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5. 불날. 날씨: 아침나절 흐리더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다 그치고 낮부터 줄곧 흐리다.
아침열기-수학 셈-발효빵수학-점심-청소-헤엄-마침회-5, 6학년 영어-교사회의-대안교육 우리말 글 연수
[수학귀신과 발효빵 수학]
비가 한두 방울 떨어져 아침 걷기를 하지 않고 교실에서 바로 아침열기를 들어간다. 종이활대스타돔 마무리 단계로 색을 칠해 놓으며 하루 흐름을 나누고, 아침나절 수학 공부에서 쓸 부피와 단위, 물질의 성질 이야기를 미리 이야기해 놓는다. 물체와 물질이 공간에서 차지하는 크기인 부피를 액체, 기체, 고체마다 어떻게 잴 것인지 묻고 답하며 생각과 상상의 시간을 보낸다. 새로 배우고 있는 높은음 피리곡을 불고, 알찬샘 부모일기를 읽었다. 지율어머니가 건망증을 주제로 아주 재미나게 하루생활글을 써서 아이들이 쏙 빠져든다. 알찬샘은 어린이, 부모, 교사가 일기를 쓰며 삶을 가꾸고 있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된다. 9월 들어 애쓰고 있는 책읽기는 날마다 줄곧 된다. 함께 소리내어 읽는 책 <수학귀신> 2장 둘째 날 꿈 을 돌아가며 읽고, 다시 선생이 읽으며 하나씩 설명을 곁들여주는데 윤태가 수학 공부 하는 것 같단다. 재미난 이야기로 수학을 풀어내고 있는 책이라 그럴만한데 돌아가며 읽으니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만했으면 하는 소리다. 어제 집에서 생각해오라고 내 준 문자대칭을 아이들이 꽤 알아왔다. 숫자 대칭을 금세 찾아낸다.
10시 30분 1층 강당에 모두 모여 5, 6학년의 사물놀이 공연을 본다. 경기도청소년예술제 공연을 떠나기 앞서 동생들 앞에서 마지막 연습을 하는 셈이다. 어제 집중해서 연습한 효과가 있는 건지, 실전에 강한 건지 아이들이 어제 연습할 때보다 한두 곳 빼고는 훨씬 호흡과 소리가 좋다. 형들을 응원하는 동생들 표정도 상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 판 잘 놀고 오기를 바라며 배웅하는데 한주와 정우 설렘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경기도 곳곳에서 오니 참가하는 곳마다 정말 많은 연습을 했을 텐데 우리는 세 번 연습만으로 나가는 것이니 정말평소 실력으로 가는 게다.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4학년은 5, 6학년 응원을 하러 같이 간다. 그래서 점심도 낮은 학년만 먹게 됐다.
1층 강당에서 3학년은 수학 셈으로 만의 자리 보수를 연습한 뒤 발효빵을 만든다. 선생이 키운 르방발효종으로 천연발효빵을 만드는데 본디 계획대로 단위와 부피 이야기를 줄곧 하며 저울에 달고 재며 양을 맞춘다. 미리리터와 리터, 그램과 킬로그램이 익숙해 간다. 부피를 재는 단위를 익히며 빵을 만드는 재미가 있다. 봄, 여름하기 자주 해본 손놀림이라 모둠마다 아주 익숙하게 반죽과 접기를 이어간다. 내일은 구수한 빵이 새참이 되겠다.
낮 공부는 개학하고 첫 헤엄이다. 학교 차는 형들이 타고 가서 1, 2, 3학년 모두가 걸어서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 헤엄터로 갔다. 103번 버스에 우리 아이들이 모두 앉아있어 마치 우리가 시내버스를 세 낸 것 같다. 헤엄 선생이 바뀌었는데 예전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본 남자 선생이라 아이들을 반가워한다. 배영과 자유영 연습을 하고 오랜만에 신나게 물놀이를 한 판 했다. 달려드는 아이들 신나게 던져준다. 잘 논 탓인지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이 줄곧 배고프다고 한다. 학교가면 새참이 있을 거라 했는데 아뿔싸 새참을 따로 챙길 사람도 없고 미리 챙겨놓지 않아 먹을 게 없다. 부지런히 빵을 굽고 가을 새참거리를 찾을 때다. 5, 6학년 영어 수업을 마치고 나니 선생도 아주 배가 고프다. 아무래도 헤엄 가는 날은 만약을 대비해 새참을 따로 챙겨야겠다. 배고픈 덕분에 저녁 우리말 글 연수 연수모임을 위해 권진숙 선생이 애써 준비하고 조한별 선생이 같이 만든 샌드위치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가을 학기 시작이라 그런지 우리말글 연수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강당이 가득 찼다.
아침나절 학교에 온 현우아버지에게 학교 옆 공사 현장에게 민원을 전달해주면 좋겠다 했더니 시간을 내셔서 바로 서류를 만들고 약속을 잡아 민원을 전달하는 모임을 저녁에 하는 현우아버지다. 덕분에 충분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내올 듯 싶다. 고마운 현우아버지다. 공사하는 동안 시멘트 가루가 많이도 날리고, 공사 소리 때문에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이해하며 지내왔는데, 개학을 앞둔 시설의 날에 시멘트가루가 숲 속 놀이터를 뒤덮는 걸 보고는 그대로 있을 수는 없어 그동안 참았던 이야기를 모두 하는 게다. 과천에서 재건축 과정에서 나온 석면 문제 때문에 두 개 초등학교가 등교 거부를 하고 있고,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도 비켜가지 않는다. 돈보다 사람들을 생각하는 건축 현장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