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방황과 고민, 선택의 연속인 청년들과 함께 한 지 20주년을 맞이하는 수원 ‘선택(CHOICE)’.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제57차 선택 재모임이 열린 수원대리구 청소년 문화원을 찾았다.
“따르릉” 나눔 시작 종이 울리자, 강당은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자연스러운 담소가 오가는 중에 간간히 과장된 몸짓으로 열변을 토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리 있게 의견을 피력하며 집중하는 눈동자도 보이고,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마음의 문을 연 사람들이 꺼내 놓은 진실의 힘은 또 다른 이의 얼어붙은 마음을 사르르 녹여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2박 3일의 교육만으로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관계개선 및 쇄신이 목표인 ‘선택’은 가끔 결혼할 사람을 찾기 위해 참가하는 프로그램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선택’은 나눔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듣고,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할 용기를 얻도록 도와주면서 관계 회복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마음을 닫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던 청년들도 ‘선택’을 선택한 후에는 닫혔던 문을 스스로 열게 된다.
“서로를 솔직하게 만드는 선택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손은주(엘리사벳, 원천동본당)씨는 “감추고 싶은 단점, 고칠 점을 찾아내면서 무심코 하던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또 결혼하기 직전 약혼녀와 참여한 노완철(시몬, 지동본당)씨는 “허심탄회한 나눔을 통해 진실로 남을 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앞으로 이 배움을 계속 곱씹으면서 바른 선택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회한과 깨달음으로 “부모님과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청년도 있고, 어떤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재모임에서 진행된 그들의 나눔 안에는 나름의 희로애락과 인생이 담겨 있으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고찰도 묻어 있었다. 때문에 신앙문제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지만, 그들의 대화 속에는 하느님이 계심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선택이란 프로그램을 통한 그 배움들이 직장, 학교, 가정을 통해 행복 바이러스로 퍼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년째 영성지도를 맡은 성남대리구 청소년국장 이정훈(이레네오) 신부는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지면서 얽힌 관계의 오해를 푸는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선택의 장점”이라며, “관계의 근본적 성찰과 친교가 이루어지는 선택이 실질적으로 계속되려면 수료 후의 소모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소모임 참석과 적극적 활동이 저조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선택 소모임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6시 성남대리구청에서 열린다. 방황하는 청년들의 등대 역할을 할 ‘선택’에서는 관심 있는 후원자 및 부부 봉사자를 찾고 있다.
(문의 : 성남대리구 청소년국 ☎ 031-703-4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