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친짓 했습니다. 아하하.. ㅡ_ㅡ;;
사건의 발단은 오늘 아침...
갑자기 눈이 확 떠지는데 시계를 보니 오전 7시.. 잠은 더이상 오지가 않았고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화창하더군요.
불현득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
'떠나자'
...예 그렇습니다. 발단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8시에 캘거리를 출발했습니다.
밴프를 지나.. 레이크루이스도 지나...
아이스필드에 도착을 했을즈음 작은 일이 급해지더군요.
아이스필드센터의 화장실을 들어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진입하는순간 보이는 글씨..
'닫았음. (이라 쓰고 '넌 망했음 ㅋㅋ' 라고 읽습니다.)
오 마이 갓
설상가상으로 차가 눈에 빠져버렸습니다.
화장실은 가고싶고 차는 빠져있고.
헐...
온도는 -2도정도였지만 제가 반팔차림이였고 눈바람이 부는바람에 추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ㅡ,.ㅡ
어찌어찌하여 차를 빼고나서 그야말로 머리 꽃 꽂은 여자처럼 달려 화장실을 찾았고
하늘이 도왔는지 5분정도 지나 화장실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미리 준비해둔 mp3 300여곡을 랜덤으로 재생하며 신나게 달렸습니다.
길이 점점 좋아지더군요. 뭐... 눈발은 조금 날렸습니다만...
그래도 얼음이랑 눈때문에 차가 미끌어지던 아이스필드쪽 보다는 훨신 좋았습니다~
그렇게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달리던중 제스퍼가 보였고
아무 부담없이 '어? 제스퍼네? 우왕ㅋ굿ㅋ' 하면서 지나쳤습니다.
-_-
예.. 그렇습니다. 목적지는 제스퍼가 아니였습니다...
사실 목적지따윈 없었고 그저 달렸던 것이지요..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유기농토마토는 달리고 싶다.]
-_-;;
제스퍼에서 힌튼방향으로 달리던중 사슴무리가 보이더군요.
사...사슴이다~!! ...하앜하앜..이 아니라
이젠 지겹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수십번은 봤을듯 합니다. 저 녀석들도 제 얼굴을 기억할듯 싶습니다.
그냥 지나갑....이 아니라 그래도 기념인데 사진하나 찍어줬습니다.
(록키산맥에 사는 동물들 전부다 최소 한번은 본듯합니다. 무스도 봤고 그리즐리나 블랙곰도 봤고.. 새끼곰도 보고... )
그렇게 달리다보니 힌튼이 가까워졌습니다.
운전을 좋아해서 제스퍼만 수십번 여행(이라쓰고 드라이브라고 읽습니다.) 갔던 저는
제스퍼에 방이 없을때 힌튼의 xxxx 모텔을 자주 이용했었지요..
그 필리피노 주인 아주머니... 갈때마다 같은걸 물어보십니다.
'어머? 성이 박씨네? 산다라박 알아요? 혹시 친척이에요?'
-_-..
아주머니.. 저 여기 최소 10번이상왔던 단골이에요...
그리고 매번 말씀드리지만... 같은 박씨라고해서 전부 친척은 아니랍니다 ㅠㅠ
힌튼을 지나 에드먼튼으로 가는길에 숨어있던 경찰차를 도촬했습니다. *-_-*
롱홀리데이라서 사람들이 정줄놓고 달릴까봐 그런지 길에 경찰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한속도 맞춰 달리던 전 아무 신경쓰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줄놓고 달려서 그런지 보이는 경찰차들 거의 전부다 과속차량 한대씩은 잡고있더군요.
지못미.. 과속차량들. 너님들 덕에 심심치는 않았음 ㅋ
그리고 경찰아저씨들~ 수입좀 짭잘 하시겠어요~
그리고 에드먼튼을 지날쯔음부터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팔 다리가 노곤노곤해져서 더이상의 사진은 없습니다.
캘거리에 도착해서 보니 10시더군요..
캘거리 -> 밴프,레이크루이스->제스퍼->힌튼->에드먼튼->캘거리
총 키로수 1100키로정도 되더군요.
아무리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저라지만... 오늘은 좀 정신줄을 놨던거 같습니다.
팔이랑 다리가 저리군요.
뜨뜻한 물에 몸좀 자근자근 녹이고서
맥주 한캔마신뒤
깊은 잠에 빠져야 겠습니다.
그럼캐스모 분들 남은 2일간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ps. 폰카메라라서 사진들 화질이 안좋습니다. ㅠㅠ
첫댓글 유기농 차 뽑은겨?? 뭘로 뽑은겨??
헉..이거 일박 이일 코스로도 힘들던데.. 대단하시군요.
와!~전 운전하는게 젤로 싫은데..안좋은기억이 많아서리...너무 예쁘네요..부럽삼!~
정말 부러워요 ^^ 저도 늘 록키 갈 꿈만 꾸고 있는데 패키지는 싫고 차를 렌트하고 싶은데. 장농면허라 ㄱ-;; 이것 참..... 계획만 계속 잡고 있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
와우~ 대단하세요 ㅎㄷㄷ
가끔 스트레스 쌓일때 가면 좋을것 같네요. 힘이 좋으신 듯 1100키로면 한국에선 상상도 못 할 거리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