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南別業(종남별업)
<종남산 별장에서>
王維(왕유)
중년에는 자못 도를 좋아하다
만년에는 종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다
흥이 나면 매양 홀로 거니는데
유쾌한 일은 나만이 안다네
가다가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
앉아서 구름 피어오르는 것 바라본다
우연히 숲 속 늙은이 만나면
얘기하고 웃느라 돌아가기를 잊는다
中歲頗好道 (중세파호도)
晩家南山陲 (만가남산수)
興來每獨往 (흥래매독왕)
勝事空自知 (승사공자지)
行到水窮處 (행도수궁처))
坐看雲起時 (좌간운기시)
偶然値林叟 (우연치림수)
談笑無還期 (담소무환기)
[通釋]
나는 중년에 불교를 몹시 좋아하였는데, 만년에 이르러서야 종남산 기슭에 별장을 짓고 살게 되었다. 흥이 일어나면 홀로 소요하는데, 나만이 아는 즐거움이 있다. 거닐다 보면 물이 다하는 곳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 앉아 무심히 하늘을 보니 구름이 이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우연히 숲 속의 늙은이와 마주치면 기탄없이 얘기하고 웃다가 돌아갈 때를 잊곤 한다.
[解題]
이 시는 시인이 종남산 별장에서 은거할 때의 한적함을 그린 작품이다. 먼저 1·2구는 은거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뒤의 여섯 구는 은거생활의 즐거움을 표현하였다. 이 은거생활은 흥에 기인하여 어떤 구속도 목적도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데, 시인은 이러한 한적한 정경을 통해 세상과 다툼이 없고 편안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 중 ‘行到水窮處(행래수궁처)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 구절은 최고의 경구(警句)로 칭송받는다.
역주
역주1> 終南別業(종남별업) : ‘終南(종남)’은 섬서성(陝西省) 남전현(藍田縣)에 있는 산 이름으로, 왕유가 은거하던 망천(輞川)별장이 있는 곳이다. ‘終南別業(종남별업)’은 이 망천별장을 가리킨다.
역주2> 頗(파) : 자못, 매우
역주3> 道(도) : 佛道(불도)를 말한다.
역주4> 南山(남산) : 종남산을 지칭한다.
역주5> 勝事(승사) : 유쾌한 일을 뜻한다.
역주6> 水窮處(수궁처) : 산속의 시냇물이 비롯되는 수원지(水源地)를 의미한다.
역주7> 林叟(임수) : 숲의 노인, 나무하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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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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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왕웨이, 王維, 699년 ~ 759년)는 중국 성당(盛唐)의 시인·화가로서 자는 마힐(摩詰)이다. 모친 최씨(崔氏)는 열렬한 불교신자로서, 왕유도 이 영향으로 입신(入信)하여, 유마힐(維摩詰)을 닮고자 자를 마힐이라 했다. 어려서부터 수재로서 칭찬이 높았고 음악에도 뛰어나서, 현종의 형제 제왕이나 귀족의 모임에서 예술가로서의 명성을 떨쳤다.
그의 시는 친교가 있던 맹호연을 닮은 데가 많으나 맹호연의 시보다 날카롭다. 또한 불교신자로서 관념적인 '공(空)'의 세계에의 동경을 노래한 것이 있다. 한때 관직을 물러났을 때 망천(輞川=지금의 허난성)에 별장을 짓고, 그 별장의 경물을 소재로 하여 노래한 〈죽리관(竹里館)〉이나 〈녹시(鹿柴)〉(모두 5언절구)는 특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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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에 관한 시>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하종남산과곡사산인숙치주) | 李白 | 당시 삼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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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산 (終南山) | 왕유 | 당시 삼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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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별업 (終南別業 ) | 왕유 | 당시 삼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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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망여설 (終南望餘雪) | 조영 | 당시 삼백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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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종남별업(終南別業:종남별장에서)-왕유(王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