 갑자기 안드셨다고 하고... 그런 상태였어요.
피검사와 소변검사, CT로 뇌를 촬영 후,
좀 더 높은 의사분...(의료계의 직위를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이 오셨습니다.
지금 조금 평상시와 상태가 다르셔서 오신거냐, 물어보기에 맞다고 하니
또 아빠께 몇 가지, 위와 비슷한 유형의 질문들을 하시고,
양 팔을 앞으로 들어보라고 하시고 그 상태에서 양 손을 직각으로 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때, 손이 벌벌벌 떨리셨습니다.
이게 바로 간성혼수가 나타났을 때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알려주셨구요.
불행 중 다행으로 심각한 상태가 아닐 때 빨리 알아채고 왔다고 해주시더라구요.
이 상태에서 더 나아가면,
자기 이름이나 사는 곳도 알지 못하고,
그 다음으로는 의식 불명,
마지막에는 호흡곤란까지 와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간성혼수가
많은 양의 단백질 섭취
변비
병의 악화 등의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간성혼수가 일어나는 사람들 중의 몇 프로는 이유 없이 일어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아빠가 그렇다고 하셨구요.
그 후에는 듀파락을 처방해주셨고, 며칠간 입원하여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셨고,
3일 정도 입원하셨습니다.
그 후 5/7일 아산병원 진료 예약 날이 돌아와서, 제가 동행해 아빠를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간성혼수가 나타났다고도 알려드리니, 듀파락 따로 더 처방해주셨고,
변을 하루 최소 1~2회 정도는 보셔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다음 진료에는 CT 등 다른 검사도 해보자고 하시고 진료를 끝내시려 하시길래,
제가 간성혼수도 왔는데 간이식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 물었습니다.
그러니 그제야 설명해주시더라구요...ㅠㅠ 간이식 절차에 대해..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어요...
바쁘신 것도 이해하지만, 간성혼수까지 온 환자에게 간이식 얘기는 왜 안해주시는 건지..
제가 따라오지 않았다면,
저희 아빠는 먼저 간이식 얘기를 꺼내셨을 분도 아니라.....
아무튼,
간이식 전에 수혜자가 일주일 정도 입원해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검사가 끝난 후에 간이식 뇌사자 대기를 올려두거나, 이식해 줄 가족이 있으면 그 가족도 검사를 받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입원증?을 써주신다고 원할 때 입원하라고 하셨고,
8월에 진료 예약을 해주겠다과 그 후에 입원 할 거면 그냥 진료날 오셔서 보면 된다고 하셨어요.
일단 저희는 7월 말로 입원 날짜를 잡아 놓았고, 대기 중입니다.
현재는 듀파락을 드시면서 잘 유지중이에요.
더 악화 되시지 않기를 기도하면서요.
검사 후에 뇌사자 대기를 올려두긴 할텐데,
그 정도로 위급한 상태가 아니라 저희 아빠까지 순번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미안하고, 속상하지만, 먼저 남동생이 검사를 받기로 까지만, 생각해 뒀습니다.
앞으로도 공부할 부분들이 참 많겠죠.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부족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섬세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적어 주셔셔, 무엇이든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
특히 간성혼수를 잘 설명해 주셔셔 그 느낌과 상황이 실감납니다.
이뇨제 듀파락을 복용하고 간성혼수가 온다면, 간이식을 적극 고려하셔야 겠네요 ^^*
아마, 소화기내과에서 진료하고 계시면 간이식외과 진료를 해서 이식을 진행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환자에게 대처하는 모습이나 이식준비에 대한 생각이 참으로 바람직하네요.
아버님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
행운을 기대합니다.
