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의 개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생육기간 중의 일정시기에 온도처리(저온처리)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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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류(麥類)의 추파품종(가을보리)을 봄에 뿌리면 출수(出穗)가 늦어지거나, 전혀 출수가 되지 않는다.
러시아의 T.D.리센코는 식물의 영양생장기(營養生長期)의 길이는 품종의 유전적 성질과
그것이 생육할 때의 외적 환경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추파품종을 봄에 뿌리면 출수가 잘 안 되는 원인은 파종 후의 온도조건이 너무 높기 때문이므로,
종자를 미리 일정기간 저온에 두었다가 뿌리면 춘파품종과 똑같이 순조롭게 출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같이 추파품종의 종자를 봄에 뿌릴 수 있도록 처리하는 방법을 춘화처리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이런 현상을 춘화현상이라고 한다.
리센코 등의 연구에 의하면 작물은 영양생장기에서 생식생장기(生殖生長期)로 발육해가기 위해서는
몇 개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제1단계는 온도단계로, 여기서는 생장에 필요한 여러 조건 중에서도
특히 각 작물에 특정한 온도조건과 그 지속기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겨울작물에서는 추파성이 큰 품종일수록 장기간에,
더구나 보다 저온이 필요하고, 춘파성 품종이나 여름작물에서는 각기 특정한 고온(高溫)을 필요로 한다.
이 단계가 만족되면 비로소 식물은 다음 발육단계인 광단계(光段階)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온도단계의 경과에 필요한 조건을 주는 것이 춘화처리이며,
적기(適期)에 파종된 경우에는 발아 생장하는 동안에 자연히 온도단계의 경과에 필요한 조건이 주어진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파종기를 바꾸는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춘화처리를 해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파종 전에 종자에 수분이나 산소를 주어, 배(胚)가 생장을 개시한 시기에 필요온도를 경과시킨 후에 파종한다.
예를 들면, 추파하는 밀의 경우에는 적당한 수분을 주면서 10 ℃ 이하, 최적 0∼3 ℃에 35∼50일 경과시킨다.
양배추나 양파는 식물체가 어느 정도 커진 다음이 아니면 저온을 만나도 춘화되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을 녹체춘화(綠體春化)라고 한다.
이에 반해 밀 등의 경우를 종자춘화(種子春化)라고 한다.
종자춘화 작물은 싹틔울종자[催芽種子]를 춘화하여 생육기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어 농업상 유익하며,
또 채종재배나 육종(育種)을 위해 세대단축을 하는 데도 이용된다.
또 엽채류 ·근채류 등에서는 어느 정도 춘화처리를 함으로써 키가 커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고르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리센코는 추파맥류 품종을 불완전한 춘화처리,
즉 춘화최적온도를 필요기간만 주지 않고,
이 후는 봄의 야외온도에서 장기간에 걸쳐 단계경과를 시키는 방법으로 2∼3대를 반복하면 추파성 밀은 춘파성이 된다고 한다. 춘화현상은 유전적 본성에 대한 멘델의 유전학설과의 사이에 기본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후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생물은 어느것이던지 조물주가 만들어준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본디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는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