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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를 카페에 링크하다가 한동안 생각에 잠긴 기사가 있어서 하나 소개 드려봅니다. 미국의 한 여성 팝스타(테일러 스위프트/25)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반기를 들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인데, 그 덕분에, 그녀는 이번 앨범 곡 2개로 5주째 빌보드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賞)을 일곱 차례 받은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작곡하는 가수)인 그녀는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 대해 "내 음악을 전파할 자격이 없다"며 지난 8년간 발표한 자신의 모든 음원을 빼버렸다고 합니다.
그녀가 이처럼 스트리밍에 대해서 반기를 두는 이유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유통사만 배불리고, 음악인들에겐 '독(毒)'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나 홀로 투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데, 앞으로 그녀의 나 홀로 투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 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음악이나 영화 등을 듣고 보는 방법이, 이제는 점점 스트리밍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어, 스트리밍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은 무모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허나 세간의 흐름에 역행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바로 일본인들의 CD사랑은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음원시장에서 CD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85%로 절대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기반의 음원서비스는 2009년 약 1조원까지 상승하다 2013년엔 4000억원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의 현실적 흐름으로는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입니다.
그럼 왜 일본에서는 온라인 음악사업이 잘 안 되는 것일까요? 확실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본에서 음원 라이센싱을 얻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이 CD를 일종의 수집품처럼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도 한 몫을 한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인들의 CD사랑을 특유의 '수집벽'과 '팬덤(fandom·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광적 지지)'이 결합된 현상이라고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을 넘어, CD 등 관련 물건을 소장하는 걸 선호하는데, 인기곡을 모아 '재탕'한 '히트곡 모음(greatest hits)'도 수집용으로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또한 일본에선, 한 사람이 같은 음반을 여러 장을 사도록 유도하는 홍보 방식도 한몫 거든다고 합니다. 똑같은 음반이라도 표지를 다양하게 만들고, 악수권(해당 가수가 여는 '악수회'에서 가수와 악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표), 콘서트 초대권 등 다양한 부록을 CD에 넣는다고 합니다. 또 30장(현장 사인), 50장(가수와 단둘이 사진 찍기)등 음반을 많이 살수록 특별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걸 그룹 AKB48은 앨범을 사면 '투표권'을 한 장씩 준다고 합니다. 매년 인기투표로 멤버 순위를 매기는데, 순위가 높아질수록 무대 중앙으로 진출하게 된다고 합니다. 열성팬은 앨범을 수백 장씩 사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에게 몰표를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 이들의 싱글 앨범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지난 5월 발매 하루 만에 146만 장이나 팔렸다고 합니다.
이런 일본의 CD사랑은 보수적이고 꼼꼼한 기업 경영 문화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미국 뉴욕타임스는 "일본 음반 업계에서는 아직도 디지털 음원의 수익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디지털 음원 업체와 저작권 관련 논의에만 수년씩 걸릴 정도"라고 합니다.
일본의 미디어 사랑과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현재 해외에서는 UHD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음악은 몰라도, 적어도 동영상, 그것도 최근 우리의 최대 관심을 끄는 4K UHD영상에 대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물론, 유럽, 북미 지역과 같은 다수의 나라들이 아직도 미디어(CD/DVD/블루레이)를 콘텐츠의 근간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헌데,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요? 요즘 국내에서는 음반가게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대형마트나 대형서점에나 가야 있고, 실제 출시되는 음반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블루레이 같은 영화는 1달에 10~20편 출시도 힘든 상황입니다. 일본이 1주일에 20~30편의 블루레이가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블루레이 시장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상황입니다.
그 많던 비디오 대여점이 다 사라지면서, 국내 영화시장은 온라인으로 급속히 대처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은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TV로 감상을 하거나, 케이블이나 IPTV를 이용해 VOD로 영화를 보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런 현상이 되어 가면서, 정품 DVD나 블루레이로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DVD나 블루레이 출시가 줄어드는 현상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 시장의 미디어 비중은 너무 급격히 퇴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편리성과 신속성은 좋지만, 음질과 화질이 미디어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일 지금과 같은 현실이 지속이 된다면, 우리는 양질의 화질과 음질을 가진 4K UHD콘텐츠는 만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하는 국내 IPTV업체(SKB/LG U+)들은 벌써부터 과대 홍보까지 하고 있다는 거입니다. 국내 4K UHD콘텐츠가 세계최고의 UHD화질로 서비스를 한다고 공개를 하였는데, 막상 시청해본 UHD화질은 진정한 UHD화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KT를 제외한 SKB와 LG U+는 국내 IP-4K UHD VOD서비스 수준을 4K@60fps에 10bit/4:2:2/35Mbps라고 밝히고 있어, 지상파나-케이블-일본 위성 4K UHD방송보다도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4K UHD화질 서비스입니다.
물론 SKB와 LG U+가 서비스하는 IP-4K UHD VOD서비스가 지상파나 케이블, 일본 위성 4K UHD방송 화질보다 좋다면, 무어라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실제 시청을 해보면, SKB와 LG U+의 IP-4K UHD VOD의 4K UHD화질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화질과 음질은 상당히 주관적 견해가 강합니다. 그래서 화질의 척도가 되는 기준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화질과 음질에 대한 기준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선, 무늬만 4K UHD화질로 UHD콘텐츠라 서비스를 해도 가입자(시청자)들은 항의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IPTV업체들이 세계 최고의 4K UHD화질이라고 발표를 하면, 실제 시청한 4K UHD화질이 부족하게 느껴져도, 그들의 주장대로 그냥 수용하고, 시청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작금의 우리 현실입니다. VOD시청료도 6~7천원으로 상당히 고가이며, 음질은 STEREO밖에 아되고 있습니다.
현재 KT가 공개한 4K UHD방송과 4K UHD VOD서비스 수준은, 방송은 4K@30fps에 8bit/4:2:0/22Mbps, VOD는 4K@30fps에 10bit/4:2:0/18Mbps 또는 4K@60fps에 10bit/4:2:0/25Mbps정도라고 밝히고 있어, 진실되게 밝힌 KT만 바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만일 IPTV업체들이 지금처럼, 실제 지상파-케이블-일본 위성 4K UHD방송보다 낮은 화질을 보여주면서, 서비스 수준은 최고의 UHD화질이라며 가입자를 유치한다면, IPTV업체들은 언젠가는 그에 대한 부작용을 고스란히 감내를 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 IPTV업체들보다 1년이상 먼저 IP-4K VOD서비스를 실시한 외국의 Netflix, Amazon, Maxdome, SONY등은 현재 4K@30fps에 8bit/4:2:0에 15~20Mbps정도의 UHD화질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의 IP-4K VOD서비스 수준이 떨어진다고, 국내 IP-4K VOD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허나 국내외 여건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SKB와 LG U+의 IP-4K VOD서비스 수준은 도를 넘어선 과도한 발표라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국내 IPTV(SKB/LG U+)업체들은 진실 된 서비스 품질(화질)을 공개하고, 가입자(시청자)들과의 신뢰를 쌓아 갔으면 합니다. 신뢰가 없는 서비스는 모래성과 같다고 봅니다. 아울러 아직은 4K UHD스트리밍 서비스가 진정한 UHD콘텐츠를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을, IPTV(SKB/LG U+)업체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