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창세기 29장 1~35절
주제 : 약속대로 야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요해 : 하나님께서 꿈에 벧엘에서 야곱을 만나주신 하나님께서는 그와 늘 함께하시며 보호해주실 것을 약속하셨다(28:13,14). 약속하신 그대로 광야의 여정을 무사히 통과하여 밧단아람에 도착하도록 하셨으며, 외삼촌 라반의 환대와 그 곳에 정착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라반의 기만으로 인한 14년을 목자(자유의 종)로 일하며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맞아들이게 된다. 레아와 라헬의 갈등 속에서도 다산(多産)하는 복을 받았는데, 조부 아브라함에게 후손과 번영을 언약한 그 언약의 성취로서 야곱에게 일터와 아내와 많은 자녀들을 허락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13:15,16 26:3,4). 본문뿐만 아니라 구약의 역사 전체가 육체의 소욕을 채우기 위한 경쟁과 기만과 질투와 보복 등이 만연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죄악과 허물투성이인 인간사에 초월적인 경륜을 통하여 구원사를 진행시키고 계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기록하고 있다.
단락 구분
1-20절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 도착
21-30절 야곱의 결혼
31-35절 레아와 라헬
1-20절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 도착
야곱은 벧엘에서 꿈에 하나님께서 찾아오시기 전 까지는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혔으나 이후 여정은 주께서 지팡이와 막대기가 되어주셔서 평안히 밧단아람의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인도해주셨다. 야곱은 늘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의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나님 의식(神意識)은 야곱의 평생을 갖는다. 이는 신자들이 광야와 같은 이 세상의 여정을 지나 천국에 이를 때까지 주께서 인도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그가 라헬과 삼촌 라반(흰빛)을 만난 장면은 1세기 전, 이삭의 신부감을 위해 이곳에 보내졌던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의 경우와 흡사하다(24:15,28-31절). 약 100여년의 시차를 둔 두 사건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인도하고 계시는가를 보여 주는 증거들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릐 사고와 발걸음을 인도하고 계신다. 성도의 삶은 결코 우연이나 요행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의해 진행된다.
21-30절 야곱의 결혼
사랑에 기초한 봉사는 즐겁고 유익한 것이지만 ^^ 그렇지 못한 경우의 봉사는 무거운 짐과 고역이 될 것이다. 부유한 아버지 밑에서 평안한 생활을 했던 야곱이 죽음을 피해 800km의 여정을 달려와 지친 야곱 앞에는 그가 흠모할만한 라헬이 있었고 그녀로 인하여 낯선 환경에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라헬에 대한 사랑이 움틈으로서 희생이 요구되는 참사랑의 의미를 체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삼촌 라반의 속임수로 그에게 14년 동안의 노역이 주어진다. 물론 이것은 라반의 간교한 계교에 의해 발생하지만 눈이 먼 아버지 이삭을 속인 인과응보(아들들로부터 요셉이 짐승에게 죽었다고 속임을 당하는 일)이며, 궁극적으로는 언약의 상속자로서 12지파를 태동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비록 처음에는 댓가 없는 노동이었지만 새로운 일이 준비되어 있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에게는 새로운 일(일반적 부르심의 은사와 구별되는 사명)이 주어지고 그 사명을 통하여 하나님의 경륜에 동참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들의 성장 성숙 성결을 위해 여러 가지 모양으로 연단하시며(욥23:10 히12:11 벧전1:7), 과정에서 피할 길과 이길 힘을 공급하신다(고전10:13).
31-35절 레아와 라헬 그리고 자녀들
온 마음이 라헬(암양)에게 있었던 야곱이 마음에 없던 레아(암소)와 결혼을 하게 된 심정은 어땠을까?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비 라반(흰빛)의 강요에 의해 야곱과 결혼한 레아의 심정은 어땠을까? 레아는 ‘안력이 부족한’ (עיניב רכות-에네 라코트)여인이라고 했는데 눈을 뜻하는 아인(ע)의 연계형(소유를 의미)과 연약한(신28:56) 유순한(욥41:8)을 의미하는 형용사 라코트(רכות)가 합쳐진 말이다. 이는 시력이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총기가 결여 되었다는 뜻으로 요즘 우리식 해석하면 쎈쓰와 애교가 없다는 말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레아에게 당시 축복의 증표인 아들들 넷을 선물로 주셨다(시127:3). 그녀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 찬양하며 이름을 붙였다.
