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중도금 대출지원 협약 조건으로 분양률 70%를 내걸고 나선 이유는 금융당국의 전방위 적인 집단대출규제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집단대출이 가계부채증가의 ‘뇌관’으로 판단하고 2016년 하반기부터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와 한도 제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확대, 자금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강화 등의 정책을 시행키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도금과 잔금에 대한 LTV와 DTI 규제도 강화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첫 집단대출규제를 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15년 주택공급물량이 급증으로 자연스럽게 중도금대출, 이주비 대출 등 집단대출이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컸다”며 “정부입장에선 집단대출을 규제하는 게 가계대출 규제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등 생활형 대출규제는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 규제의 효과가 미미한 반면 집단대출의 경우 한번 옥죄이면 대출규제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2월 5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집단대출 감소액은 2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5691억원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은행권에서 사전 분양률 70%를 중도금 지원조건으로 입주 리스크도 관리를 대폭 강화하면서 개인소비자와 건설사 양쪽에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는 올 들어 미분양 사태의 주요요인으로 곱힌다. 분양사업장에서 장기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거나, 보험사,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에 나서게 되면, 분양 불확실성이 높아서 미분양 사태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당 분양사업장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중도금 대출을 구하지 못했다, ‘보험사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 지원을 한다’는 식의 소문이 돌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굳이 이 사업장에 청약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일괄적으로 개인 소비자들의 신용과 무관하게 분양률 70% 조건을 내걸면서 실 수요자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대출규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실수요자들도 해당 조건 탓에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 수요자들에겐 대출이 원활히 지속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