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향하여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제가 올해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도 성찰한 주제인 인공 지능 체계의 발전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 뿔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이 기술과 함께 어떻게 우리는 온전한 인간으로 남을 수 있고 또 이 문화적 변화가 선(virtue)에 봉사하도록 이끌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기술은 풍요로워져도 인간성은 빈약해질 위험이 있는 이때 우리의 성찰은 인간의 마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영적 관점을 갖추고 마음의 지혜를 회복해야만, 우리는 우리 시대의 새로움을 읽고 해석할 수 있으며,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는 길을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혜는 기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인류의 모든 기술적 확장은 사랑 가득한 봉사의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적대적인 지배의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공 지능 체계는 무지를 극복하고 서로 다른 민족과 세대 사이의 정보 교류를 증진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거짓인 이야기를 마치 참(truth)인 것처럼 믿고 공유하게 만들면서 현실을 왜곡시키는 '인지적 오염'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의 첫물결인 소설 미디어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때부터 우리는 인공지능의 양면성, 곧 그 가능성과 위험성을 경험해 왔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두 번째 단계가 질적 도약을 보여준다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를 잘 이해하고 평가하며 규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상황에서 그러하듯이 규제 그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디지털 혁명은 우리에게 더 큰 자유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인공지능의 활용이 집단 사고로,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 수집으로, 집단 편집을 통한 책임 회피로 이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보는 살아 있는 관계들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 세계에 자리잡고 있는 이러한 관계들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간 경혐의 상관관계도 아우르며, 서로를 향한 감수성과 연민과 나눔을 필요로 합니다.
인공지능은 다음과 같이 활용될 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곧 인공지능의 활용이 현장에서 언론이 하는 역할을 없애기보다 이를 뒷받침하고, 커뮤니커이션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모든 전달자가 각자의 책임을 더 잘 인식하게 할 때 그리고 모든 사람이 본분에 맞게 분별력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참여하게 할 때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 세계 사용자들의 존엄성 보호, 플랫폼의 상호 운용성 보장,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의 책임감 있는 태도, 검색 엔진을 위한 알고리즘 작동 기준의 투명성, 정보 처리의 투명성, 익명성의 방패 뒤에 숨은 출처의 추적 가능성, 이미지나 동영상의 진위 판단 여부, 개발도상국의 참여 등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됩니다.
이를 비롯한 여러 질문에 우리가 어떤 답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앞날이 결정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정보 접근성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계급들을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형태의 착취와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외 정반대로, 인공지능이 매우 체계적이고 다원적인 정보 네트워크 안에서 현재 겪고 있는 시대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심화시키고 올바른 정보를 증진한다면, 인공지능은 우리를 더 큰 평등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리즘의 먹잇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지혜를 기르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자유로 우리 마음에 자양분을 줄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린 것입니다.
우리 인류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지혜를 구합시다. 지혜는 모든 것에 앞서 존재하였고(집회 1, 4 참조) 깨끗한 마음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만듭니다.(지혜 7, 27 참조)
지혜는 우리가 인공지능 처계를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봉사하도록 이끄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