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이란 낯설지만 익숙하다는 느낌을 말하지만 아무 맥락도 없는 첫 상황에서 느껴질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난 익숙한 낯설음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낯설음’ 말로 설명하기엔 모호하지만, 그렇다고 소수 사람만 겪어본 것은 아닌 이 말은 사실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함, 낯설음. 이 두 가지 단어는 상반된 느낌으로 어떤 일을 자주 하거나 눈에 익혀놔서 거리낌이 없어진 것을 ‘익숙하다’, 반대로 처음 해보는 것이라 눈에 익지 않은 것은 ‘낯설다’고 말한다. 이렇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두 단어가 합쳐진 익숙한 낯설음이란 말은 막상 생각해보자니 확실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사실 익숙한 낯설음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바로 이 단어가 떠올랐다. 바로 ‘데자뷔’다. 데자뷔의 사전 의미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말하며 어떤 이유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많은 사람이 이 현상을 느껴봤을 것이다. 수많은 데자뷔의 가설 중 하나가 아주 예전에 겪었던 일은 기억에 사라졌지만, 무의식에 남아서 후에 비슷한 일을 겪으면 관련된 내용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즉 한번은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도 익숙한 낯설음에 속할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서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처음 봤을 때 그것에 대한 ‘첫인상’을 받을 것이다. 인상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마음속에 새겨지는 느낌으로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마주한 사람은 그 사람의 외모나, 표정, 언동, 행동 등에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사전지식 없이 사람, 사물을 처음 보는 일도 있겠지만, 사전에 그것에 관련된 정보를 주입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때 자신과 같은 동질감을 느꼈으면 대상을 보기 전에 친밀감이 생겨 후에 대상의 행동을 처음 마주 봤을 때, 친근감이 생기고 익숙함이 생길 것이다. 이건 나는 처음 보았지만 어디선가 익숙함이 느껴지는 익숙한 낯설음이 생기는 순간이다.
이처럼 내가 생각한 익숙한 낯설음은 사실 우리가 알거나 경험한 사실이 처음 보는 대상에 작용해 친근감을 느낀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익숙한 낯설음이란 처음 대하기에 낯설음이 느껴지는 대상이지만 사전에 들었거나, 경험한 지식이 있어 관련된 이미지가 형성된 상태. 그러나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상태 즉 착각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첫댓글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라고 해야 합니다. "익숙한 낯설음"이라고 문법에도 어긋나게 표현한 이유는 그것을 통해서도 낯선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자뷔는 기시감이라고 번역한답니다. 이미 본듯한 느낌이라는 말입니다. 처음 보고 겪는 일인데도 예전에 그런 일을 이미 겪었던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데자뷔의 가설 중 하나가 아주 예전에 겪었던 일은 기억에 사라졌지만"이라고 했는데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아주 예전에 겪었던 유사한 일들에 대한 기억이 그 대강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유사한 일을 겪게 되면 같은 일이 반복되는 듯한 착각을 일어나게 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과제의 주제는 인식의 오류가 아니고요. 철학함의 시작이라는 면에서 익숙하게 생각해서 그것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존재조차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들에 대한 주의환기라고 할 수 있답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낯설게 보자는 취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