[르우벤(ראובן)‘보라’를 뜻하는 ‘르우’와 ‘아들’을 나타내는 ‘벤’의 합성어로 ‘보라 아들이다’라는 의미다. 이름이 뜻하는 그대로 르우벤의 출생은 레아에게 특별한 은총이요 커다란 축복이었다(49:3). 또한 “여호와께서 나의 괴로움을 권고하셨으니” 권고하셨으니(כיראה-키 라아)는 의심없이 분명 보셨다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레아의 고통스러움을 일일이 관찰하시고 긍휼히 여기셨음을 가리킨다. 시므온() ‘둘째를 얻음, 듣다’ 레위() ‘친함’ 유다()‘찬송’BC1755년 하란에서 출생]
야곱의 자녀들의 태어남은 인간의 노력 이전에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각별한 것이며, 언약의 계승자인 이스라엘의 혈통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간섭에 의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한 사람 성도의 출생과 거듭남(구원) 또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계획과 섭리에 의해 된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 된 성도는 귀하고 귀하다(요6:44,65; 10:28,29).
▷성경의 노동자 임금(賃金)제도 -고대 팔레스타인에서는 일정한 시간 동안 계약된 임금을 받고 일해 주는 자유노동자가 있었다(자유의 종이나 노예는 제외). 이들은 대부분 타 지역에서 이주해 온 정착자나 장거리 여행 중에 있는 유랑객들이었다(출12:45 레22:10 신24:14). 이들은 야곱이 라반의 집에 고용된 것이 바로 이러한 경우였다(15절). 히브리 민족이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부터 사회와 직업이 다양해지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자 이런 노동자 계층이 증가하게 되었다(신24:14).
성경에 언급된 품삯 노동자의 직업을 살펴보면 목자(창29:15 암3:12 요10:12), 곡식 추수꾼(룻2:3 왕하4:18), 품꾼과 일꾼(마10:1,2 눅10:7 요4:36), 삯군(막1:20), 용병(사16:4 눅3:14), 산파(출2:9) 등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으며 일군은 그 삯을 받는 것이 마땅하고 말씀하고 있다(딤전5:18). 이들은 하루를 기준으로 품삯 계약을 맺거나(신24:15), 1년 또는 다년을 계약하기도 했다(레25:50). 신약 시대의 하루 품삯이 1데나리온 이었던 것과 달리 임금 수준이 불분명했던 고대 팔레스타인에서는 고용자와 피고용자간의 협상으로 계약이 성립되었는데 야곱과 라반의 고용계약이 바로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신약에서 이와 같이 비슷한 노사 협정이 예수님의 포도원 비유에 나온다(마20:1-6).
자유 노동자들의 신분은 결코 천시되지 않았으며(욥7:1; 14:6), 간혹 품삯을 못받는 불합리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율법에는 노동자들의 보호 조항으로서 매일 해지기 전에 임금을 지불하도록 규정하였으며(레19:13 신24:14,15), 선지자들은 자신의 사욕만을 채우는 고용자들의 죄악상을 철저히 고발하였다(렘22:13 말3:5). 노사(勞使)간의 갈등은 시대를 초월하여 있어온 문제로서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끝없는 분쟁이 이어진다. 그러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성경의 성실과 공의에 입각하여 책임을 다하며 하나님의 은혜의 속성인 자비와 긍휼을 가질 때 모든 노사분규는 해소될 것이다(골3:22-4:1).
▷성경의 목자(牧者)상 - 목자(רועה-צאן-로에 쪼온)는 ‘방목하는 자, 먹이는 자’와 ‘양’의 합성어이다. 헬라어는 포이멘(ποιμήν)으로 ‘살피는 자, 목동, 양치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선한목자(요10:11)라고 하셨으며, 삯군 즉 거짓목자는 이리가 나타나면 도망을 친다고 말씀하셨다(요10:12-13). 왜냐하면 자기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대 팔레스타인 경제에 제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이 목축업이었다. 기후조건과 광야와 산지를 이루는 특수한 지형 때문에 자연스럽게 목축업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성경에는 목자의 직업이 아벨 때부터 생겨난 것으로 대부분의 창세기의 족장들의 직업이었다(창4;2 13:7; 26:20; 30:36; 37:32). 그러므로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 목자란 결코 천대받을 수 없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농업을 기간산업으로 절대 왕권을 자랑하던 고대 애굽인들은 목축업을 천한 직업으로 여였던 것 같다(창46:34).
목자들의 주요 임무는 가축에게 물과 목초지를 찾아 주는 것(창13:10) 흩어진 가축들을 모으며 질서를 잡아주는 것(렘31:10 겔34:2,12) 가축을 들짐승과 도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암3:12), 일용할 양식과 보호할 무기(지팡이와 막대 물맷돌 창 등)를 소지하였다. 이처럼 가축 떼를 보호하고 인도하는 사람으로서 목자의 생활은 하나님의 백성을 지도할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채택되기에 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