지난 번 글에도 그렇고 늘 이경수님의 좋은 댓글로 마음의 위안과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인뇨제 드실 정도면 이미 빨리 간이식 절차를 밟어야 합니다. 간성혼수(간성뇌증)증상 맞고요. 말기 증상이고 특히 아침에 깨워 일어나면 헛소리도 하고 말이 어물하고(환자분 생각에 말소리가 1~2초 느께 소리가 나오는 걸로 느낌) 간이 해야할 최소한의 일도 부족한 상태라서 조금 남은 간기능에 부담을 최소한으로 주려고 관장도 자주하고 그럽니다. 저도 그전 병원에서 하루 2번이상 변을 봐야 한다는 얘기는 들었찌만 식사도 잘 못하는 상태라서 3~4일에 한번이지 안되더군요. 하여간 빨리 간이식을 해야 한답니다. 말기엔 응급상황도 자주 생기고 잘 넘기지 못하면 사망하시고요.. 머리카락은 간경화 증상 입니다. 간경화가 심하면 식사를
잘해도 영양실조 상태 입니다. 그래서 살이 계속 빠지는 거고요. 머리카락도 빠지고 손톱 뿌리도 흰색이 늘어나고.코피도 잘나고, 오래 걸으면 쥐도 나고, 이도 잘 흔들리고 다 영양실조가 계속되서 그런거고요. 하여간 몸조심 하시며 응급상황 생기면 응급실 빨리 가시고요. 간경화 말기엔 약도 많이 먹는게 안좋습니다.. 모든 약은 간과 신장이 분해를 해야하기 때문에 작은 간기능에 부담을 줄수 있어서요. 듀파락시럽이 좀 변 잘나오는거에 도움이 되고요. 또 다른 변비약 처럼 몸에 흡수되는 물질도 아니라서 간에 부담이 없는 약이라고 하더라고요.
피를 토하거나 짜장색 같은 검은 변색여도 응급실 빨리 가셔야 하고요.간성혼수도 응급실 가셔야 하고요. 간성혼수 증상은 심할때가 있고 약할때가 있는데 좋아지면 환자도 자기가 헛소리나 정신이 이상했다는걸 압니다. 더 심하면 기억을 잘 못하고 꿈속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하고 사진처럼 정지영상으로 기억하고요. TV보면 사진 정지화면이 천천히 변하는듯 느끼고 내용을 이해를 못하고요. 더 심하면 완전 혼수상태로 빠지고요. 혼수가 어느정도 심하면 통증도 잘 못느끼고 눈뜨고 있어도 꿈속이고 눈감고 있어도 꿈속이고 엄청나게 긴 꿈속을 헤메게 되더라고요.
우가차카님께서는 간경화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적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신랑도 급성간경화말기로 간이식수술했습니다
수술전 간성혼수가 심하게 왔었는데 그때가 아산병원 응급실이였습니다 병실대기중에 갑자기 간성혼수가 온거였어요..관장 많이했습니다 3~4일정도?고생하다가 정신은 괜찮아진것같아요 그때가 5월말이였고 10월달 수술때까지 간성혼수는 없이 지냈었어요
제가 그때 제일 많이 울었던것같아요(그후론 항상씩씩했어요^^)
아는것도없고.. 저도 글로만 보던 간성혼수를접하게되고하니..넘 두려웠었어요
많이 놀라셨을텐데..차분하게 잘하셨어요 응급실 잘가신거예요
아버지는 따님이 엄청 든든하실것같아요..힘내서 잘해결해나가시길 바랄께요..힘내세요~
간성혼수.. 글로 읽는 것보다 더 두렵더라구요. 지금 신랑분은 건강하시죠? 저희 아빠도 건강 회복 하실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카엘라님.
@hanies 네~지금은 잘지내고있어요~간성혼수는 그렇게 지나가고 그 후론 증상없이 잘지냈어요 처음 지방병원에 입원했을때부터 손앞으로 쭉 뻗어 확인하셨는데 그땐 이유도 몰랐었죠 설명도없으셨고요 퇴원후 아산병원 응급실로 갔을때 갑자기 증상나타나고 그렇게 관장으로 이겨낸것같아요
그 후엔 고열이 두번정도 나서 응급실가고 입원하고 그랬었어요(수술전에) 열체크도 잘해주셔야될꺼예요
옆에서 걱정스런맘에 맘아프고 힘드시겠지만 잘해내실꺼예요 응원할께요
@미카엘라 아~ 열체크도 해야하는군요! 몰랐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미카엘라님도 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너무 무섭더라구요. 이식 받으실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