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나란 카페에 가입한지도 벌써 일년이 다 되었다.
가입하고 삼수끝에 겨우 한차례의 산행후에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물리치료다 뭐다 하면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낸 후에 십개월여만에 다시금 찾아온 카페는 나도 알지 못하는 지각변동이 있었는지 큰 변화가 있었다.
지각변동이 있었으면 어떠랴 나는 산이 좋고 산과나의 사람들이 좋을 뿐이기 때문에 지각변동이 있었건 없었건 그저 산과나가 그대로 존재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비록 아는 아이디는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반가운 이름 세옥행님이랑 불한당대장등 몇몇은 여전히 카페를 지켜주고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산행공지가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불한당 대장의 "화왕산 갑시다"에 솔깃하여 앞뒤 가릴것없이 신청부터하고 우여곡절끝에 일요일 아침을 맞았다.
분명 하루전날 알람까지 다 맞춰놓고 들뜬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왠걸 알람은 여전히 잠을 자고 민둥산 대장님의 전화한통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고 말았다. 잠결에 무슨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다른사람들에게 피해갈까봐 집결지로 바로 간다해놓고 허둥지둥 옷만 줏어입고 아무것도 준비못한채 집결지로 달려갔다. 겨우겨우 십분전에 집결지에 도착하니 파란모자의 사나이 세옥행님의 환영을 받으며 편의점에 들러 필요한것 몇가지를 구입하고 야무지지만 사람좋은 웃음을 가진 민둥산대장님의 뽑은지 얼마 안되는 빤딱빤딱한 새차에 몸을 싣고 역시 뽑은지 얼마안된 세옥행님의 새차궁디를 따라서 창녕으로 향했다.
창녕으로 가는 도로변은 아직 가을걷이가 채 끝나지않은 황금들녁이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한시간 남짓 달려 화왕산 입구에 도착하여 그동안 참 만나고 싶었던 불한당 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본 불한당 대장의 이미지는 목소리크고, 덩치큰 산적이미지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내 예상을 조금 벗어난 불한당이었다.
일단 덩치는 컸다 그런데 키도 억수로 컸다, 산적 스탈 맞다 그런데 잘생겼다, 목소리 컸다 그런데 입담또한 걸죽했다 한마디로 참 매력있는 사람이었다. 덧붙여 함께했던 일행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앞서 언급한 파란모자와 고글이 무척 잘 어울리는 세옥행님과 민둥산 대장이하 키도크고 얼굴또한 잘생긴 비주얼이 참 부럽디 부러운 아이고님, 아는것이 참 많아서 박학다식하고 살가웠던 마로니에님, 닉네임만 보면 이쁜 숙녀쯤으로 생각하겠지만 천만에, 곱디고운 새색시마냥 조용하고 젊잖던(잘생기고) 시경계(창원)를 넘어온 맘마미아님, 닉넴과는 달리 이쁘고 귀엽지만 산에대한 내공이 엄청났던 꼴통님, 행여 산행에 피해가 될까 한번도 뒤처지지 않고 앞장서서 걷고 이것저것 맛있는거 많이 챙겨주시던 하늬바람님과 동급최강이었던 친구분(미안해 하지 마시고 자주 오셔요), 이렇게 열명은 간단히 인사를 나눈뒤 즐거운 산행을 시작했다.
비록 해발고도는 높지 않았지만 오르막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일행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른 정상에서 본 광경은 그야말로 억새의 바다였다.
마치 우리를 반기기라도 하듯 하얀손을 바람결에 이러저리 흔들어대고 있었다. 년초에 안타까운 사고를 억새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황홀한 억새의 바다에서 하얀 물보라처럼 바람에 이리저리 넘실거리고 있었다.
억새바다속에 많은 사람들또한 억새풀 속에서 어디선가 본듯한 포즈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면서 즐거워 했다. 우리 일행들도 질세라 평소 사진 잘 안찍는 나도 한몫 거들며 억새의 향연을 마음껏 누렸다.
그렇게 단체사진까지 증거로 남기며 시간을 보내고 동문위 성벽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 가져온 점심과 과일 그리고 민둥대장님이 쏘신 막걸리에 도토리묵까지 곁들여 정말 맛있는 만찬을 나누고 그리 만만하지 않은 하산길에 드라마세트장, 병풍바위, 관음보살 부처님까지 여러가지 볼거리가 아픈다리보단 눈이 더 즐거워 하면서 관룡사로 향했다.
관룡사에 도착하여 일행들이 잠시 쉬는 틈에 대웅전에서 부처님에 삼배까지 하고 나와서 불한당 대장이 추천한 순대전골요리를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과연 한명도 맛없다 소리가 없는거 보니 나만 맛있었던건 아니었던거 같다.
여러가지 신경많이 썼던 불한당 대장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바쁜와중에 산행일정 잡아서 끝까지 신경써서 마무리까지 훌륭하게 해준 불한당 대장과 산행에 사진에 운전까지 미안하게 얻기만 하고 도움을 못준 세옥행님이랑 민둥산 대장님, 부러운 비주얼에 부러운 카메라까지 들고 사진찍느라 애쓰신 아이고님께 감사드리며 함께한 일행 여러분 다음에 또 한번 뭉쳐 보아요~~~~~~~~~~
첫댓글 ㅎㅎㅎ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산적 스타일이라 다음에는 좀 럭셔리 하게 해보까예 그래도 표도 않납니다 ㅎㅎㅎ
왜~ 키가 작나 인물이없나.... 얼마든지 럭셔리 할 수 있음... 요즘은 외모도 전략인디...
산과나 맛이난다 후기 읽다보니 좀 하네
제가 쫌 합니더....
선글라스 끼시니까 실베스터 스탤론 같으시던데요. 제 세숫대야보다 훨씬 나으신듯ㅎㅎㅎ 저는 컨셉은 터프가인데 생긴게 기생오래비라ㅋㅋㅋ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
실베스터?? 인자는 그거이 욕인디... 할배가 되서리... 아따 차말로 키크지 잘생겼지 뭘더 바란다 말이지비?? 우쨌든 종종 보입시더...
좋은님들과함께 한 행복한산행이었네요. 그런데 글씨가 넘 작아 돕보기 끼야 겠네요.ㅎㅎ 눈아파~~~~~~
글자를 좀 크게 해봤는데예 그라니까 너무 용량이 많아서 스크롤 움직일정도라서예 글이 길면 안보잖아예 한바닥에 딱 나와야...
정말 글도 유쾌하게 잘 쓰시네요..새로운 발견..^^ 그제의 억새의바다에 다시 빠졌다가 나옵니다....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글만이 아니고 글도 이러면 글말고 다른거도 뭐 잘한다는 말?? 그렇지예 억새바다 빠질만 하지예...
와 ~!! 산하님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후기글 오랜만에 읽어보네요~ 마음을 비우고 남을 먼저 배려 한다면 더욱더 즐거운 산행 산과나 산행 모임이 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칭찬 고맙게 받아들이고요... 되도록이면 많은 산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더... 민둥대장님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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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최 머가 꼴통이라는지원... 이쁘기만 하더만.. 장비도 난 첨보는 건데 그게 유명 상표라캐서 쪼매 놀라긴 했지만 장비값은 충분히 하던걸요머...
대기만성 무슨 말인가 알지예